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걷는 곳은 응봉산이다.
새벽5시에 집을 나섰지만
차를 양쪽에 두고 시작하느라
9시 넘어 시작한다.
먼저 998m 응봉산 정상까지 도전.
오르막 7km를 계곡길로 오른다.


바람없고 무덥고 습한 날씨라 땀이 줄줄 흐른다.
계곡의 볼거리가 많아 잠시나마 숨을 고른다.


몸이 조금 가볍다는 걸 느낀다.
처음 도전트렉에 힘겹게 적응할 때를
생각하면 8개월의 열매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온천주차장에서 올라갈 때는
정상에서 제3용소가 있는 계곡에서
겪는 반전에 비하면 꽃길인 셈이다.
42도의 뜨거운 온천수도 구경한다.

정상이 가까워질 때는
안개와 가랑비로 더 빨리 걷는다.
정상에 이른 기쁨도 잠시만 누리고
바로 덕풍마을로 내려온다.


안개속에도 앞선 일행은
유격훈련을 하듯 뛰어내려간다.
계곡길이 위험해 같이 움직여야 하니
나도 뒤쳐질 수 없어 뛰듯이 걷는다.


정상에서 덕풍마을까지 약 10km.
그 중에서도 제2용소까지 5km가
넘는 구간을 바위길과 물길로 걷는
엄청난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경사가 심한데 로프만 잡고 내려온다.
바위로 이어진 돌길을 한참 걷는다.
물길을 피해 걷다가 결국 허리까지
차는 물속을 헤쳐서 통과한다.


정상~제3용소~제2용소 구간은
너무 자연상태라서 오지탐험과 같다.
계곡트레킹 명소로 꼽힐만하다.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감동도 크다.
그러나 나는 쉽게 추천하기 어렵다.

2용소부터는 계단이 있어 안전하다.
눈에 보이는 길, 편하게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는 데 너무 익숙했나 보다.
거칠고 가파른 길, 바위길과 물길.
장애가 많고 힘들수록 몸과 마음도
신선한 충격을 받는 것같다.
또 충격만큼 새로워지는 것같다.


*덕풍계곡 트렉 다녀오고 이틀 뒤
제 3용소 부근에서 오래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떴다.
겪어보니 그럴만도 하겠다 싶고,
아찔한 마음에 잠시 멍했다.
안전하게 다녀온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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