그냥 청량산 보다는 퇴계 이황을 비롯, 수많은 선비들이 유람하고 1천여편의 시조와 여행기를 남겼다고 해서 유명한 청량산.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을 방하도전트렉 13번째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선택한 코스는 청량산의 최고봉인 장인봉과 마주보고 있는 축융봉으로 올라 이어진 능선을 타고, 반환점격인 오마도터널을 거쳐(실제로는 터널 속이 아닌 위로) 장인봉 자소봉 연화봉 등으로 이어지는 반대쪽 능선을 타는 약 14km의 환종주입니다. 시작점은 대략 해발 200여m, 봉우리들은 대략 800m 높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트렉일자: 2021년 11월 27일(토)

트렉코스: 청량산공원입구 ~ 축융봉 ~ 두리봉 ~ 오마도터널(반환점) ~ 자소봉 ~ 장인봉 ~ 원점. 위 고도그래프에서 가운데 푹 파인 지점이 오마도터널. 

교통: 자차

날씨: 출발시 영하 2도의 다소 차가운 날씨에서 낮기온이 7~8도의 온화한 날씨로 변함 . 시계가 그리 투명하지는 않지만 종일 빛 좋고 구름 없는 맑은 날씨

 

나중에 이 분처럼 인문학 지식으로 무장하고 산행하거나 퇴계선생이 청량산을 읇은 시라도 읽어보고 오른다면 감흥이 좀 달라지겠지만 저한테는 처음인 청량산에 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은 아래 동영상이 말해 줍니다.

 

 

 

정말 역대급 낙엽밭을 헤치며 걷고 또 걸었던 트렉입니다. 무릎까지 묻히는 낙엽밭을 헤치느라 체력 소모가 컸던 트렉이구요. 환종주의 한쪽 능선의 시작인 축융봉부터 반환지점격인 오마도터널(오마도는 고려 공민왕이 다섯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순시를 다녔다는 도로에서 유래)까지 수시로 만나는 낙엽밭. 만약 낙엽 아래 지형이 거칠었다면 부상도 입었을 것이고, 군청에서 세웠음직한 1백미터 간격의 촘촘한 이정표가 없었더라면 길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겁니다. 

 

트렉의 시작점에서 첫번째 도달할 봉우리인 축융봉에서 오마도터널로 가는 길에는 소나무의 고장인 봉화답게 소나무 군락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걔중에는 껍질이 벗겨지고 칼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소나무가 드문드문 보입니다. 쓰러진 소나무에도 보이구요. 알고 보니 이런 뼈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거의 100년전 일이 다 돼 가는데도 아직도 이렇게 눈에 또렷이 보이는 상처들이 남아 있습니다.

 

 

아래 이정표의 소숫점 이하 두자리 보이시죠? 이유는 모르겠지만 산에서 본 이정표중 이런 촘촘함과 세심함은 유별납니다. 축융봉에서 오마도터널까지의 구간에선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최소 100m 간격, 오마도터널에서 자소봉까지는 50m 간격으로 이정표가 서 있고, 가끔은 불과 2,30m 사이에 마치 빵가루(ㅎㅎ)를 뿌려 놓듯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깊은 낙엽밭에 가려진 길을 잘 헤쳐 갈 수 있었습니다. 

 

 

청량산을 오르는 여러 코스중 오늘 제가 선택한 코스는 1코스라고 하는데, 공원(도립)입구에서 가파른 산길을 한 동안 오르면 이르게 되는 축융봉이란 곳이 이 코스 전체에서 가장 시원한 조망을 열어주는 곳입니다. 맞은 편 청량산의 익히 알려진 산봉우리들과 산중턱의 청량사를 조감하듯 볼 수 있고 주변의 너울대는 산군들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청량산 홍보용으로 군청에서 찍은 사진이 모두 이 지점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올라서 보면 금방 이해가 갑니다.

 

가운데열 사진속, 산봉우리를 연결한 성냥개비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하늘다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산속에 지어진 현수교중 가장 길고, 가장 높은 곳에 설치돼 있다고 하죠. 

