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27일 토요일 남파랑길 21 코스가 포함된 거제 망산 둘레길에 다녀왔다. 와현 모래숲 해수욕장에서 출발하여 와현 고개~~ 초소~ 와현 봉수대 ~ 서이말등대서이말 등대~ 서이말삼거리 ~ 돌고래전망대 ~ 공곶이~ 해변쉼터 ~예구마을 ~ 와현 모래숲 해수욕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진행했다. 거리는 농어촌뉴딜사업으로 통제하는 구간이 있어 실제보다 약간 짧은 14.5km14.5km 정도 걸었다.

8월의 마지막 토요일 8시 좀 넘어 도착한 해수욕장은 공식적으로는 폐장을 했지만 파라솔 등 물품은 그대로였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모래사장은 조용했다.

와현 모래숲 해수욕장

국제신문에서 제공한 GPS파일을 켜고 따라가며 트렉을 진행했다. 와현고개엔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른족 초소 방향으로 조금 걸으면 약수터가 있다. 기원전부터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와현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온 곳에 위치해 있어서 자차를 이용한 이들이 이곳 도로변에 주차하고 서이말 등대(남파랑길(남파랑길 21)까지 걷는 이들이 계속 있었다.

 
기원전부터 이용했다는 약수터

초소에서 도로 오른편으로 접어들면 포장된 길이 서이말 등대까지 이어진다. 왼편으로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여러 군데 붙어 있다. 간혹 서행하는 차량이 교차하기도 하지만 숲터널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와현봉수대삼거리에서 등산로를 이용하여 봉수대에 올랐다. 사면의 바다가 보인다.

와현봉수대

서이말등대는 통제되어 있었다. 등대에 서면 대마도까지 볼 수 있어서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기도 한 듯했다.. 등대 입구에 국방연구소가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서이말등대

왔던 길을 다시 돌아와 서이말 등대 삼거리에서 왼편 일운면 해안 거님길로 접어들었다. 서이말등대까지 포장도로를 걷다 흙길로 접어드니 발이 편안했다. 숲터널 또한 울창하고 싱그러웠다.

1.3km 이상 걷다 왼편에 로프를 쳐 내려가는 길을 표시해 놓은 곳을 따라 내려갔다. 이정표는 없지만 리본이 붙어 있어 주의하면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돌로 쌓은 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원시적 자연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포장도로도, 임도도 아닌 이 돌길에 국제신문 리본이 오로지 두 개 남아 있다. 이 로프길을 놓치고 편안한 임도길로 직진했더라면 많이 후회했을 것 같은 원시적 멋이 살아 있다. 이렇게 돌고래전망대까지 감탄하며 걸었다. 전망대 아래 낚시 포인트에서는 자리돔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돌고래는 없는 돌고래전망대라고. 낚싯대를 들고 가는 마을 주민이 덧붙인다.

국제신문 리본이 이 구간에만 남아 있음.
 
돌고래전망대 아래 낚시 포인트: 자리돔이 많이 나온다함.

전망대에서 공곶이 가는 길은 더 멋졌다. 수선화가 피는 정원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계절이 여름인지라 이국적인 푸르름까지 넘쳤다. 공곶이에서 마주 보는 섬엔 노란색 집들이 풍경화 같았다.

공곶이 해변길을 걸어서 쉼터가 있는 곳까지 갔다. 쉼터 이후 숲길은 뉴딜사업으로 통제 중이었다. 예구마을길로 우회하기 위해 왔던 길을 되짚어 오르다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진행하니 국립공원 입구 출입 체크기가 설치된 곳에 도착했다.

 

포장된 예구마을길을 걸어 선착장에 도착하고 다시 지방도로를 따라 3~4km 정도 걸어 다시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아침과 다르게 더운 한낮 텐트를 치고 해수욕을 즐기는 가족들이 여럿 있었다. 해수욕을 즐기는 일은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일이 되어버린 그를 발견한 날이었다. 남은 걸음이 바다로 흘러들 수 있기를 기원하며 트렉을 마쳤다.

