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날로 노추산 트렉입니다.
중동마을에서 노추산 정상까지
5km 올라가야 합니다.

지난 주는 호남알프스 도전트렉.
노추산 길은 수월한 편입니다.
힘든 길을 먼저 겪어보면
많은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숲이 편안하고 좋습니다.
완만한 오르막을 웬만큼 지나고
제법 힘들게 올라갑니다.

올라갈수록 단풍이 제법 보입니다.
색이 너무 곱습니다.
우리도 저렇게 늙어가면 좋겠네요.

단풍으로 힘듦을 잠시 잊다가
너덜지대도 지납니다.
손자 둘, 아들 내외와 벌써
노추산 다녀오는 할아버지.
표정들이 참 편안합니다.

노나라 공자와 추나라 맹자를
생각하며 설총이 노추산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네요.
두 사람을 기리는 이성대를 지납니다.

정상 근처에서 단풍에 한껏 취하고
모정의 탑 쪽으로 내려옵니다.
노추산 모정 탑길에는 캠핑하거나
관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녹색길이 아주 대조적입니다.
모정탑길은 산책하기에 좋게
잘 꾸며져 있고 가 볼만합니다.

가정에 우환이 끊이지 않아
한 어머니가 삼천 개의 돌탑을
26년동안 쌓았다고 합니다.
대단한 모정입니다.

모정 탑길 숲은 참 좋습니다.
숲길 옆으로 조양강 송천이
함께 잘 어우러져 멋집니다.
모정탑길 숲은 노추산 갈 때
꼭 가볼만한 곳입니다.

오늘은 도전형 트렉을 하는 날.
무척 긴장됩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떨쳤지만
약간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구봉산까지 2.8km는 9개 봉을
거쳐 도달할 예정입니다.
새벽 6시 30분 출발합니다.
더 일찍 출발해서 연석산까지
완주하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정상 많이 늦어졌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아침 햇살이 숲으로
들어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1봉이 나올 때까지 계속 오릅니다.

저 멀리 봉우리와 다리를 보며
숨가쁘게 오르던 힘든 마음이
기쁨으로 위안을 받습니다.

봉우리를 다 헤아릴 새도 없이
오르내리며 정상으로 갑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 다리를
건널 때는 아찔합니다.

주변 풍광은 정말 대단합니다.
다리를 지나고도 구봉산 정상까지
여러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월악산 영봉에 오르는 만큼
인내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도 없어서 손까지 사용하며
기어서 올라갑니다. 수월합니다.
네 발로 기어보면 기분도 좋구요.

쉬지 않고 열심히 걸었는데도
정상까지 2시간 30분 걸립니다.

또 걷고 걸어 복두봉을 거쳐
곰직이산으로 갑니다.
오늘 네 개의 산을 거쳐 가니
부지런히 걸어야 합니다.

임도를 만나 다시 오르고 내리고
예상은 했지만 점점 힘이 듭니다.
그래도 마음을 몸에 잘 따라가며
집중하니 한결 몸이 가벼워집니다.

이제 동봉~운장산으로 갑니다.
사방을 둘러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계속 오르고 내리며 걷기만 합니다.
점점 마음도 더 유순해집니다.

운장산에서 서봉 칠성대로 갑니다.
정상이라고 방심하면 안 되고
돌길에 바위타고 계단오르고
다시 한 번 더 힘을 내야 합니다.

가까워 보이는데 걸어보면
쉽게 다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끝에는 시원한 풍경으로
보답을 받아 기쁩니다.

이제 마지막 연석산까지 2.2km.
주차장까지 6km 넘게 남았는데
먼저 하산한 동행자의 권고로
피암목재로 하산합니다.
연석산 길이 아주 험해서
하산이 지체된다고 합니다.

예정했던 길과 다르게 하산하느라
운장산과 서봉을 한 번 더 오가며
피암목재길로 방향을 잡습니다.
이 길도 미끄럽고 쉽지 않다 보니
무릎도 시큰하고 발이 아픕니다.

연석산을 못 간 것이 아쉽지만
10시간 넘는 트렉을 무사하게
마쳐 너무 다행입니다.
호남알프스 트렉!
극기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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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쪽에 왔습니다.
고향 창원 가까이 오니 포근합니다.
단순히 착각일까요?
나이가 드니 고향 근처로 거처를
옮겨볼까 싶은 생각도 가끔 합니다.

