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교사임용고시를 치를 때
마산 사는 언니가 기도하러 간
관악산 연주암.
가깝지만 나도 간 적이 없어
오늘은 관악산에 오른다.



지난 주 강진 공룡능선으로
단련된 덕분에 관악산 출발은
너무 가뿐하다.
큰 일을 겪으면 웬만한 일은
담담하게 넘길 수 있나 싶다.


아침 8시 전에 출발하고
비가 갑자기 와서 산에 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바위길과 계단으로 계속
올라가지만 오가는 길이
넓고 갈래가 많아 수월하다.


관악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

이름에 '악'이 들어가는
산은 험하다고 하는 말이 맞다.
그나마 계단이 많이 놓여져
수월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바위.


막 올라오는 연초록 잎들이 예쁘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고 조망도 좋다.



처음에 가볍게 느꼈던 길도
점점 정상을 향해 갈수록
역시 만만치 않다.


드디어 연주대가 가까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내어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가니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연주대에도 정성스럽게 절을
하고 연등을 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주암.
잠시 머물며 쉬고자 했으나
49재 천도재를 하고 있어
서둘러 빠져나온다.
삼성산을 향해 다시 가는데
팔봉능선을 타고 암벽타기를
또 마음껏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악산의 암벽이
익숙한지 즐기듯 잘 오르내린다.
나는 때로는 바위를 타고
경사가 높고 칼바위 구간은
우회하며 팔봉을 이어간다.
결코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도전트렉은 확실히 인내심과
지구력,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힘들지만 그 깔딱거리는
고비를 넘어가면서 자신의
한계를 허물어가는 듯하다.
'악'소리가 나오는 팔봉구간도
능선에서 즐기는 조망으로
힘을 얻으며 나아간다.




팔봉능선을 힘들게 넘고 온
삼성산도 초반은 체력소모로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나 솔숲이 좋아 기운을
충전하면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시내에 있는 아차산같이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산이다.


오늘도 9시간 넘게 바위산을
오르며 숲에서 놀았다.
계속 걸으면서도 마음은
가만 있지를 않는다.
지난 과거도 떠오르고
현재의 과제도 생각난다.
과거는 떠나보내고
바로 지금만 바라본다.
이렇게 자연속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놀 수 있어
너무 고맙다.
힘들다는 아우성은 이제
많이 잦아들었다.
너무 다행이다.


삼성산 정상과 장군봉을
지나 호명산 호압사로 하산.
긴 계단길을 한참 내려오니
호압사가 보이고 해가 진
뒤에도 사람들이 숲 쉼터에
많이 모여 있다.
복잡한 도시에서 그나마 숨을
틔워주는 귀한 휴식처같다.
번잡한 시내로 내려오니
벌써 한적한 시골이 그립다.
오늘 서울 숲나들이 역시 좋다.
'도전Trek 박선숙님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슬산 참꽃의 향연 (0) | 2022.04.25 |
---|---|
청산도 (0) | 2022.04.17 |
남도의 공룡능선 주작산~덕룡산 (0) | 2022.04.06 |
완주 장군봉(기차산) (0) | 2022.03.27 |
제주 서부 오름(검은들먹오름 ~한대오름 ~노로오름) (0) | 2022.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