 

 

이 코스의 능선에서 하산하기 직전 만나게 되는 장인봉은 실제 오르면 맞은 편 축융봉처럼 시원한 조망을 주지는 않습니다. 수풀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어서. 대신 낙타봉처럼 생긴 봉우리를 그대로 따라 설치한 길고 긴 급경사 계단길을 한 동안 내려오면 나무데크 전망대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에서 청량산의 최고봉인 장인봉의 압도적인 모습을 오롯이 볼 수 있습니다. 이 1코스를 이곳을 거쳐 하산하는 사람한테는 마지막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거꾸로 등산하는 사람한테는 청량산의 남은 여정에 한껏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장면입니다.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이 청량산을 유람했다고 하는데 그 시대 사람들은 이 험난한 지형을 어떻게 올랐을까 정말 궁금합니다. 그 때는 정비된 등산로도, 변변한 등산장비도 없었을 때인데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소나무는 언제 봐도 고고하고 늠름합니다. 몇 평 안되는 연적봉 위에 저렇게 홀로 서 있습니다. 사진 속 툭 솟아오른 봉우리는 자소봉입니다. 

 

 

오마도터널에서 이 자소봉까지 5km가 좀 안되는데 오늘 트렉에서 가장 힘들었던 구간입니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축융봉부터 이어지는 능선을 모두 타고 터널까지 내리막, 그리곤 저 자소봉까지 다시 낙엽을 뚫고 가야 하는 긴 오르막길이기 때문입니다. 자소봉까지 도달하면 더 이상 힘든 구간은 없습니다. 힘든 구간을 뒤로 하고 마주하는 연적봉의 소나무는 미술작품입니다.

 

왼쪽이 자소봉, 오른쪽이 오마도터널 바로 위 지점

 

자소봉으로 가는 길에 담아 본 축융봉~오마도터널 능선입니다. 청량산을 상징하는 맞은 편 능선에 비해 좀 밋밋해 보입니다. 바위가 별로 없는 육산이라 더 그래 보일 겁니다. 그래도 이 코스의 축융봉을 올라야 청량산의 멋진 봉우리들을 확 트인 조망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퇴계 선생이 스스로 청량산인이라 부르며 그리 좋아했다던 청량산. 퇴계의 청량산이 아니었다면 그 많은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 1천여편이 넘는 예찬 시조를 남겼을까요? 다분히 흠모하는 학자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여행들이었을 겁니다. 일종의 종교적 순례처럼. 저도 오늘 처음 청량산을 찾아 산줄기와 능선을 눈에 담았으니 다음에 다시 찾게 되면 퇴계의 말처럼 '그림 속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낙동강 줄기가 휘어 도는 청량산

청량산을 이 1코스로 둘러볼 계획이시라면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공원입구격인 청량지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주차는 운이 좋으면 입구 바깥 쪽의 넓지 않은 공간에 할 수 있고, 안되면 위 사진에 보이는, 다리 왼쪽에 위치한 주차장에 대야 합니다. 일단 차로 청량지문을 통과하면 한참 올라가야 주차공간이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입구 바깥쪽에 주차를 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1코스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방하도전트렉 프로그램은 한달에 4번 매주 토요일 진행합니다. 프로그램 이름에서 풍기듯 대부분 다소 힘든 코스가 과제로 주어지는데, 한달에 한번은 쉬어 가는 코스로 주어집니다. 오늘 코스는 11월 도전트렉 코스중에 그렇게 쉬어가는 코스입니다. 주로 지형도 편안하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둘레길 같은 코스가 두어개 주어지고 그 중 하나를 참여하는 사람이 선택하게 됩니다.

 

오늘 제가 선택하는 장소는 두곳. 모두 강원도 횡성에 있습니다. 한곳은 일전에 방하 행사로 가 본적이 있는 횡성호수 둘레길중 5구간, 다른 곳은 이곳에서 차로 30분 정도면 닿는 횡성숲체원입니다.

 

트렉일자: 2021년 11월 20일(토)

트렉코스: 코스라고 할 건 없고 위에 적힌 그대로입니다. 두 곳 모두 네비로 찾기도 쉽고, 도착해서도 탐방에 필요한 길안내 이정표가 잘 돼 있습니다.

날씨: 아래 핸드폰 공기질 예보에서 확인되듯 이날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온종일 뿌옇고 탁한 공기로 시야가 좋지 않았습니다. 바람도 잠잠해 미세먼지 하루종일 둥둥.

