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전트렉 가을학기 처음이다.
모처럼 하는 섬트렉이라 기대가 된다.
외연도는 보령의 70개 섬 중에
제일 멀리 있는 섬이다.
아침 8시에 대천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시간 안 되어 도착한다.

망재산 ~봉화산~당산 순서로 걷는다.
마을은 조용하고 오가는 사람도 적다.
망재산으로 가는 길에 아담한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끼고 망재산으로 오른다.
거창한 숲은 아니지만 바다와
어우러지는 동산의 매력도 많다.

산죽나무가 만든 터널도 지나고
멀리 바다도 보면서 땀을 식힌다.
날은 무덥고 햇볕을 가릴 숲도
없는 편이라 쉽지만은 않다.
또 배시간때문에 빨리 걸어야 하고...

말이 필요없는 섬마을과 바다.
까나리 액젓을 만드는 일 외는
큰 사업도 없고 자연 그대로이다.
마을에 식당도 없을 정도이다.

구간마다 다른 나무들이 보이고
사람들이 굳이 다듬지 않은 산길을
걸을 수 있어 좋기도 하다.
어수선한 듯해도 야생의 생명력을
마음껏 보여주는 듯하다.

이제 봉화산을 향해 간다.
해안을 따라 푸른 바다를 보며
걸을 때는 뜨거운 햇볕도 괜찮다.
봉화산쪽으로 들어서면 우거진
풀더미를 헤치며 걷는다.
봉화산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오르는 길은 시련의 구간이다.
높은 산이 아닌데도 힘든 날이다.

험하고 힘들었던 구간은 그 상황을
해결하느라 사진에 없듯이 그냥
생각을 놓고 무심하게 넘어야한다.

배 시간이 다가오고 조금 지친 상태.
그래도 당산까지 다시 도전이다.
주변 둘레길과 당산에 오른다.
이쪽 길은 계단도 잘 되어 있고
양 옆으로 야생정원처럼 꾸민
노력이 많이 보인다.
조금 더 정돈하면 훌륭한 숲길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

바람이 잔잔한 새벽이면 중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외연도.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에도
중국 장화가 보이기도 한 외연도.

당산 주변을 본 느낌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이다.
거친 듯하지만 담담한 생명력을
느끼고 싶을 때 외연도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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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강원도 정선에 간다.
정선터미널에 도착하니
조용하고 청정한 산골마을이다.
사방에 풍성한 소나무 숲이 있고
읍내지만 한적한 분위기가 좋다.
버스를 타고 장구목이로 이동한다.
40분 버스여행만으로도
눈이 시원해지고 가슴이 열린다.

장구목이 입구에서 가리왕산 정상은
4.2km이고, 400m에서 1561m까지
계속 올라가는 길이다.

처음부터 계곡을 끼고 오르기에
시원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숲은 햇살이 적당히 들어오는
그늘이고 초록 나뭇잎이 돋보인다.
최근에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
트렉을 하다가 맑은 날을 만나니
모든 풍경이 새롭고 기쁨도 크다.

그래서 사람은 결핍도 필요하고
기다림도 필요한 모양이다.
무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데
가리왕산 숲은 생동하는 봄 같다.
덕분에 나는 지루할 수도 있는
오르막길을 가볍게 잘 올라간다.

나무가지 사이로 높고 푸른
하늘을 보니 가을이다.
좁은 길에 양치류 식물과
이끼가 많고 계곡도 있어
특별한 느낌이 드는 산이다.

정상을 1.6km 앞둔 이 지점에서는
더 가파른 구간이라 마지막으로
인내해야 한다.
1km는 오른 것 같은 시간인데
400m밖에 거리가 줄지 않고...
이제는 정상을 기다리는 마음을
놓고 그냥 걷는다.
그래야 고통을 잊고 끝을 만난다.

간간이 하늘이 보이는 것이 위로가 된다.
마지막 200m를 걷는 마음.
그 마음이면 무엇인들 못할까 싶다.

드디어 정상. 너무 벅차다.
사방이 다 트여 시원하다.

땀도 많이 흘리고 고도가 높아
정상에 오래 머물기에는 춥다.
바로 휴양림쪽으로 내려온다.

내리막길은 돌길도 많고
미끄러운 모래흙도 있다.
오를 때보다 더 조심스럽다.
긴장하고 발밑에 집중하니
목과 눈이 많이 피곤하다.

잠시 꽃들을 보며 위로받고
자작나무와 소나무도 보고
시원한 물을 만나 힘을 얻는다.

거친 돌길과 급한 경사였지만
약 8km 길을 빨리 내려온다.
드디어 휴양림으로 도착이다.

