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쪽에 왔습니다.
고향 창원 가까이 오니 포근합니다.
단순히 착각일까요?
나이가 드니 고향 근처로 거처를
옮겨볼까 싶은 생각도 가끔 합니다.

태풍예고로 표충사에서 하루 묵고
아침 7시부터 서둘러 출발합니다.
사자봉~수미봉~흑룡폭포로 해서
표충사로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사자봉까지 계속 올라가는 길이라
마음 단단히 먹고 갑니다.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리지만
돌길도 많고 습한 날씨에 긴장하며
걷습니다. 오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계곡을 따라 한참 걷는다 싶을 때
시원한 낙수를 보며 땀을 식힙니다.

드디어 숲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풍경으로 바뀌니 반갑네요.
같은 모습으로 오래 견디는 것을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내 심심하지 말라고
이런 구간도 지나갑니다.

오늘은 속도를 좀 냅니다.
오후 3시까지 마쳐야 할 사정이
생겨 어느 때보다 걷는 데 바짝
마음을 집중하니 좋습니다.

너무 느슨하지도 않고
너무 팽팽하지도 않게
마음과 몸이 딱 붙어 걷는 느낌이
어떠한지 조금 알 것같은 날입니다.

하늘 구름 산그리메 억새가
멋지게 펼쳐지는 정상입니다.

다시 재약산을 향해 갑니다.
볕이 따갑고 바람도 없지만
탁 트인 시야가 기쁨을 줍니다.

바위들을 통과하며 걷는 길도 있고
은근히 거칠고 강한 산을 걷습니다.

평원같은 억새밭 주변에서 사람들은
행복하게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고생하고 올라온 보람이겠지요.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가는 길은
계단과 흙길로 잘 되어 있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계속 걷는데도
시간이 꽤 걸려 다시 힘을 냅니다.

산길을 한참 내려오면 임도를 만나
계곡으로 접어듭니다.
층층폭포~구룡폭포~흑룡폭포를
거치며 계속 걸어야 합니다.

그 중에 흑룡폭포는 물이 고인 소가
2층으로 되어 특별해 보입니다.
흑룡폭포를 지나 숲을 걷고 다리를
건너면 표충사에 도착합니다.

표충사에서 하루 묵고 사자봉 수미봉을
올라보는 것도 바쁜 삶에서 점을 찍을
수 있을 듯합니다.
산에서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집중해서 트렉을 한 날입니다.
저도 이 가을에 점 하나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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