 
뷰포인트에서

2021.9.4. 상사화가 한창인 영광 불갑산에서 도전트렉을 시작하여, 사면 바다로 둘러 쌓인 원시림을 간직한 거제 망산 둘레길을 걸으며 1주년을 마무리했다.

 

 

2022820일 토요일 가리왕산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내려 원점 회귀하려는 계획을 갖고 도착했다. 폭우로 개울물이 불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물살이 그렇게 쌜 줄은 예상을 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3코스로 올라 2코스로 내려온 산행기를 올려놓고 있었지만, 원점회귀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래서 3코스 지점이나 2코스 들머리로 이동할지 고민하다가, 무모한 도전을 좀 했다.

심마니교

심마니교를 지나 등산로에 막 접어들어 첫 번째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바로 아래 세차게 흐르고 있는 큰 물줄기에 가깝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속도와 세기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줄이 메어져 있었고 몇 미터 앞에 길이 보였지만 돌아서 나왔다. 휴양림주차장에 막 도착했을 때 4명의 라이더가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았다.

라이더들이 갔던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다른 길을 찾아보았다. 하얀 메밀꽃이 핀 사유지를 지나 심마니교와 똑 닮은 다리 건너로 길이 있어 보였다. 작은 돌탑도 여럿 쌓아 놓았다. 살펴보니 산 위쪽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을 따라 길이 보였다. 물길은 아주 작아져 있었다. 길의 흔적을 따라 600m쯤 오르다 보니 물길이 3~4개로 갈라져 흐르고 길은 사라져 찾을 수 없었다. 짧은 거리지만 오르는 동안, 흐르는 땀과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조심, 길을 찾으려는 눈동자가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미련 없이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왔다. 가리왕산 정상을 오르는 것은 포기.

심마니교와 똑닮은 다리를 건너 길이 보임

 

임도를 따라 지향골(700m)삼거리까지 6Km, 그리고 벽파령(888m) 삼거리까지 3Km 읽기트렉을 하고 돌아섰다. 임도를 따라 걷는 중간중간 산으로 진입하는 등로가 있기는 했지만 안내표지가 없어 안전한 임도를 따라 내려왔다. 수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음을 위로 삼으며.

내려오는 길에 아침에 출발했던 라이더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좀 멀기는 하지만 임도를 따라 돌아가면 가리왕산 삼거리에 이어져 있기는 했는데, 저들은 어디까지 갔다 오는 걸까?

심마니교 위족 임도를 따라 가다보면 있는 나무다리와 벌통

곳곳에 바위가 드러난 산자락에 벌통을 놓았다.

주차장에 원점 회귀하여 팔단금으로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읽기트렉을 마쳤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2코스 들머리에 두 대의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3,4코스에서 오른 이들은 가리왕산 정상에 올랐겠다 싶었다.

 

 

 

2022813일 토요일 설악산 내외종주 코스로 트렉을 진행했다. 속초시 설악동 소공원에서 출발하여 비선대~금강굴~마등령삼거리~오세암~백담사에서 마무리했다.

지난 해 가을 도전트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생애 처음으로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트렉을 한 곳이기도 한 비선대~금강굴 구간을 밝은 시간에 걸어보고 싶었다. 오래 전 어떤 아이들과 함께 보며 눈물 훔쳤던 영화 오세암의 그 공간에도 가서 가만히 앉아 있고 싶었다.

 

경행을 하면서 어둠이 가시기를 기다리다 주위가 보이기 시작하는 5시경 소공원에서 출발했다. 주차장에는 이미 산행 준비를 마친 한무리가 출발하고 있었다. 저만치 앞서가는 그들 뒤에서 나의 속도를 유지하며 걷기 시작했는데, 비선대 다리를 지나 그들은 왼편으로 나는 오른편 금강굴을 향해 걸었다. 지난 해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정신없이 걷기만 했던 기억이 떠올라, 발을 내딛는 돌 하나하나, 무게중심을 이동할 때마다 꼭꼭 밟았다.