 

 

주말이면 강원도쪽은 일찍 나서도 차가 막히는 것을 보고 강원도의 힘을 느끼죠. 게다가 횡성은 차로 1시간 30분이면 닿는 곳이고 나름 브랜드가 있는 곳이라 주말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거기에 호수라는 물의 매력이 더해지면 횡성호수 둘레길은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을 일전에 들렀을 때가 오후였기 때문에 오늘은 일찍 나선 김에 숲체원에 앞서 혹시 아무도 없는 호숫길을 걸어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횡성호수를 먼저 가기로 합니다. 

 

가는 길 내내 도로가 안개로 가득 찬 데다, 차 계기판에 경고등도 뜨고 해서 좀 어수선한 마음으로 예정보다 좀 늦게 횡성호수에 도착합니다. 시계를 보니 아침 8시인데, 아직 안내하시는 분들도 출근을 안 한 것같고 사람도 거의 안 보입니다. 잘 하면 호숫길을 전세낼 수 있겠는데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출발합니다.

 

이른 아침의 호수는 참 고요합니다. 공기가 좋아도 아침의 호수는 물안개로 아득하게 보였을텐데 미세먼지로 탁한 공기 때문에(덕택에?) 더 그렇게 보입니다.

 

 

정말 사람은 저 혼자입니다. 

 

 

이 5구간은 A코와 B코스로 나뉘는데 아래 풍경은 B코스입니다. B코스가 이런 풍경과 함께 A코스보다 더 걷는 맛이 있어 보입니다. 두 구간을 합쳐 10km 가까이 걸어야 하지만 대부분 흙길에다 평지라 산책하는 기분입니다. 

 

 

호숫가의 낙엽송은 아직 잎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어딜 봐도 침엽수인데 겨울되기 전에 잎을 떨어내는 것이 활엽수와 같습니다.  

 

 

횡성호수는 2000년 11월에 준공된 댐이 담수를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입니다. 이 때문에 250여가구 900여명의 주민들이 고향을 을 떠나야 했구요. 오랫동안 살던 터전을 등지고 떠나야 했던 938명의 각기 서로 다른 안타까운 얘기들이 있을 겁니다.

 

 

아침 일찍 도착해 호수를 먼저 찾기를 잘했습니다. 이른 아침에 온 덕택에 인파를 피해 오롯이 혼자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횡성호수길은 가끔씩 휠체어를 타고 가시는 분들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평탄하고 편안한 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횡성호수를 뒤로 하고 숲체원으로 향합니다. 이름이 특이해서 좀 찾아보니 숲체원은 산림청 산하기관인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란 곳에서 운영하는 시설입니다. 전국에 15곳이 있고, 강원도에는 횡성과 춘천 강릉에 있습니다. 설립목적을 보면 산림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숲체험을 위한 숙박시설도 운영한다고 돼 있습니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해 봐야 어떤 곳인지 더 이해가 될 것 같은데, 지금은 코로나 상황으로 숙박만 운영하는 듯 보입니다.

 

청태산 자락에 작은 계곡을 끼고 만들어 놓은 곳이라고 하는데, 아래는 시설내 전망대에서 바라 본 횡성 숲체원의 전체 모습입니다. 전망대 가운데에 물박달나무가 치솟아 올라 하는 수 없이 전경이 분리된 좌우 사진을 붙였습니다. 산자락에 희끗희끗 보이는 것들이 숙박시설과 일부 교육시설이고 그 뒤로는 한 2km 정도 되는 산능선입니다. 근데, 처음에는 이 능선이 청태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니더군요.

 

 

숲체원이 생각보다 넓지 않고 표지판을 보니 청태산 정상이 많이 멀지는 않아 정상까지 갔다올 심산으로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쭉쭉 뻗은 낙엽송들로 가득찬 숲길입니다. 한 2km 걸었는데도 계속 낙엽송 군락입니다. 사실 위 전망대에서 보이는 사면 거의 전체가 낙엽송일 정도로 꽤 큰 낙엽송 숲입니다. 침엽수같지만 가을에 낙엽이 지는 나무라 길이 정말 푹신할 정도로 낙엽송 잎이 수북합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자작나무 군락도 보입니다. 자작나무는 가끔 낮은 곳에서도 보이지만 주로 높은 곳에서 많이 보입니다. 숲체원이 자리한 곳이 해발 800m 가량 되고 이 능선길은 고도가 1천미터 정도입니다. 

