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2.2.26.(토) 04:40~18:28

코스: 돌산공원~소미산~대미산~무슬목~본산~수죽산~갈미봉~봉황산~향일암

거리: 31.45km

 

 

 새벽을 걷다. 돌산종주에 앞서 무려 2시간 정도를 미리 걸은 셈이다. 그것도 거의 8km 정도를 단숨에 걸었다!

이 길의 의미를 처음에는 몰랐으나 나중에야 알았다. 결코 단순한 길이 아니었음을.

생각보다 긴 거리 때문인지 다리가 무거워지고서야 새삼 시작이 가볍지 않음을 절실하게 느꼈다.

 

 

드디어 소미산!

여기에서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대미산!

푸른 활엽수가 싱그럽다. 남녘은 벌써 봄인가보다!

 

 일반적인 코스를 걸었다.

도로와 숲을 지나니 237봉이 나왔다. 

 나무에 넝쿨이 감겨 있어 원시림 느낌이 있는 본산.

원시림에서 점심을 먹었다. 

 

 높다란 키의 대나무 숲이 인상적인 수죽산.

 

 이때부터 다리가 표나게 무거워진 갈미봉.

 

 힘들게 겨우 올라간 봉황산 정상.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오르니 뿌듯했다.

 마지막 봉우리 금오산 정상

'드디어 여기까지!'

다른 도반에게 폐를 끼칠까 염려되어 미안한 마음에 무거운 다리로 거의 쉬지 못하고 걸었다. 

많이 기다려 준 도반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바다를 보니 가슴이 확 트인다.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잠시 바위에 앉아 바다를 감상하다.

트렉이 힘들어도 바로 이런 맛이다. 

고난 뒤에 기쁨이 온다.

 향일암 쪽으로 내려와 주차장 길로 가다. 

 

 

  요즘 도전 트렉 중 가장 힘든 날이다.

'처음부터 과연 32km를 무리없이 할 수 있을까?'

이런 우려는 나중에 몸으로 나타났다.

전에 없이 무거워진 다리 때문에 속도가 많이 느렸고, 앞서가는 도반들을 따라가기에도 벅찼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처음 8km가 내게는 무리였나보다.

원코스인 소미산부터 트렉을 했더라면 훨씬 수월했으리라는 생각이다.

 

 힘들게 걸었기에 한계에 도전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32km는 부담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었다는 그 자체로 내 자신을 위로하고 싶다.

매번 다른 트렉을 만나며 여러 갈래의 나만의 속성과도 만나는 느낌이다.

트렉은 이렇게 나를 만나게 해주는 마음길이자 몸길이다.

몸은 힘들어도 다음에는 어떤 나를 만날까 설레임이 있는 도전트렉이다.

 

 이번에는 힘겨워하는 나를 만난 트렉이다.

혼자 가지 않고 무거운 발을 기다려준 도반님께 미안함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함께한 도반님들께도 감사드린다.

 

 '힘겨워도 내 모습, 고통을 이겨내는 것도 내 모습, 기쁨을 느끼는 것도 내 모습!'

트렉은 언제나 새롭고 나를 돌이켜 보게 한다.

 

 

일시: 2022.02.19() 08:37~15:42

트렉코스: 덕만주차장~순결바위~모산재~황매산~장군봉~덕만주차장

거리: 12.8km

 

아침 7. 트렉지로 출발하려고 내비에 황매산을 입력하니 목적지까지 64km로 나온다. 순간 '뭔가 잘못됐나 이렇게 가까울리 없는데!' 하고 다시 검색해본다. 제대로 입력한 것을 확인했는데 가는 방향이 마을 옆 마천쪽으로 안내한다. 다시 의아심을 가졌다. ' 이럴수가!' 너무 가까워 믿을 수 없어 내비를 무시하고 익숙한 고속도로로 가니 77km가 나온다. 그런데 30km쯤 달리니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접어들면서 원래 내비가 안내했던 산청을 지나 합천으로 가게 되어있다. ',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트렉지 대부분이 거의 편도 200km이상 일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왠지 보너스 받은 기분이다.

덕만주차장에서 내리막길로 200m 내려오면 우측으로 마을길을 통과해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모산재를 향해 오르다보면 주변을 정갈하게 해놓은 돌무더기가 있다. 태조 이성계의 등극을 위해 기도를 올렸던 곳으로 지금도 33일에는 마을 주민들이 나라와 마을의 평안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덕만주차장에도 조형물로 소개되어 있는 황매산의 순결바위.

