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날짜: 12월 4일(토)
O 장소: 강릉 아리바우길 3코스
O 코스: 명주군왕릉~쉼터(산불감시초소)~어명정~술잔바위~산성마루~108계단~전망대~산성마루~보현사(약 13~14km)

지난 9월 도전트렉 1년 과정이 공지되었을 때 신청했다.
그러다 취소했다.
아무래도 나의 체력으로는 힘들 것 같았다.

그러다가 이번 겨울엔 신청했다.
체력을 갖추고 나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영 시작도 못 할 것 같았다.
새롭고 낯선 곳을 두려움 없이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용기를 냈다.

드디어 첫 발 내딛은 도전트렉.
강릉 올림픽아리바우길 3, 7코스.

겨울 트렉은
안전을 위해 동행이 허용되었다.
네 사람이 같이 출발.
홀로 가다 중간에 잠시 만나고
또 홀로 가는 여정.

초반에는
솔 향기 맡으며
임도 길을 걸었다.

찬바람에 눈을 뜨기 힘든 구간도 있었다.
바람 한 점 없고 따뜻한 구간도 있었다.

우리네 삶도 그런 것 같다.
추울 때도 있고 따뜻할 때도 있다.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고
편안하고 행복할 때도 있다.
그냥 그렇게 지나가는 길일 뿐인데
우리는 너무 그 순간에 빠져 살았구나 싶다.

어명송부터 술잔바위,
그리고 산성마루 가는 오르막 길은
숨차고 힘들었다.

낙엽이 다 진 숲 속에서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금강송.
참 시원하다.
맑은 하늘,
멀리 보이는 파아란 바다.
마음까지 맑아진다.


'홀로 또 같이' 걷는
이 모습이 참 편안하고 좋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구속하거나 간섭하지 않고
홀로 길을 가도록 기다려주는 것.
그 여정을 함께 나누며
힘을 북돋아 주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멋과 맛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거나 낯선 길을 만나도
그냥 홀로 의지하며 가야 했다.

수리에 집중하며 내내 걸었지만
이런저런 내 모습도 떠오른다.

주로 내 밖으로 항상 시선이 가고 마음이 내달리거나 홀로 침잠하는 생활의 반복...
이 겨울이 끝날 때쯤이면
이 둘의 조화를 이룰 때가 오리라.

도전트렉이라는 무게감에
많이 긴장했는데,
숲길이 좋고 동행인들이 있어
무사하게 잘 마쳤다.

함께하신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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