 

 

숲체원을 넓게 둘러싸고 있는 능선을 지나 지형상 이렇게 계속 걸으면 청태산 정상까지 가겠거니 하고 계속 걷는데, 숲체원의 청태산 등산로 입구 표지판으로부터 한 3km 지점부터는 갑자기 길이 사라집니다. 길인가 싶은 곳으로 좀 더 걸어봐도 길이 안보입니다. 핸드폰의 등산앱도 켜 보는데, 하필 청태산이 표시가 안 돼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숲체원으로 전화를 거니 길은 있기는 한데 길을 잃을 수 있느니 돌아오라고 하네요. 아닌게 아니라 아래 표지판 옆에 그런 경고문이 하나 보입니다.

 

 

좀 아쉬운 마음에 좀 더 찾아보니 길이 있기는 한데 많은 사람이 찾는 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편한 트렉을 하는 날이니 청태산 정상은 포기하고 다시 숲체원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청태산 정상으로 가겠다고 나서지 않았으면 이 능선 길을 걸어보지 못했을 터인데, 아마도 오늘 이곳에 머문 시간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숲체험을 하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는 나무에 대한 정보가 자주 눈에 뜨입니다. 덕분에 몇 가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됩니다. 

 

 

헤이즐넛. 커피에 은은한 향긋함을 더해주죠. 근데 이것이 개암나무 열매라는 걸 오늘 알게 됩니다. 사진을 보니 열매가 작은 밤톨처럼 생겼습니다. 앞으로 커피메뉴의 헤이즐넛을 보면 좀 다른 이미지가 떠 오를 것 같습니다.

 

아래는 황벽나무라고 하는데 수피를 보면 꼭 굴참나무입니다. 수피 안쪽이 황금색과 비슷하여 황벽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다라니경이 이 나무에서 채집한 색소로 착색이 돼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나무에는 참 대단한 구석이 많습니다.

 

 

다음은 고로쇠물로 더 많이 알려진 고로쇠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수피만 보고는 잘 식별이 안 갈때가 많은데 '개구리 발을 닮은 나무'라는 설명 덕에 앞으로 고로쇠나무에 잎이 달리면 금방 알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잎이 개구리 발처럼 생겼습니다. 사진속 설명문을 키워 보시면 고로쇠나무의 어원도 참 재미있습니다.

 

고로쇠나무와 고로쇠 나뭇잎

 

시간이 더 있었으면 이 숲체원의 끝에서 3km 정도 임도를 걸어 청태산 자연휴양림도 둘러 봤을텐데 다음으로 미루어야 겠습니다. 청태산 정상도 그곳에서 타는 게 수월하다고 하니 다음에 함 와봐야 겠습니다. 숲과 나무를 천천히 둘러보며 눈에 담았으니 다음에 청태산을 오르게 되면 모르고 그냥 올라가는 산이 아닐 겁니다.

 

눈이 쌓이면 가고 싶은 산이 있습니다. 덕유산이 그런 곳이지요.

 

설악산과 덕유산에 거의 같은 날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은 있었지만 산정상 주변 낮기온이 5도 안팎이고 이미 눈이 내린지도 며칠이 지난지라 눈산행은 기대도 안했는데. 올 첫 눈꽃 산행을 늦가을에, 그것도 눈이 오면 더 아름다워지는 덕유산에서 하고 왔습니다.

 

  • 트렉일자: 2021년 11월 13일(토)
  • 트렉코스: 경남 함양군 영각사 => 남덕유산 정상 => 삿갓봉 => 무룡산 => 동엽령 => 안성탐방지원센터. 전체 약 18km
  • 교통편: 자차. 영각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서상버스터미널(함양군 서상면)까지 남부터미날발 버스가 있긴 하나 하루 2번 있는 서울행 막차가 오후 3시 50분이라 시간이 촉박(버스 시간표는 여기에)
  • 날씨: 오전은 구름낀 날씨, 오후는 대체로 맑은 날씨. 기온은 오전 7시30분경 남덕유산 정상 주위의 체감온도 2~3도, 낮에 능선에선 7~8도

 

