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동항 소저마을에서
나리분지로 막 출발할 때
한 어르신께서 길을 막는다.
길이 끊겨 위험하단다.

4월에 개통한 안평전에서
성인봉을 향해 올라간다.
들머리에서 꽃들이 반겨준다.

오르막길이지만 연초록
잎들이 바람에 찰랑거리고
계단으로 잘 정비된 길이다.

숨이 차 오르면 멀리
바다를 보며 잠시 쉰다.

전날에 비가 종일 와서
숲은 더 청량하게 느껴진다.
시원함과 서늘함을 오가는
숲속 기온은 걷기에 좋다.

신선한 해풍과 신록이 주는
기운을 받아 어느듯 성인봉에
도착한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성인봉에서 본 나리분지와 알봉

성인봉에서 나리분지를 향해
내려와 마을로 가는 숲길이
참 좋다. 신령수 약수도 좋다.

마을에서 산채나물밥은
꼭 먹어봐야 한다.
숲속에서 느끼는 자연의 맛.

솟대가 있는 초원같은 길을
지나 깃대봉으로 향해간다.

깃대봉으로 가는 출렁다리

깃대봉으로 올라가며 본
바다는 고요하다.
깃대봉에서 보이는 마을에
울릉천국 아트센터가 있다.

울릉천국 아트센터와 정원

일찌기 바다 건너 이 외딴 섬에
아트센터를 세운 가수 이장희님은
어떤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을까?
부럽기도 하나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인 것같다.

나는 오늘 종일 울릉도 숲에서
신록의 잔치를 즐긴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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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슬산 천왕봉으로 간다.

다행히 유가사 앞 솔숲이 넓고
돌탑도 많아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초입에서 돌에 새긴 스님들의 시.
울림이 있는 글귀.

한가로운 조각공원을 온 듯
잠시 여유를 가졌지만
등산로에 들어서고 나니
한눈을 팔 수가 없다.
사람들 속에서 계속 걷는다.

한창 피어나는 연초록 잎들과
꽃들을 보며 걸으니
소란한 행렬도 거슬리지 않는다.

참꽃 군락지가 시작되면서
뜨거운 햇살 아래 땀흘려
걸어도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이렇게 많은 참꽃을 보다니!
참 황홀하다.

크게 보고 크게 깨닫는다는 대견!
참꽃의 향연을 보며 모든 근심과
고단함을 잊으니 그걸로 대만족.

사찰순례지로 유명한 대견사.
대견사 주변 참꽃 또한 절정이라
대형 버스와 인파로 분주하다.

잠시 눈길만 주고 서둘러
조화봉으로 향해 간다.

조화봉에서 천왕봉으로 갈 때
또 한 번 참꽃 길을 마음껏 본다.
올해는 강진 참꽃 청산도 유채꽃
비슬산 참꽃으로 봄을 만끽한다.

사람들의 감탄과 즐거운 담소는
어느듯 긴 코로나의 우울을 잊은 듯하다. 자연의 은혜가 크다.

천왕봉에서 수도암을 거쳐
유가사로 하산하는 길은 급경사에 돌길이 많아 어렵다.
그래도 참꽃이 준 큰 기쁨으로
기분좋게 하산하게 되니,
오늘도 트렉할 수 있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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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청보리가 참 좋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도전트렉에 참가한 덕분에
처음 가 보는 청산도.
충주에서 기차, 버스, 배를
다 이용하며 청산도 도착.

아침 8시부터 청산도에서 걷는다.
청산중학교 근처에서 시작하여
대선산~ 고성산~ 보적산을 넘는다.

숲속은 연초록 잎이 너무 곱다.
연산홍도 피고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정겹다.

대선산에서 고성산까지는 0.5km.
편백나무 숲은 더 상쾌하다.

청산도 산 숲길은 걷다보면
그냥 모든 생각이 사라진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큰 장애없이 걸을 수 있다.

보적산으로 가는 길은
조금 지친다 싶었는데
멀리 보이는 유채꽃 밭이
기운을 돋구어 준다.

섬에 있는 산은 친근해서 좋다.
오르기 쉽고 마을도 가깝다.
바다를 볼 수 있고 바람도 좋다.

범바위를 향해 간다.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해안길.
오르내림이 있어도 꽃길인 셈이다.

청보리도 보고 유채꽃을 보며
서편제 영화를 찍은 마을로 간다.

유채꽃 축제를 하지 않지만
마을에는 관광객이 많다.
흘러나오는 진도아리랑에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서편제 연화 세트장

제주에서 못 본 유채꽃을
청산도에서 마음껏 즐긴다.

바쁘고 지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청산도에 들어가 하루
조용히 쉬어가는 것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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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교사임용고시를 치를 때
마산 사는 언니가 기도하러 간
관악산 연주암.
가깝지만 나도 간 적이 없어
오늘은 관악산에 오른다.

사당에서 왼쪽 코스로 오른다

지난 주 강진 공룡능선으로
단련된 덕분에 관악산 출발은
너무 가뿐하다.
큰 일을 겪으면 웬만한 일은
담담하게 넘길 수 있나 싶다.

바위를 뚫고 나오는 생명력

아침 8시 전에 출발하고
비가 갑자기 와서 산에 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바위길과 계단으로 계속
올라가지만 오가는 길이
넓고 갈래가 많아 수월하다.

관악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

이름에 '악'이 들어가는
산은 험하다고 하는 말이 맞다.
그나마 계단이 많이 놓여져
수월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바위.

막 올라오는 연초록 잎들이 예쁘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고 조망도 좋다.

처음에 가볍게 느꼈던 길도
점점 정상을 향해 갈수록
역시 만만치 않다.

드디어 연주대가 가까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내어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가니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연주대에도 정성스럽게 절을
하고 연등을 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등이 달린 연주대

연주암.
잠시 머물며 쉬고자 했으나
49재 천도재를 하고 있어
서둘러 빠져나온다.
삼성산을 향해 다시 가는데
팔봉능선을 타고 암벽타기를
또 마음껏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악산의 암벽이
익숙한지 즐기듯 잘 오르내린다.
나는 때로는 바위를 타고
경사가 높고 칼바위 구간은
우회하며 팔봉을 이어간다.
결코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도전트렉은 확실히 인내심과
지구력,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힘들지만 그 깔딱거리는
고비를 넘어가면서 자신의
한계를 허물어가는 듯하다.
'악'소리가 나오는 팔봉구간도
능선에서 즐기는 조망으로
힘을 얻으며 나아간다.

삼성산에서 본 관악산 팔봉능선

팔봉능선을 힘들게 넘고 온
삼성산도 초반은 체력소모로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나 솔숲이 좋아 기운을
충전하면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시내에 있는 아차산같이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산이다.

오늘도 9시간 넘게 바위산을
오르며 숲에서 놀았다.
계속 걸으면서도 마음은
가만 있지를 않는다.
지난 과거도 떠오르고
현재의 과제도 생각난다.
과거는 떠나보내고
바로 지금만 바라본다.
이렇게 자연속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놀 수 있어
너무 고맙다.
힘들다는 아우성은 이제
많이 잦아들었다.
너무 다행이다.

삼성산 정상과 장군봉을
지나 호명산 호압사로 하산.
긴 계단길을 한참 내려오니
호압사가 보이고 해가 진
뒤에도 사람들이 숲 쉼터에
많이 모여 있다.
복잡한 도시에서 그나마 숨을
틔워주는 귀한 휴식처같다.
번잡한 시내로 내려오니
벌써 한적한 시골이 그립다.
오늘 서울 숲나들이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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