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을 세 군데 오르는 날이다. 먼저 마음을 씻어낸다는 세심온천에서 트렉을 시작한다.
호텔에 묵는 손님들인지 9시30분인데 가볍게 등산하고 내려온다.
동네 뒷동산에 가듯 폭신한 흙길로 기분좋게 오를 수 있는 수암산이었다.

이어 용봉산으로 가는 길은 좁고 오르내림도 제법 있고 바위길이라 집중해야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여러 모양의 바위들이 전설을 품고
산에 오르는 이들을 마중하고 있었다.

용봉산 전체가 조각전시회를 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낮은 산이면서 시원한 전망과 아기자기한 바위들을 보며 봉우리를 넘는 맛이 있는 용봉산.
그래서인지 오가는 사람들도 많다.

용봉초등학교로 하산하여 수덕사로 이동한다. 수덕사 입구는 관광지구가 조성되어 구경할 것이 많았지만 바로
덕숭산으로 향한다.

수덕사 대웅전을 지나 오르게 되는 덕숭산은 소나무 숲이 풍성했다.

덕숭산은 계속 위로 올라가는 힘든 길이지만, 봄날같은 햇살과 맑은 숲이 있어 상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임인년 새해를 맞으며 찾은 덕숭산과 수덕사. 대웅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하산한다. 방하트렉 화이팅♥

오늘 트렉은 원산도 남쪽~서쪽 해안가를 따라 간다.
긴 해저터널을 지나 저두마을 도착.
입춘도 다가오고
봄맞이 소풍하듯이 마을을
지나 당산으로 오른다.

가볍게 당산에 오르고 바위를 타고 내려와 해변가로 해서 큰산으로 이동한다.

개불을 잡고 있는 갯벌

해변을 따라 솔숲이 펼쳐있어서 모래해변을 따라 걸으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숲속으로 들어가니 폭신한 흙길과 싱그러운 솔향은 몸과 마음을
완전 녹여준다.

갯벌을 걸으면 기분이 참 좋다.

여름에 보드라운 모래위에 누우면
참 좋을 것같다.
뒤돌아본 해안풍경은
더없이 평화롭다.

동산으로 소풍가는 여인 넷

바다와 숲으로 번갈아들며 걷는
원산도 트렉은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행복감도 높여준다.

원산도는 해수욕장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해변가 산은 왕래가 없는 듯했다.
특히 오봉산 범산으로 오르내릴 때는 마구 얽혀있는 나무가지들을 헤치며 길을 만들며 걸어야 했다.
얼굴을 때리는 나무가지와
가시에 찔리며 덤불을
통과하는 게 성가셨지만
원시림을 누비는 듯해서
도전의식을 갖게 한다.
그렇게 고생하고 난 뒤
만나는 바다풍경은
또 얼마나 시원한가?

고진감래!
원산도 마지막 도전인
범산 원시림에서 고생하고
드디어 큰길로 통하는
평탄한 길을 만난다.
그래서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라고 하고 "인욕하라."고
하나 보다.

원시림을 겪고 만난 꽃길

갯벌걷기와 원시림 도전,
솔숲의 싱그러움과
겨울바다의 평화로움을
만날 수 있었던 원산도 트렉.
동행하는 벗들이 있어
든든하고 더욱 행복했다.

오늘은 가평 연인산과 명지산을 걷는다. 설레면서도 긴장된다.

흙길에 잣나무숲이 있어 시작할 때부터 기분이 상쾌해지고 편안하다.
연인산 오르막길 걸으며
"나에게 지금 그리운 것은 무엇인가?" 물어본다.
완만한 흙길에서 부리는 호사라 생각하며 어머니를 떠올려본다.

숲길이 아쉽게도 빨리 끝나고
활엽수 구간이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봄에는 철쭉터널도 걸어보고
여름 가을에 풍성한 숲속에서
완만한 경사로 연인과 편안하게
오르면 좋겠다.

드디어 연인산 정상.
갈 길이 바쁘다.
명지산이 기다린다.

명지산으로 가는 길은
눈이 많이 쌓이고 얼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었다.

그리고 명지산 정상까지는
오르내리는 구간들이 제법 많았고 눈까지 내리면서 사방이 흐려지고 앞으로 나아갈 길만 보이는 때도 있었다.

드디어 명지산 정상.
눈보라를 맞으며 걷는 겨울산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날이었다.

찬바람이 불어 비가 되지 않고 싸락눈이 어깨위에 떨어진다.
오후 3시 40분이 넘어가는 시간.
익근리 주차장까지 6.4킬로.
급히 서둘러 내려와 사진도 없다.

다행히 미영님이 길잡이 하며 성화님과 서로 확인하며
눈쌓이고 낙엽 수북한 돌길도
잘 내려왔다.
무릎까지 푹 빠지는 눈길,
썰매타듯 내려운 경사길,
얼어붙은 급경사 계단길 모두 내려오니 벌써 어둑한 저녁 6시 20분.

홀로 가면서도 떨어져 확인하는
동행이 있는 트렉.
예상치 못한 상황과 한계를 이겨내며 몸과 마음의 근력을 키워가는 트렉.
외롭지만 잔잔한 기쁨과 성장을 주는 도전트렉. 참 고맙다.
오늘은 9시간 트렉으로 기록을 세운 날.

산을 많이 다녀본 사람들은 겨울의 눈산을 좋아한다는데 나는 아직 그 맛을 모르는가 보다.
눈이나 비가 오면 일단 부담스럽다.

오늘 오른 홍천 계방산은 1577미터.
운두령 고개에서 시작한다.
바람은 매섭고 장갑을 끼어도 손가락 끝이 시리다.
게다가 산악회 대형버스와 승용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초반에는 한 줄로 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밀려 올라갔는데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지나면서
그나마 틈이 생겼다.

계방산 정상 1km 전에 나타나는 전망대.
사람들이 많고 여기저기 컵라면 끓여먹는 모둠들이 많아 바로 정상을 향해서 간다.

정상에서도
인증샷 줄이 길고
컵라면으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방산을 이렇게 전국에서 오는 이유가 뭘까?" 라고 물어봤더니
소백산보다 오르내림이 편하고 전망이 좋고(날 좋으면 설악산도 보이니까) 눈산이라서 다들 좋아한다고...

혼잡한 정상석 주변을 피해
서둘러 자동차 야영장으로 내려오는데
갑자기 찬바람에 싸라기 눈이 희끗 보이고 상고대도 보인다.

다행히 좀 더 내려오니
바람도 잦아지고 그래도 걸을 만했다.
눈과 빙판길만 조심하면 된다.

찬바람 부는 응달을 걷다가
바람없고 햇살이 비치는 곳을 만나면 얼마나 고맙고 감미롭던지...
넘어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던 빙판길을 지나 드디어 종착지.
푸른 나무들과 폭신한 흙길이
너무 반갑다.

도착한 곳은
자동차야영장과 이승복 생가.

겨울의 매운 맛을 느끼게 해 준
계방산 트렉.
23회차 수료를 하게 되어
더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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