아래 구글 어스(Earth) 이미지에서 보이듯 급한 오르막길은 해발 약 700m에 위치한 영각사에서 1,500m가 조금 넘는 남덕유산 정상까지지만 시작점에서 약 10km 지점인 무룡산의 고도가 1,490m라, 전체 지형은 대략 남덕유산 정상을 지나고 길게 내리막이다가 다시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무룡산을 지나면 이 트렉의 힘든 구간은 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동엽령까지의 능선 길이는 대략 10km. 아래 고도그래프에서 그 지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성면으로 내려가지 않고 몇 키로 더 직진하면 완전한 덕유산 종주가 됩니다.

 

구글 어스(Earth)에서 본 오늘의 트렉코스

 

산행시간 대략 9시간 예상되는 코스라 전날 서상면버스터미널 근처 여관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6시에 트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채비하고 예정대로 6시에 트렉을 시작합니다. 

 

11월 중순의 일출 시간은 대략 7시, 영각사에서 남덕유산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30분에서 2시간. 혹 눈이 모두 녹았더라도 서리꽃을 볼 수 있는 적당한 시간대에 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출발합니다. 눈이 내린 산길과 나무에 내려 앉은 눈꽃도 좋지만 나무가지에 핀 서리꽃이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보통 막 동이 트는 시점부터 이른 아침까지죠. 서리꽃에 대한 기대와 함께 눈까지 볼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 하는 기대를 품고 어두운 새벽길을 오릅니다. 영각사 입구 바로 옆 트인 길부터 등산로는 시작되는데 공중화장실이 무려 600m 떨어져 있는 게 의아하실 겁니다. 영각사에도 주차장이 있고 이 지점 주변에도 차를 몇 대 세울 수 있는 공터가 있지만 600m 아래 지점에 대형 주차장이 있고 그곳에 화장실이 있다는 뜻입니다. 등산객은 영각사 주변에 차를 대지 말라는 뜻이기도 할 겁니다.

 

 

한번 산행을 하면 10km에서 20km를 걷는 사람들이 차는 가급적 등산로 시작점에 바짝 대려는 심리들이 있죠. 그만큼 걷는 거리를 줄이고 싶은 마음일까요, 아니면 다른 심리일까요?

 

어두운 산길을 오른지 한 1시간 됐을까요? 벌써 동이 터오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고 무엇보다도 오늘 트렉이 어떨 것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이 쯤 되면 완전 겨울 눈꽃 산행입니다. 덕유산같은 큰 산의 첫눈은 역시 도시에서 보는 찔끔 오는 눈이 아닙니다.

 

 

약 1시간 30분이 지나 남덕유산 정상 부위에 다다릅니다. 날씨는 고맙게 흐린 날씨 속에도 순간순간 아침햇살을 비쳐 주고 그때마다 눈꽃, 서리꽃이 화려하게 빛을 발합니다. 이날 정상 주변엔 바람이 좀 센 편이어서 이 바람 덕에 구름이 살짝살짝 걷히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오늘 전체 코스 중에서 요 지점에서 가장 오래 머물고 풍경에 취해 잠시 넋이 나가기도 했습니다. 사진도 제일 많이 찍었구요. 가끔 숨이 멎을 듯한 경치를 볼 때가 있는데 이 지점의 이 때가 그랬습니다. 동영상도 하나 넣었습니다. 영상 속 주변 사람들의 감탄사로 이 때 경치가 어땠는지 가늠할 수 있기를.

 

 

 

 

 

남덕유산 정상석입니다. 흡사 에베레스트 정상 주변으로 보이지 않나요? ㅎㅎ

 

아래 눈덮인 언덕을 넘어 가면 진정 설국으로 들어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실제로 남덕유산 정상을 지나서는 오전 내내 날씨가 흐려 원경은 볼 수가 없고, 주변이 온통 눈인 눈숲을 걸었습니다.

 

 

12시가 좀 넘어서야 하늘이 좀 열리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맑은 날씨 속에 구름이 멋지게 걸쳐 있는 풍경이 펼쳐입니다. 

 

 

저 아래는 아직 늦가을인데... 