태풍예고로 표충사에서 하루 묵고
아침 7시부터 서둘러 출발합니다.
사자봉~수미봉~흑룡폭포로 해서
표충사로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사자봉까지 계속 올라가는 길이라
마음 단단히 먹고 갑니다.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리지만
돌길도 많고 습한 날씨에 긴장하며
걷습니다. 오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계곡을 따라 한참 걷는다 싶을 때
시원한 낙수를 보며 땀을 식힙니다.

드디어 숲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풍경으로 바뀌니 반갑네요.
같은 모습으로 오래 견디는 것을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내 심심하지 말라고
이런 구간도 지나갑니다.

오늘은 속도를 좀 냅니다.
오후 3시까지 마쳐야 할 사정이
생겨 어느 때보다 걷는 데 바짝
마음을 집중하니 좋습니다.

너무 느슨하지도 않고
너무 팽팽하지도 않게
마음과 몸이 딱 붙어 걷는 느낌이
어떠한지 조금 알 것같은 날입니다.

하늘 구름 산그리메 억새가
멋지게 펼쳐지는 정상입니다.

다시 재약산을 향해 갑니다.
볕이 따갑고 바람도 없지만
탁 트인 시야가 기쁨을 줍니다.

바위들을 통과하며 걷는 길도 있고
은근히 거칠고 강한 산을 걷습니다.

평원같은 억새밭 주변에서 사람들은
행복하게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고생하고 올라온 보람이겠지요.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가는 길은
계단과 흙길로 잘 되어 있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계속 걷는데도
시간이 꽤 걸려 다시 힘을 냅니다.

산길을 한참 내려오면 임도를 만나
계곡으로 접어듭니다.
층층폭포~구룡폭포~흑룡폭포를
거치며 계속 걸어야 합니다.

그 중에 흑룡폭포는 물이 고인 소가
2층으로 되어 특별해 보입니다.
흑룡폭포를 지나 숲을 걷고 다리를
건너면 표충사에 도착합니다.

표충사에서 하루 묵고 사자봉 수미봉을
올라보는 것도 바쁜 삶에서 점을 찍을
수 있을 듯합니다.
산에서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집중해서 트렉을 한 날입니다.
저도 이 가을에 점 하나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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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맞아 트렉을 한다.
설악산 오색 흘림골 탐방로가
9월6일부터 7년만에 개방되어
첫날 가볍게 오르기로 한다.

그러나 처음 1km 올라갈 때는
결코 가볍지 않지만 주변 경치가
너무 좋아 아주 만족할 수 있다.
내년 2월 28까지 개방이라 하니
단풍명소로서 꼭 가볼만하다.

둘째날은 진부령~ 마산봉~병풍바위봉
~대간령(새이령)~박달나무 쉼터로
이어지는 15km 길이다.

아스팔트 길로 2km 걷고 나서야
알프스리조트를 거쳐 숲으로 간다.

주변도 조용하고 사람도 없다.
약간 흐린 날로 차분하게 걷는다.

마산봉까지는 계속 올라가니
한눈 팔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
봉우리로 오르는 막바지 순간.
힘들지만 힘듦을 이겨내려는
이 순간이 가장 살아있는 듯하다.

말 등처럼 생겼다고 마산봉이란다.
병풍바위봉으로 바로 나아간다.
아쉽게도 주변 경치는 보지 못해도
능선으로 올라서니 기분은 좋다.

능선길로 가지 않고 안전하게
리본이 매달린 길로 걷는다.
조용한 숲에 도토리가 떨어지고
잡목이 우거져 길이 더 좁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러워서 조심스럽다.

뒤돌아보니 너덜구간도 보인다.
차차 구름이 걷혀 주변 풍경도
볼 수 있어 좋다.
대간령까지 숲속을 계속 걷는다.
자연 그대로의 숲을 보며 걷는다.
박달나무 쉼터로 갈 때는
계곡물도 여러 번 건너게 된다.

마산봉~대간령 길은 일반인에게
다소 지루하고 길도 불편하다.
그러나 자연상태 그대로 산을
오랜 시간 걷겠다면 나름 괜찮다.

다음 날은 설악산 비선대 금강굴이다.
설악산 소공원 입구에서 비선대까지
3km 숲길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남녀노소 같이 즐겨 걷는 길이다.

비선대에서 금강굴까지는 600m.
대청봉으로 가는 가파른 오르막길.
그러나 꼭 가 볼만 곳이다.
절벽 굴에 세워진 법당.
금강굴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
최고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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