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척 미로면 활기휴양림.
관리사무소가 한옥으로 지어져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바람도 없고 무척 더운 날이다.
활기 휴양림에는 16개의 길이
있는데, 산 능선으로 먼저 간다.

휴양림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은
주변만 가볍게 거닐고
산 능선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입구에 보이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하늘바람길로 시작하다가
풍경소리길로 접어들어
사색의 길로 계속 올라간다.

금강송과 활엽수도 풍성하고
멀리 능선도 보이고 좋다.
그런데 땀이 줄줄 흐르고
어지럼증도 생겨 잠시 쉰다.
더 못 올라간다는 나약한
마음이  확 밀려온다.
'오늘은 포기해도 괜찮다.'는
속삭임도 올라온다.
겨우 마음을 추스려 걷는다.

서너 번에 걸쳐 흔들리는
마음을 이겨내며 능선에 도착.
댓재옛길로 계속 가면 두타산과
연결된다고 하여 내려온다.

치유의 숲 입구로 와서
물소리길을 시작한다.
12시가 지나 햇볕이 더 강해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른다.
그래도 물소리와 폭포가
있어 걷기에 한결 낫다.  

용소폭포로 가는 계곡과 숲은
참 잘 어우러져 편안한 풍경이다.
계곡을 숲이 지켜주듯이
물색도 나뭇잎이 만든 작품이란다.

용솟음치는 물결.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
멈추어 쉬고 싶은 나를 일깨운다.

산 능선으로 가는 오르막길과
계곡과 잘 어우러진 숲길,
서로 다른 모습으로 대비되지만
같은 숲속에 있다.
힘들다, 편안하다, 좋다...등으로
마음은 춤을 추지만 그냥 길이다.
오늘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나의 연약한 마음을 본 날이다.
무심하게 있는 나무와 꽃을 보니
내 마음도 다시 자리를 잡는다.

'도전Trek 박선숙님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뱀사골  (0) 2022.07.24
물한계곡과 민주지산  (0) 2022.07.10
태백산~함백산  (0) 2022.07.01
오대산 노인봉  (0) 2022.06.21
울진 통고산  (0) 2022.06.12

24km 두 개의 산을 넘는 일.
오늘의 도전트렉입니다.
당골 매표소에서 시작한 길은
완만하지만 은근 힘이 듭니다.

수리를 하며 걷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이 오가고,
먼 길에 조바심을 낸 탓인지
나무 덩굴에 걸려 넘어집니다.
오른팔에 팔걸이를 하고
얼음을 대고 문수봉까지 갑니다.

뼈에 이상이 없고
통증도 가라앉아 다행입니다.
문수봉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해 준
미영 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뒤로는 길따라 걷는 일에만
집중하니 태백산 정상입니다.
사람들도 제법 많습니다.
정말 와 볼만한 산입니다.

시원한 전망을 보며 잠시 쉬고
장군봉~산령각~사길령을 거쳐
어평휴게소로 내려옵니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함백산으로 향해 갑니다.
수리봉까지 1km 오르막길.
정말 힘들게 오릅니다.
좁은 길 양쪽에 풀은 우거지고
날은 무덥고...그나마 산딸기가
곳곳에서 반겨줍니다.

만항재를 거쳐 한백산으로 가는 길.
마음을 비우고 한 발씩 나아갑니다.
정상 앞두고 걷는 마지막 계단들.
다리가 겨우 옮겨집니다.

그래도 몇 개월 전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는데,
지금은 몸만 힘듭니다.
그것 또한 큰 변화입니다.
일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일 자체가 아니라,
내 생각과 감정이
그렇게 만들고 있음을 압니다.

뛰어가듯 걸으며 중함백을 거쳐
정암사로 내려옵니다.
정암사를 2km 앞두고,
800m 앞에 있는 적조암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암사 길보다
더 멀고 험한 길을 걷습니다.
인생도 그러하겠지요?
묵묵히 그냥 가면 좋을텐데...