그러나 버스시간에 맞추느라
휴양림 매표소에서 정류장까지
한참 달리기를 한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급히 뛰어
겨우 승차했으니 가리왕산을
어찌 잊으리오.

★12km, 7시간 가리왕산 트렉으로
     도전트렉 여름 학기 졸업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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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심하게 내리는 충주를 떠나
강원도로 간다. 두타산 트렉.
비는 오지 않고 흐린 날씨이다.
삼척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40분 가면 댓재에 도착한다.

해발 810m에서 시작해서
1353m 두타산 정상을 향해 걷는다.
대체로 안개 가득한 숲을 걷고
잠시 시야가 밝아지는 때를 만난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올라가지만
바람도 없고 습해서 조금 힘들다.
6.1km 3시간 동안 오르는 길.

통골재에서 두타산에 오르는
마지막 2.1km는 가파른 편이라
오로지 내딛는 발걸음에 마음을
두고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다.
'이 길이 언제 끝날까?'라는
기대를 놓고 그냥 걸을 뿐이다.

세상사도 그렇지 싶다.
잡으려 하면 더 도망가고
바라고 가슴 졸이며 기다리면
더욱 더디게 오는 듯해 고통스럽다.
그냥 생각을 놓고 그냥 전진하면
어느덧 바램은 내 앞에 있다.

초반에 몸이 안 풀려서 힘들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고 정상에 와서
마음이 뿌듯하다.
마침 백두대간 종주하는 사람들이
정상에 많고 비도 제법 내린다.

두타산에서 청옥산으로 더 가서
무릉계곡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겨우 발 디딜 틈만 있는 길로
청옥산을 가려니 그 곳에서 온
사람이 빗길에 위험하다고 말린다.

결국 두타산에서 무릉계곡으로
내려오는데 돌길과 경사가 급한
길이라 집중해서 걸어야 한다.

빗방울은 굵어지고 안개가 심해
더 긴장하게 되는데 길마저 너무
자연적이라 마음에 날이 선다.
다행히 두타산성의 절경을 보며
다시 마음이 평온해지고 웃는다.

아주 잠간 안개를 거두어 주지만
너무 짧은 순간이라 아쉽다.
다시 한 번 도전하라는 뜻인가보다.

무릉계곡을 거쳐 삼화사로 내려오니
전국에서 온 대형버스가 많다.
두타산~무릉계곡~ 삼화사.
곳곳에 매력이 많은 것같은데
오늘은 신고식을 한 걸로 만족한다.
7시간에 걸친 13km 우중트렉으로
아쉽게 마무리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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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설악산.
장수대~대승령~남교리 구간이다.
설악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설악산만 갈 정도로 매력이 있단다.
나에게는 설악산은 아직 멀다.
한계령에서 귀때기청봉으로
한 번 오르고, 이번이 두 번째.

1210m 대승령까지 계속 오른다.
숲도 좋고 시원한 물소리도 있어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정감이 느껴지는 돌계단과 돌길.
나무계단을 여러 번 오르다 보면
나무사이로 경치가 보인다.
가쁜 숨을 고르며 잠시 쉬는 시간.
눈과 가슴이 시원해진다.

날이 흐려 선명한 경치를 보지 못해도
충분히 설악에 반하게 된다.
무엇보다 설악산을 넘사벽으로
저장해 둔 내 기억이 바뀌고 있다.

대승령에 올라가는 길에 선물이 있다.
해발 800m에서 88m 아래로
폭포가 거침없이 힘차게 떨어진다.

폭포에서 받은 기운으로 대승령까지
무난하게 올라간다.
그러나 아쉽게도 안개가 잔뜩 끼어
주변 풍광을 못 보고 내려온다.
한 번 더 오라는 모양이다.

안개와 이끼, 양치류 식물이
어우러져 원시림같기도 하다.
이상하게 다듬지 않은 길에
마음이 더 감응하고 편안하다.

남교리로 약 9km 내려가며
12선녀탕 계곡을 보게 된다.
복숭아탕을 포함하여 큰 폭포 3개가
세차게 떨어지고 다른 탕에서도
물이 계속 흘러 물소리 가득하다.

물은 너무 깨끗하고 차다.
복숭아탕은 세찬 물소리에
귀가 멍할 정도이다.

올해 본 내연산, 뱀사골, 소금강 계곡,
물한계곡, 덕풍계곡에 이어
12선녀탕계곡이 대미를 장식한다.
참으로 대단한 자연의 선물이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싶더니
곧이어 종점 1km 앞두고 햇살이 숲으로 들어온다. 너무 멋지다.

이번 트렉으로 설악산이 두렵지 않다.
설레임과 호기심이 생긴다.
언젠가 봉정암과 대청봉도 오를 수
있기를 희망하며 트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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