비선대

 

햇살이 산등성이를 넘어 비추기 시작할 무렵 금강굴 이정표 앞에 도착했다. 지난 해에는 어둠 속에서 스님들 수행 공간이니 조용히 지나가라는 안내문을 보고 지나쳤던 것 같은데, 날 밝은 오늘은 200m 거리 안내표지가 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아주 큰 돌덩어리산 가운데 즈음 굴이 있어 보이고 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금강굴에서 보이는 천불상과 천불동 계곡

방울방울 떨어지게 작은 나무가지를 꼽을 줄 안 그 마음은 ?

사실 지난 해에는 금강굴에 가보는 것이 공포스러워 피하고 싶었는데, 마침 수행중이므로 그냥 지나가라는 안내문이 내심 다행스럽기도 했었다. 오늘은 다르다. 약간 겁도 나지만 가보고 싶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긴 철계단을 오르고 다시 바위길을 돌아 오르기 전,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 간격이 약간 높기도 하고 떨리는 마음을 잡을 겸 네 발로 기었다. 걸을 만큼 안정된 계단에서 일어서면서 호흡과 수리를 다시 잡고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바로 금강굴이 모습을 보여준다.

스님은 출타 중이었지만, 바위 사이에서 흐르는 물은 한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촛불켜진 법당에 올라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물을 세 모금 받아 마시고 앉았다. 천불상과 계곡을 잠시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았다. 원효대사는 어떻게 그 시대에 이곳 자연굴을 발견하고 올랐을까? 어떤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무엇이 그리 절실했을까?

계단 하나에 수리 하나를 꼭꼭 밟으며 내려오니 조심할 수 있었고, 좀 떨리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마등령삼거리 가는 길에 보이는 바위와 길들이 반갑다. 그리 쉽지는 않지만 오를만했다. 발빠른 부부가 앞서가버려도 괜찮았다. 앞서 와서 쉬던 부부를 지나쳐 가기도 했다. 바위길과 계단을 여러번 넘어서자 어느 순간 사람소리가 들리더니 뜻밖에 마등령삼거리가 나타났다.

마등령 오르며 다시 바라보이는 긍강굴이 있는 바위산

요기를 하며 쉬는 이도 있고 신발끈을 다시 묶고 있는 이도 있다. 이곳에 도착하는 모든 이들이 왼쪽 공룡능선 방향으로 간다. 백담사 방향으로 걷다 올라오는 한 무리 사람들이 있어 반가웠다.

1.5km 정도 걸어 오세암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이들이 공양간 앞에 내놓은 떡을 먹으라며 권한다. 그래도 부처님께 절 먼저 올리고 이곳저곳 살폈다. 오래 전 영화의 배경이야기는 동자전에 담겨 있었고, 노산 이은상이 노스님과 만경대에 오른 이야기와 오세암에 봉안된 팔만대장경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다섯 살 천재로 오세암에 왔다는 김시습 이야기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특별히 선원이 있어 보살들이 여럿 점심 공양을 기다리며 젊은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스님은 공양하고 가라고 떡을 싸가도 된다고 하시며 이것저것 돌아보고 묻는 말에 친절하고 편하게 대답해주셨다. 마치 영화 속 동자승이 청년이 되었구나 싶은......

이은상이 노스님과 올랐다는 만경대는 눈으로만 보고 오세암 마당에서 한참을 쉬었다.

금빛으로 장식한 법종각 아래로 백담사 방향 안내표지가 있다.

백담사가는길

오세암을 나서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빗줄기가 숲을 뚫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시작되었지만 오세암을 향해 오르는 이들이 계속 이어졌다.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다는 백담사로 향하는 길 내내 한용운과 관련된 안내글이 여럿 있었다. 한용운이 깨달은 곳이라는 바위도 있었다. 무엇을 깨달았을까?

