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평 연인산과 명지산을 걷는다. 설레면서도 긴장된다.

흙길에 잣나무숲이 있어 시작할 때부터 기분이 상쾌해지고 편안하다.
연인산 오르막길 걸으며
"나에게 지금 그리운 것은 무엇인가?" 물어본다.
완만한 흙길에서 부리는 호사라 생각하며 어머니를 떠올려본다.

숲길이 아쉽게도 빨리 끝나고
활엽수 구간이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봄에는 철쭉터널도 걸어보고
여름 가을에 풍성한 숲속에서
완만한 경사로 연인과 편안하게
오르면 좋겠다.

드디어 연인산 정상.
갈 길이 바쁘다.
명지산이 기다린다.

명지산으로 가는 길은
눈이 많이 쌓이고 얼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었다.

그리고 명지산 정상까지는
오르내리는 구간들이 제법 많았고 눈까지 내리면서 사방이 흐려지고 앞으로 나아갈 길만 보이는 때도 있었다.

드디어 명지산 정상.
눈보라를 맞으며 걷는 겨울산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날이었다.

찬바람이 불어 비가 되지 않고 싸락눈이 어깨위에 떨어진다.
오후 3시 40분이 넘어가는 시간.
익근리 주차장까지 6.4킬로.
급히 서둘러 내려와 사진도 없다.

다행히 미영님이 길잡이 하며 성화님과 서로 확인하며
눈쌓이고 낙엽 수북한 돌길도
잘 내려왔다.
무릎까지 푹 빠지는 눈길,
썰매타듯 내려운 경사길,
얼어붙은 급경사 계단길 모두 내려오니 벌써 어둑한 저녁 6시 20분.

홀로 가면서도 떨어져 확인하는
동행이 있는 트렉.
예상치 못한 상황과 한계를 이겨내며 몸과 마음의 근력을 키워가는 트렉.
외롭지만 잔잔한 기쁨과 성장을 주는 도전트렉. 참 고맙다.
오늘은 9시간 트렉으로 기록을 세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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