 

이 지점이 아마도 무룡산을 지나 얼마 안된 곳일 겁니다. 지나온 곳이 순하게는 안생겼죠? 오늘 코스 중에서 제일 힘들었던 구간(남덕유산 정상 ~ 무룡산)을 뒤로 하면서 한 숨을 돌렸습니다.

 

 

그림을 그릴 줄 알면 이런 그림 한 번 그리고 싶습니다. 

 

무룡산을 넘어 하산 기점인 동엽령으로 가는 길에서 잡았습니다. 온화한 날씨에,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고요하게 서 있는 눈꽃 나무, 저 멀리 산 위에 떠 있는 구름까지, 이 높이에서 이 순간에 걷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풍경입니다.

 

 

대부분의 종주코스가 그렇듯 오늘도 기점과 종점은 행정 구역이 다릅니다. 경남 함양군에서 전북 무주군으로 넘어 왔습니다. 자차로 왔으니, 차를 찾으러 가야 합니다. 이때 이동수단은 거의 항상 택시입니다. 혹여 대중교통이 있어도 종주에 드는 긴 시간때문데 대중교통은 이미 끊어져 버리니까요. 택시비도 제 경험상 거리가 40분에서 1시간이면 대략 5만원 안팎입니다.

 

거리도 꽤 되고, 힘든 구간이 늘 있고, 교통비도 제법 드는 종주를 사람들이 하는 이유는 다른 코스들과 달리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봉우리, 능선, 높이가 주는 조망, 날씨의 변화 등 그 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걸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트렉도 덕유산 종주코스의 100%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종주만이 주는 그런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방하도전트렉 10번째 과제로 정방사에서 저승봉 학봉을 겨쳐 금수산으로 오른 후 다시 망덕봉을 거쳐 상천리로 내려와 마무리되는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약 14km의 코스이지만 지난주 탔던 광주 무등산의 35km가 넘는 이틀간 트렉보다 더 힘들었던 트렉인 것 같습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많고, 저승봉에서 학봉까지 구간의 1km가 넘는 암릉(여느 암릉과 달리 보이는 선과 실제 걸어야 하는 선이 비슷함), 늦가을에 쌓인 능선의 수북한 낙엽밭으로 발걸음이 쉽지 않은 점 탓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조망이 터지는 시점부터 주변 산군과 능선을 쭉 따라오는 청풍호(혹은 충주호)의 물길, 소나무와 바위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학봉 구간의 암릉 덕에 재미와 만족이 가득한 트렉이었습니다.

 

트렉일자: 2021년 11월 7일(토)

트렉코스: 충북 제천 정방사 ~ 조가리봉 ~ 저승봉 ~ 학봉 ~ 신선봉 ~ 단백봉 ~ 금수산 ~ 망덕봉 ~ 상천리 주차장. 약 14km로 8시간 소요(중간 1시간은 길을 헤맨 시간). 아래 구글 어스(Google Earth)와 네이버 지도의 지형 이미지를 덧붙입니다. 

교통편: 자차. 주차는 정방사 주차장에(들머리에서 정방사 입구 주차장까지는 2km의 좁은 시멘트 포장도로로 교행이 쉽지 않아 택시기사들도 꺼려한다고 해서 다음에는 정방사 들머리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야 할 듯)

날씨: 트렉 내내 기온이 10~18도를 오가는, 전반적으로 맑고 온화한 날씨. 미세먼지로 가시거리는 그다지 길지 않아 원경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와! 날씨 정말 맑다' 하면 가시거리가 20km 전후라고 합니다.

 

 

구글 어스 3차원 지도로 오늘 걸어야 할 길을 표시해 봤습니다. 시작점인 정방사가 대략 해발 500m, 단백봉이 900m라 단백봉까지는 쭉 오르막길입니다. 저승봉(미인봉이라고도 함)을 지나 학봉으로 가는 암릉구간이 시작되는 곳은 바위가 많아 지도에도 희끗희끗한 점들이 해당 구간 능선 사면에 많이 보입니다. 일단 학봉을 지나면 신선봉 단백봉까지 편안한 흙길이 이어지는데 단백봉을 지나면서 1,061m인 금수산 주변의 오르막길이 시작될 때 까지는 내리막길과 완만한 오르막길입니다. 낙엽이 쌓이지 않으면 이 길은 쭉 편한 길일텐데 수북한 낙엽 때문에 속도가 잘 나지 않습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자주 미끄러지기도 하구요.