거의 12시간 걸려 24km 산길 걷기.
제 인생에서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Trek 박선숙님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한계곡과 민주지산  (0) 2022.07.10
삼척 활기 치유의 숲  (0) 2022.07.04
오대산 노인봉  (0) 2022.06.21
울진 통고산  (0) 2022.06.12
백두대간트레일 6구간  (0) 2022.06.10

월정사- 상원사- 비로봉으로 알고 있던 오대산.
오늘은 노인봉 코스로 오대산을 만납니다.
소금강 제2주차장에서 출발하는데
시작부터 물소리가 시원합니다.

소금강 협곡이 넓고 깊어
걸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런 곳이 있었나?
내 마음도 물길처럼 시원합니다.

소금강 계곡은 1569년 4월에
율곡 선생이 방문한 뒤 세상에
그 아름다움을 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1569 율곡 유산길"로
이름이 지어진 구간도 있습니다.

여러 모양의 숲길과 협곡은
흥미를 더해주고,
시원한 물은 오르막 길의
힘겨움을 덜어줍니다.

소금강 협곡에 자리한 금강사.
자연과의 조화로 편안함을
마음껏 느끼게 합니다.

누워보고 싶은 금강사의 평상

노인봉까지 10.4km .
소금강 협곡을 계속 오르는 길.
구룡폭포를 지나 낙영폭포까지
시원한 물소리 듣고 경치구경을
하는 맛으로 이겨냅니다.

마지막 2km 넘는 구간은
끝없이 계단을 오릅니다.
노인봉을 200m 앞두고 다리를
옮길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힘을 내어 올라갑니다.
뙤약볕으로 나와 만난 노인봉.
너무 반갑습니다.

진고개를 향해 내려가는 길.
정말 꽃길입니다.
인생에서 우리가 겪는
고생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면
매를 먼저 맞는 것이 좋습니다.
힘든 고생이 있었기에
남은 꽃길은 참 고맙습니다.

'도전Trek 박선숙님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척 활기 치유의 숲  (0) 2022.07.04
태백산~함백산  (0) 2022.07.01
울진 통고산  (0) 2022.06.12
백두대간트레일 6구간  (0) 2022.06.10
소백산 (마구령~ 고치령 ~국망봉)  (0) 2022.06.03

국립 자연휴양림이 있는 통고산.
고도가 높고 날씨가 흐려
처음엔 추위를 느낀다.
수리를 하며 걷다보니
몸도 따뜻해지고 마음도 평화롭다.

초반에 임도로 시작, 등산로와 만나서 정상을 향해 간다. 흙산이라 좋다.

2시간 정도 걷다보니 안개가 끼고
숲은 환상적인 분위기로 바뀐다.

소나무가 많은 구간을 지날 때는
강한 솔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연초록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정상까지는  무난하게
오를 수 있으나 하산길이
험하고 경사가 급하다.

1000m가 넘는 산이지만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포항 내연산에서 느낀
친근함과 포근함이 있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오면
종착지 주변의 풍경도 한가롭다.

4시간으로 통고산 트렉이 끝나
천축산 불영사로 향한다.
천축산은 산림보호구역이라
입산할 수가 없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불영사까지 1.5km.
일주문까지 걸어가는 길이
정말 멋진 불영사.
도량이 자연스럽고 넓다.

구석구석 한바퀴 거닐고
명상의 길로 걸어나오면
저절로 심신이 정화된다.

한여름에 천축산 불영사 주변의
계곡과 숲에서 머물면 참 좋겠다.
오늘도 울진의 새로운 발견과
즐겁게 트렉할 수  있어 좋은 날.

'도전Trek 박선숙님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산~함백산  (0) 2022.07.01
오대산 노인봉  (0) 2022.06.21
백두대간트레일 6구간  (0) 2022.06.10
소백산 (마구령~ 고치령 ~국망봉)  (0) 2022.06.03
숲과 계곡이 좋은 내연산  (0) 2022.05.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