이 구간은 암릉으로 기암바위들이 많이 보인다.

길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간간이 보이는 리본을 따라 간다.

강아지바위
도인바위
돗대바위

여러 개의 고개와 재와 재를 잇는 길 가운데 있는 위치 탓에 산이지만 재로 인식되어왔다는 합천팔경 중 8경인 모산재.

암릉구간인 모산재를 지나니

!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평원 같은 곳이 나온다.

철쭉평전과 억새평전이 끝없이 펼쳐진다.

지인이 좋다고 꼭 가보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저기 황매산이 우뚝 서있다.

철쭉이 활짝 피었을 때 다시 와보고 싶다.

황매산정상과 50m 아래에 있는 무학대사가 수도했던 무학굴.

황매산을 지나 상봉쪽에서 바라본 모산재능선과 철쭉평전

상봉 정상

할미산성과 장군봉

장군봉부터 소나무 숲길로 하산...도로로 내려와 1km정도 걸어가면 덕만 주차장이 나온다.

 

트렉 시작은 기암괴석의 암릉구간을 오르느라 다소의 긴장감을 갖게 했다면

잘 가꾸어진 철쭉과 억새평전에 이르러서는 꽃피는 계절이 아니어도 툭 트인 너른 평원 덕분에 편안함과 시원함을 맛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세번째는 황매산 정상과 오르내리는 봉우리들을 만나면서 트렉의 묘미가 녹아들어 가게 한다.

한 코스에서 오늘처럼 다양한 지형으로 되어 있는 산은 흔치 않을 것 같다.

덕분에 선물같은 하루가 됐다.

길지 않은 거리 덕분에 발도 가볍고 해가 따뜻할 때 마칠 수 있어서 기분도 좋다.

함께한 도반들께 감사드리고, 도전트렉이 그저 행복할 뿐이다.

더 좋은 것은 해 지기 전에 집에 돌아온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다!

", 이런 날도 있구나!"

 

일시: 2022.2.12(토) 8:28~17:30

코스: 수태골주차장~비로봉, 동봉~염불봉~신령재~능성재~갓바위~갓바위주차장

거리: 14km

 

수태골 3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등산로 입구

조선시대 산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금지 구역의 경계를 표시한 것이라는 입산 금지 푯말

앞서 가던 분이 암릉구간에서 맨발로 절벽에 오르다. 사람이 아닌게야!

얼어버린 수태골 폭포와 비로봉 가는 길

팔공산의 주봉인 비로봉 정상(1,193m)은 KBS MBC 방송국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위압감과 어수선함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아래 0.4km 지점 삼거리에서 대부분이 동봉으로 향하고 비로봉 쪽으로는 간간이 몇 사람만 올랐다.

비로봉 좌우로 서봉과 동봉이 있다.

 

비로봉에서 바라본 전방

비로봉에서 동봉으로 연결되는 길 너머로 동봉이 보인다.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

 

비로봉보다 1m 낮은 동봉(1,192m). 어수선함이 없어서 정갈하다.

동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동봉에서 신령재 가는 길. 암릉구간 시작!

오늘은 구간구간 혼자서 하염없이 앉아 계시는 분들이 눈에 띈다.

나도 저러고 싶다!

염불봉의 발가락 바위. 표지판이 없어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염불봉에서 바라본 비로봉과 동봉. 삐죽빼죽 험하다.

신령재 능성재를 지나 관봉으로....

도장 바위? 선본사와 관봉

갓바위. 예전에 뵈었던 순수한 갓바위 부처님이 아니어서 깜짝 놀랐다.

벌써 30여 년이 지났다.

그때는 한없이 거룩해 보였는데 주변이 너무 많이 번잡하다.

그리움이 무너지다!

 

갓바위 부처님 앞 기도처. 

갓바위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의 관암사.

팔공산에는 곳곳에 절들이 많다... 

미세먼지가 있지만 그리 심하지 않고 종일 따뜻하고 햇볕이 좋아서 트랙 하기 좋은 날.

팔공산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길을 헤맬 염려도 없고 동봉에서 갓바위 가는 능선의 전망도 좋고 암릉이 주는 적당한 긴장감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30년 전후의 기억으로 다시 찾은 팔공산은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편의 시설물들이 조금은 어색하게 다가온다.