 

금수산을 약 300m 남겨 놓으면 다 왔다 싶은데 이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이 지점까지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진데다가 '이거 정말 300m 맞나'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긴 가파른 계단 오르막길입니다. 끝으로 마지막 금수산에서 망덕봉까지는 다시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망덕봉부터 상천리까지는 등산화 앞쪽에 발가락이 쏠리는, 급한 내리막길입니다.

 

이 이미지는 네이버 지도에서 등산로 표시를 설정하면 보이는 지도입니다. 코스의 지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지점과 지점 사이의 진행 방향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번에 제대로 방향을 잡고 리본을 따라갔으면 굳이 그럴 일이 없었을텐데 저승봉으로 가는 길을 잘 못 타는 바람에 1시간 가량 헤맸습니다. 한편으로는 저의 부족한 점과 잘못된 관성을 곱씹는 좋은 시간이었지만 더 헤맸으면 시작점으로 되돌아 갔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반성하고 집에 돌아와 복기하면서 이 지도의 효용을 발견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조가리봉에서 저승봉까지의 구간은 능선이면서 조가리봉에서 학봉까지의 연결선(거의 수평 직선)에서 왼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저는 이걸 모르고 학봉까지의 직선만 생각하고 능선이 아닌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없는 길을 선택한 바람에 헤맸습니다. 이 코스는 산악마라톤 코스이기도 해 산악회 리본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달아 놓은 리본도 많고 거의 전구간이 다져진 길입니다. 그런데, 조가리봉에서 저승봉으로 한 10분쯤 진행하다 보면 널찍한 바위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는데 이 곳에서 리본이나 길이 제 눈에는 보이질 않아 문제가 시작된 거죠. 저 위 지도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었으면 길을 찾았을 것이고, 먼저 탔던 사람들이 이 코스는 이정표와 리본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라고 했으면 아무일 없었을 겁니다. 기본을 생각하고 배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을 단순히 금수산이라고 하지 않은 건 전 코스에서 금수산 이상으로 인상적인 곳, 곧 정방사와 학봉으로 가는 암릉구간 때문입니다. 운길산 수종사, 무등산 규봉암에 이어 조망과 전망 좋은 절을 한 곳 더 추가해야 겠습니다. 아래 사진 보시고 가 보시면 동의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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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사. 청풍호와 멀리 월악산을 바라보는 자리에

 

위 왼쪽 사진의 가운데쯤 뽈록 솟아있는 봉우리가 월악산 영봉, 오른쪽 사진의 봉우리중 가운데 제일 높은 봉우리가 오늘 가야 할 금수산입니다. 경내의 아랫쪽에 위치한 종루 바로 옆에 등산로 입구 표시가 있습니다.

 

 

정방사를 뒤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 시작입니다. 첫번째 거쳐야 할 봉우리는 조가리봉. 정방사 뒷길로 잠시 가파르게 오르면 이정표가 보여 찾기는 쉬운데 갔다가 이정표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소나무 숲과 바위들이 어우러진 작은 봉우리로 왕복 20분밖에 안돼 갔다올 만 합니다.

조가리봉에서 멀리 보이는 학봉(가운데)

 

조가리봉(아래 사진 왼쪽)은 온통 소나무로 덮여 있습니다. 

 

조가리봉(왼쪽) 이정표

 

소나무는 학봉으로 가는 암릉구간까지 자주 보이고 바위들과 어울려 산수화에서 보이는 모습들을 연출해 줍니다.

 

 

오른 코스 이정표중 제일 반가운 놈입니다. 무려 1시간을 헤매고 찾은 것이니 안 그러면 이상하지요. 원래는 저승봉(돼지 저, 오를 승)이었는데 어느 산악회에서 미인봉으로 개명하고 떡하니 표지석도 세워 놓아 그 뒤로 미인봉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됐다지요. 이제 이정표에도 저승봉 아닌 미인봉으로 표시돼 있는 걸 보면 우리말 특성상 담긴 뜻보다는 어감이 더 큰 영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승봉을 지나 경사는 있지만 그래도 걷기에 부담없는 흙길을 지나면 이제 멀리 학봉이 보이고 거기까지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1km 넘는 암릉구간이 확 다가오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볼 때는 몰랐는데 실제 타 보면 대부분의 암릉 구간과는 달리 보이는 선이 실제 걸으며 넘어야 하는 능선과 거의 비슷합니다. 당연히 긴장하고 집중하고 조심하면서 타고 가야 합니다. 공사하시는 분들한테도 일부 구간은 참 난공사였겠다 싶은 구간들도 더러 있구요. 하지만 이 구간을 통과하는 동안은 능선 앞뒤, 주변, 아래, 하늘 모두가 멋진 '뷰'를 선사합니다. 