 

영시암

영시암에 도착하니 점심식사를 하는 이들이 많고 백담사에서 올라오는 이들도 끊이지 않았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계곡이 시작되었다. 돌 색이 훤히 비추이는 맑은 계곡은 내내 이어지고 물색이 옥빛으로 달라지는 구간도 있었다. 백담사에 이르는 3.5km 구간 내내 짐을 지고 오세암에 가는 나이 든 이들(할머니)이 많았다. 계곡물에 발 담그러 가는 가족들도 있고, 계곡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 구간에는 오르는 이들이 참 많았다.

백담계곡

작은 새 한 마리가 돌에 앉아 처다봄.

설악산국립공원백담사탐방지원센터

백담사에 도착하여 백담분소(6.0km)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 정류장에 늘어선 탑승객들 속에 자리잡으며 트렉을 마무리했다.

백담분소까지 6.0km  좁은 도로를 20여분 마을버스(30명 정원, 2500원)로 이동하면서,  백담사를 향해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세 번이나  교차할 만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 백담사 또는 오세암이라는 실감을 함.

마을버스타는 주차장

 

 

 

202286일 토요일 경남 산청 백운산(515m)에 다녀왔다. 백운리 번덕마을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백운산 정상과 지리산 둘레길 8구간 일부를 거쳐 백운동 계곡을 따라 하산하여 원점 회귀하는 코스였다. 이후 8km 정도 이동하여 남명 조식이 후학들과 공부한 덕천서원을 둘러보았다..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146-2 주차장 주소를 입력하고 도착하니 도로 오른편은 대형주차장이 있었다. 텅 빈 주차장에 내리니 어떤 안내표지도 없었다. 선행자가 남긴 Gps 지도를 따라 주차장 옆 민가를 따라 난 길로 접어들어 들길을 걸어 혜원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도로와 인접한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도로를 따라 걷다 도로 왼편에 삼성각이 나타나고 고개를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정상부에 미치기 전 왼편에 숲으로 들어서는 임도가 시작되었다.

삼성각                                                                                                 웅석지맥:윗터재

풀이 자라 있기는 했지만 넓은 임도길을 따라 걷다 백운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시작되었다. 그리 크지 않은 바위길도 있지만 짧은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 표지가 나타났다.

아직 푸른 명과(망개) 열매
백운산 정상

정상에 난 길이 하나뿐이라 계속 걷다 보니 아직 푸른색인 명과 열매도 보이고 산초 꽃이 피어 은은한 향을 맡을 수 있었다. 흙 색이 황토색으로 바뀐 구간을 지나 걷다 둘레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편으로 계단식 길 쪽이 백운동계곡과 만나는 방향이다.

 

계곡이 가까워졌는지 작은 계곡이 길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계곡 물소리가 우렁차 지더니 다리가 나타났다. 사람들 소리도 들린다. 맑은 물이 작은 폭포처럼 떨어지며 흐르고 있었다.

참나무군락지

다리를 건너 오른편으로 이어지는 길은 둘레길 구간이었다. 왼편으로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옥빛 물색에 감탄하는 사이 길을 오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오른쪽으로 몇 발걸음 올라가면 둘레길 안내표식이.

다리 건너 왼편 내림길로 가야 백운동 계곡

남명 조식의 흔적이 새겨진 바위 근처엔 피서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은 깊기도 하고 맑기도 했다. 들길을 걸어 주차장에 도착하여 나무 그늘에서 팔단금으로 트렉을 마무리했다.

 

조선시대를 살았던 남명 조식이 궁금해 덕천서원에 잠시 들렀다.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 과 그것을 실천하는 를 중요시했던 남명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후학들이 세웠다 기록되어 있다. 進德제와 修身제가 서로 마주하고 자리 잡고 있었다. 길 건너 천변에는 洗心정 정자가 있었다.

세심정 돌에 쓰인 짧은 글이 마음을 서늘하게 했다.

왼편에 수신제, 오른편에 진덕제가 마주함.

세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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