특히 놀랍도록 번화한 갓바위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것 같아 마주하기 힘들었다.

그땐 다 거룩해 보였는데....

 

일시: 2022. 2. 5.(토) 

트렉코스: 몽산포 해수욕장~청포대해수욕장~드르니항(솔모랫길구간)~백사장포구~꽃지해수욕장(노을길)

거리: 약 25.8km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6시 20분 보령 도반님 언니 집을 나서니 밤사이 녹으면서 살얼음과 쌓인 눈으로 몽산포로 가는 길이 아득해진다.  시골길이라 제설작업이 안된 곳이 대부분이라 시속 20~40km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어찌어찌하여 몽산포 주차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약속시간에 늦지는 않았다.

 

 몽산포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모래사장과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솔모랫길 두 번째 구간.  가지런히 줄지어 서있는 소나무들과 모랫길로 기분 좋은 산책로다. 

구간구간 계속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순간순간이 힐링이다.

오르내림이 없는 평지를 걷다 보니 남아 있는 거리를 생각하며 쉬지 않고 발걸음을 빨리한다.

솔숲을 벗어나니 바닷길

쉬지 않고 걸었더니 어느새 꽤 많이 왔다. 

평지길이라도 쉬어가야 할 것 같다. 평소와 달리 고관절 부위가 뻐근하다.

잠시 차 한잔 마시며 바라보는 논두렁 너머 마을.

해안길 따라 들어선 관광지화 된 건물들이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신온리 염전 

신온리 제방길

태안 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11:28분 드르니항 도착. 물고기의 유연함을 닮은 화려한 다리. 

어촌 특유의 개방감이 느껴진다.

솔모랫길을 마치고 노을길(꽃지 해변)로 간다.

솔모랫길보다 노을길 소나무들이 좀 더 굵고 수령이 오래된 듯하다.

길 따라 따라오는 아름다운 해변

계속 이어지는 해안 솔숲 길  

꽃지 해변으로 가기 위해서 첫 번째로 잠시 언덕 하나를 넘어야 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솔숲길. 맨발로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솔숲에서 나와 도로를 지나 다시 솔숲. 일기예보대로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당당하고 멋있는 오늘의 주인공들....

 

두여 해변으로 가기 전 동산을 하나 더 넘어간다.

눈 오는 바닷가 이국적인 모습에 취해....

들여다볼 수 없는 언제나 미지인 바다...

볼수록 멋진 길 따라....

꽃지 해변을 향해 세 번째 동산으로 올라간다. 이제 3.7km 남았다

동산을 하나 넘어왔는데 여기서 하나 더 넘어가야 한다. 이제 2.8km 남았다고.....

그리고 또 한 번 더 1.2km 언덕길이 남았다.

꽃지 해변길에는 네 개의 작은 동산들이 있어 곤한 다리에 마지막 힘을 주게 한다. 

드디어 다 왔다.

진짜 쉬운 길은 없다.!!

산책하듯이 힐링하듯이 여유로울 것 같았던 해변 솔숲길 트렉....

모랫길과 평지는 산과 또 다른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4코스를 지나 5코스에 들어서면서부터 조금씩 고관절과 우측 새끼발가락이 아파 오고 마지막 1.2km 남은 구간에서는 뒤쳐질까 봐 염려되었다. 

모랫길에 발이 밀리면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그래도 평지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뻐근하다.

여유를 가지고 조금씩 쉬어야 했는데 초반에 10km 이상을 쉬지 않고 걸은 탓도 있을 것 같다.

태안 해변길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고 안내표시도 잘 되어 있으며 솔숲길도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다만 겨울철이라 화장실이 곳곳에 있지만 폐쇄되어 있어 조금 불편하다.

약 26km 해안길 따라 펼쳐지는 소나무 숲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어서 사계절 어느 때든 시간이 되면 다시 찾고 싶어 진다.

꽃지해수욕장에서 택시로 몽산포 주차장으로 돌아와 함께 한 고마운 도반님들과 17:10분경 헤어지고 집으로 향한 고속도로는 눈발이 심상치 않게 날린다. 

혹시라도 눈이 쌓일까 최대한 빠르게 한숨에 집까지 달려오니 20:45분, 그리고 밤새 다리가 무거워 앓는 소리를 냈나 보다. 남편이 아침을 다 차려준다.

공룡능선을 다녀왔을 때보다 후유증이 심하다.

역시 쉬운 길은 없고 도전은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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