 

이 암릉구간 어디에 있든 주변이 모두 '뷰'입니다.

 

 

손에 땀을 쥐고 올라 왔건만 학봉은 표지석도 없는, 이정표 막대기에 누가 매직으로 써 놓은 듯한 희미한 이름으로만 보입니다. 대신 지나온 길을 보라는 듯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구간엔 오늘같이 날씨 좋은 날에도 10명이 안되는 2팀만 같은 방향으로 동행을 했는데, 학봉을 지나고 신선봉으로 가는 길에 마주친 한 팀의 리더가 그러더군요. 그것도 많은 숫자라고.

 

 

학봉을 지나면 아래 사진처럼 평탄한 흙길이 신선봉까지 한 동안 이어지고 그 뒤로도 단백봉(혹은 900봉)을 거쳐 금수산 정상을 앞두는 곳까지 내리락 오르락 흙길이 이어집니다. 다만, 나무들이 겨울채비를 하는 때라 두터운 낙옆밭이 걸음을 무겁게 할 뿐입니다.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오늘 이쪽 능선에서 유일하게 만난 초록빛입니다.

 

이제 신선봉과 단백봉도 뒤로 하고 금수산 정상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드디어 금수산 정상까지 300m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근데, 이거 진짜 300m 맞을까요? 아무튼 이 이정표 바로 위 전망대에서 걸어 온 길(두번째 능선)과 망덕봉으로 걸어가야 할 길(맨 앞 능선)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정상까지 300m를 가는 중에도 날씨가 오락가락 합니다. 

 

정상에 10분가량 있는 동안에도 날씨의 변화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어두워지니 멀리 청풍호의 수면이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아 참, 같은 호수를 두고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르고 있다네요. 관련 기사 링크합니다. 

 

이제 망덕봉을 거쳐 서둘러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아래서 보이는 경치가 자꾸 멈추게 하네요. 더군다나 내려올수록 날씨는 더 평온해 집니다.

 

 

망덕봉에서 상천리로 하산하면 독수리 바위를 볼 수 있습니다. 음, 근데, 높이와 각도에 따라서 독수리 같기도 하고 다른 동물도 연상됩니다.

 

 

하산을 마치고 만난 의자. 맞은 편 의자와 마주하고 잠시 쉬고 싶습니다. 트렉 초입에 길을 잃어 헤맸던 시간과 다이내믹한 코스와 날씨 할 얘기가 많습니다.

 

상천리로 들어갑니다.

 

상천리는 마을에 산수유가 많아 산수유 마을로도 불린다네요. 나무마다 관리하는 주민들 캐리커쳐가 붙어 있습니다. 산수유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상천리. 아래 그림만큼 아담하고 예쁜 마을입니다.  곳곳에 보이는 주민들의 손길로 더 그렇게 보입니다.  

 

오늘은 운좋은 날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카카오로 택시를 불렀는데 금방 잡혔습니다. 마침 택시 한대가 근처에 있었습니다. 상천리에서 정방사까지는 10km가 안되는데, 택시를 불러도 제천시에서 와야 하고 기사분 말로는 온다는 보장도 없답니다. 상천리에서 정방사 들머리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한데 한 두 시간에 한 대 있을까 말까 한다고 하면서. 이 코스를 타시는 분들은 이 구간 교통편을 챙겨두셔야 하겠습니다. 하긴 여기 뿐만이 아니라 들머리와 날머리가 다른 코스를 탈 때 늘 하게 되는 단골 고민입니다.

 

트렉도 무사히 마치고 운좋게 택시도 잡혀 편안한 마음이 돼 집으로 가는 길에, 해가 지는 호수가에 잠시 차를 멈추고 한 컷 담았습니다. 상념에 젖게 하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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