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5일 토요일
진고개휴게소~동대산~두로봉~
두로령~상왕봉~비로봉~상원사주차장
이번은 나의 보속을 조금 높여보기 위한 트렉을 계획해서
오대산 종주를 택한다.
힘들지 않은 산행은 없겠지만
종주를 하고 싶다면
오대산 종주가 종주훈련코스로
아주 좋을 듯하다.
비만 오면 길이 질어서 진고개라 하는
진고개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도로를 건너서
동대산을 향해서 걷기 시작한다.
저 멀리 노인봉 들머리인
데크길이 보인다.
동대산을 오르는 입구부터
노란 숲 터널이 펼쳐져 있다.
돌계단 오름길이 조금은 힘겹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걸어본다.
계획했던 대로
1시간 만에 동대산에 도착한다.
넓은 헬기장과 조망 없는 정상석을 보는 순간, 3년 전 토요트렉에서
여기서 점심과 오티를 했던 기억이 났다.
여기서 어디로 내려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ㅎ
오늘의 나는 여기서 차돌백이를 지나 두로봉까지 2시간 30분을 예상하고 쉬지 않고 걸어보기로 한다.
쉽지 않은 구간이다.
오르내림 반복이 힘겹다.
빠르기도 느리기도 한 내 발걸음에 맞춰서 수리에 집중해 본다.
아무도 없는 산 길을 걸어가고 있는 내가 가벼워 보인다,
편안해 보인다, 기특해 보인다.
어떤 사람이 논두렁 밑에 앉아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중이네, 그곳이 절이야, 이것이 불교라네
서암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길이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산을 가느냐는 질문을 하면 나는 모른다.
그냥 좋아서 한다.
그냥 좋아서 하는 마음이
무거워질 때 나는 산행을 그만둘 것이다.
두로봉에 도착한다.
정상석은 없고 출입금지 표지판이 보인다.
출입금지 줄을 넘어서 가면
정상석이 있다.
출입금지 표지판 뒤쪽으로 커다란 까마귀 한 마리가 크게 소리 내며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다.
2018. 12. 31~2038.12.31까지
출입금지다.
진고개에서 여기 두로봉을 거쳐서 응복산을 넘어 구룡령으로 가는 백두대간길이다.
다시 되돌아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비로봉 방향으로 움직인다.
두로령에 도착하니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여기서 상원탐방센터(6.4km)로 탈출할 수 있다.
나는 두로령에서 상왕봉(1.9km)을 거쳐 비로봉(4.2km)으로 해서
상원사로 내려갈 예정이다.
상왕봉을 오르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상당히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한 사람도 보이지 않다가
여기서부터 상왕봉으로 가는 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돌계단을 힘겹게 올라서니 상왕봉 정상석이 아주 멋지게 모습을 보여 주었다.
확 트인 주변 풍광은 힘겨움을 씻은 듯이 사라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빠르게 눈으로 스캔하듯 주변을 담고는 다시 비로봉을 향해서 걷는다.
큰 헬기장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없었다.
큰 헬기장에 전세 낸 듯 혼자서
한참을 산그리메에 취한 뒤 비로봉으로 간다.
인증샷을 찍으려고
길게 늘어선 줄은 소란스러웠고
그 소란스러운 가운데
나는 열심히 산을 찾고 있다.
설악산은 어디에 있을까
그림 같은 길을 걸으면서 상원사 주차장에서 오늘도 무사히 트렉을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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