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원도 정선에 간다.
정선터미널에 도착하니
조용하고 청정한 산골마을이다.
사방에 풍성한 소나무 숲이 있고
읍내지만 한적한 분위기가 좋다.
버스를 타고 장구목이로 이동한다.
40분 버스여행만으로도
눈이 시원해지고 가슴이 열린다.

장구목이 입구에서 가리왕산 정상은
4.2km이고, 400m에서 1561m까지
계속 올라가는 길이다.

처음부터 계곡을 끼고 오르기에
시원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숲은 햇살이 적당히 들어오는
그늘이고 초록 나뭇잎이 돋보인다.
최근에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
트렉을 하다가 맑은 날을 만나니
모든 풍경이 새롭고 기쁨도 크다.


그래서 사람은 결핍도 필요하고
기다림도 필요한 모양이다.
무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데
가리왕산 숲은 생동하는 봄 같다.
덕분에 나는 지루할 수도 있는
오르막길을 가볍게 잘 올라간다.

나무가지 사이로 높고 푸른
하늘을 보니 가을이다.
좁은 길에 양치류 식물과
이끼가 많고 계곡도 있어
특별한 느낌이 드는 산이다.


정상을 1.6km 앞둔 이 지점에서는
더 가파른 구간이라 마지막으로
인내해야 한다.
1km는 오른 것 같은 시간인데
400m밖에 거리가 줄지 않고...
이제는 정상을 기다리는 마음을
놓고 그냥 걷는다.
그래야 고통을 잊고 끝을 만난다.


간간이 하늘이 보이는 것이 위로가 된다.
마지막 200m를 걷는 마음.
그 마음이면 무엇인들 못할까 싶다.


드디어 정상. 너무 벅차다.
사방이 다 트여 시원하다.



땀도 많이 흘리고 고도가 높아
정상에 오래 머물기에는 춥다.
바로 휴양림쪽으로 내려온다.


내리막길은 돌길도 많고
미끄러운 모래흙도 있다.
오를 때보다 더 조심스럽다.
긴장하고 발밑에 집중하니
목과 눈이 많이 피곤하다.


잠시 꽃들을 보며 위로받고
자작나무와 소나무도 보고
시원한 물을 만나 힘을 얻는다.



거친 돌길과 급한 경사였지만
약 8km 길을 빨리 내려온다.
드디어 휴양림으로 도착이다.

그러나 버스시간에 맞추느라
휴양림 매표소에서 정류장까지
한참 달리기를 한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급히 뛰어
겨우 승차했으니 가리왕산을
어찌 잊으리오.
★12km, 7시간 가리왕산 트렉으로
도전트렉 여름 학기 졸업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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