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도전트렉은 사량도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전날 통영으로 들어가서 6시 50분 첫 배를 타고 사량도에 도착한다.

칠현산과 고봉산 둘레길을 걷고 싶었으나 동행자가 지리산을 빼 놓을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지리산을 먼저 올랐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오른다 싶더니 곧 울퉁불퉁 돌로 된 구간을 지나 급기야 칼날같이 뽀족한 암릉 능선구간, 아찔한 출렁다리와 직경사의 계단들을 거치며 가마봉 옥녀봉을 지나왔다.

작은 섬산이지만 아주 매운 맛을 보여주는 지리산. 바다의 평온함과 시원함으로 위로를 해 준다.

지금 보니 바위를 붙잡고 기어오르기도...
힘들어도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있어 서로 웃는다.
"칼날 위에 서다." "벼랑 끝에 서다."라는 말처럼 누구나 겪게 되는 엄중하고 힘들었던 인생이 연상되기도 하고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까칠하게 사는 모난 인생을 생각해 보게 한 구간.
바다를 멍하게 바라보며 다시 힘을 얻는다.

지리산 정상에서 가마봉 옥녀봉 구간은 특히 울퉁불통한 암릉과 급경사 철계단과 출렁다리로 이어져서 진땀흘리고 헐떡거리며 무사히 지나가는 데만 온통 마음을 쓰느라 사진도 없구나. '사량도 지리산은 정말 매운 산이구나.'라는 기억 머리속 깊이 남긴 채...

드디어 사량대교가 보이는 지점에서 마을로 하산하여 지리산 트렉을 마쳤다.
오후에 칠현산트렉은 시간에 쫓길까봐 부지런히 걷기만 했고, 초반에 폭신한 흙길도 잠시 곧 이어지는 돌구간 능선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며 인내심을 또 한 번 시험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배시간에 맞추어 빠른 길로 하산하는데 낙엽이 잔뜩 쌓인 급경사 돌길은 특공대 훈련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인생은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거구나.'를 떠올리며 기쁘게 섬트렉을 마쳤다.
나는 바다를 끼고 사방을 둘러보며 걷는 섬트렉이 더 좋는 것같다.
이번 사량도 섬트렉은 지난 주 소백산 트렉보다 더 힘들게 느낀 도전트렉급이었지만 몸과 마음은 훨씬 경쾌하고 가벼웠다. 이제 도전트렉에 적응이 되어가는 건가? 어쨌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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