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5.14.(토) 06:11~17:29

트렉코스: 마구령~고치령~연하동삼거리~늦은맥이재~국망봉~초암탐방지원센터

거리: 약 25km

 

마구령의 정보를 지역 주민에게 물어도 찾기 어려워 막연하게 시작한 트렉이었다

국립공원 직원에게 물으니

"그곳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코스인데요..."

라는 말이 돌아왔다.

 

마침 어제 밥을 먹었던 국밥집 여주인의 도움으로 겨우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그다지 찾기 어려운 곳은 아니었다.

전날 비가 와서인지 산은 습기를 잔뜩 머금었고 시야도 흐려 가라앉은 마음을 추스리고 시작한다.

우려와 달리 이정표나 길이 분명해서 조금씩 마음이 누그러지고 편안해진다.

부드러운 흙길의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마구령의 8km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수리가 없었다면 조금 지루할 정도로 평이한 길이다.

평안한 가운데 짙푸른 신록을 맘껏 감상하는 여유가 있다.

타이어로 가림막한 동물보호길이 색다르다.

 마구령에서 고치령으로 넘어오니 산령각이 보인다.

태백산과 소백산의 산신이 만나 넘치는 기운으로 많은 이들이 기도하는 곳이라서 나도 하루의 안녕을 빌었다.

또, 단종과 금성대군의 위패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치령에 와서야 사람들을 만난다.

왠지 안도감이 느껴지고 마음도 밝아진다.

 나무도 푸르르다. 

숲도 푸르르다.

나도 푸르르다.

고지가 높아질수록 푸르름이 옅어지는 대신 갖가지 야생화와 산나물이 가득하다.

산나물에 자꾸 마음이 간다.

이제서야 앞이 보이는 광활한 철쭉 군락지! 

숲길을 걸으니 보이지 않던 환한 햇살과 하늘이 보인다.

"그래, 이 맛이야! 아, 시원해!"

가슴이 뻥 뚫리고 맘껏 웃는다.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이는 활짝 핀 철쭉제를 상상한다.

드디어 국망봉!

마구령에서 거의 20km정도 되고, 조금만 더 가면 비로봉이 나오지만 하산 시간이 길어 아쉬움을 달랜다.

탁 트인 능선을 보니 시원함과 안도감이 느껴지고 시작할 때의 걱정과 무거움이 말끔히 사라진다.

 국망봉에서 초암사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돼지바위!

나도 손으로 바위를 어루만지며 소원을 빌었다.

내용은 비밀! ㅋㅋ

 조금 내려오니 봉두암 쉼터와 낙동강 발원지를 만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느낌이다. 

탐방로 입구와 초암사!

초암사에서 부터 시작되는 죽계구곡을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낙동강 발원지에서 이어지는 죽계구곡은 갈수록 커지고 숲도 울창하다.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새롭게 알게 되는 즐거움에 피로가 씻기는듯 하다.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던 소백산이었다.

그런데 직접 확인하면서 트렉하다 보니 비로소 소백산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가지 못해 아쉽지만 소백산과 무척 가까워진 느낌이다.

특이한 것은 '바람'이다.

미리 주의를 듣기는 했지만 쉬는 곳마다 바람이 달려들었고, 바람이 있는 곳은 나뭇잎이 듬성듬성한 대신 낮은 키의 야생화와 산나물이 넘쳐났다.

이 느낌도 풍요롭다.

매우 아름다운 야생화 천국이다.

도반님도 아름다운 야생화다.

 

산길샘을 0.5km정도 지나고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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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2.05.07.(토) 09:47~16:17

트렉코스: 연화산도립공원 주차장~연화1봉~느재고개~월곡재~시루봉~월곡재~적멸보궁~연화산~남산, 갓바위~황새고개~청련암, 옥천사~장군봉~주차장

트렉거리: 12km

 

집에서 자차로 한시간 반 거리에 있는 연화산은 난이도 하(둘레길형)로 부드러운 흙산이라 편안한 트렉이었다.

싱그러운 초록이 나를 반겨주니 시작부터 발걸음이 가볍다. 

수경신과 겹쳐 무리없이 하고자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 내 몸에 맞는 맞춤형 장소로 무난하게 느껴진다.

 싱그러운 초록 숲길을 걷다가 만난 연화 1봉

 연화 1봉에서 내려와 느재고개를 만나고 월곡재로 간다.

 월곡재에서 시루봉에 올랐다 다시 월곡재로 내려오다.

월곡재에서 시루봉으로 오르는 동안 내내 들리던 예불소리에 이끌려 적멸보궁에 이르니 오늘 수경신을 끝까지 잘 마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적멸보궁 뒷길로 오르다 만난 연화산과 남산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다. 

 

신록이 내내 편안했는데 갓바위는 무언가 알수 없는 특이함이 나를 움직인다.

밋밋함에서 벗어나 커다란 바위는 매우 신비롭게 느껴진다.

저절로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연화산에 잘 왔다는 느낌이다.

 초파일 준비로 분주한 청련암.

청담스님의 일화 때문인지 좀 더 정겹게 느껴진다.

청담스님의 일화가 서려있는 옥천사.

고풍스런 분위기와 함께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가움이 크게 일어난다.

소박한 박물관의 스님들의 흑백사진은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묵직한 역사를 말해준다.

 내내 웃으면 왔는데 이런 길을 만날 줄이야!

임도의 싱거움에 조금 아쉬워 장군봉의 이정표를 따라 오르다.

다 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계속되는 오르막은 생각보다 조금 힘들었다.

 이번 연화산 트렉은 가볍게 생각했는데 청담스님의 역사가 서린 곳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전혀 예상치 못해서 그 기쁨은 더욱 크다.

편안한 트렉과 대비되는 청담스님의 무게는 연화산을 빛내 준다.

도전 트렉 덕분에 좋은 산과 의미 깊은 사찰을 만날 수 있어 언제나 고마운 마음이다.

연화산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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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2.4.30(토) 07:16~17:09

트렉코스: 영실주차장~존자암지~하원수로길~언물입구~법정사지~시오름갈림길~돈내코탐방로~남국선원~선덕사

트렉거리: 25.6km

 

영실주차장행 버스는 제주시에서 출발해 서귀포로 오기 때문에 첫 차가 오전 8시 반이라는데 늦은감이 있다.

택시는 주말 이른 아침에는 운행을 안한다고 펜션 사모님이 일러 주었다.

다행히 펜션 사장님 차로 6시27분 숙소를 출발해서 7시 10분경 영실주차장에 도착했다. 

영실휴게소로 가는 길목으로 매표소를 통과해야 하고 작은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고 존자암지 입구가 보인다.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어 겉옷을 하나 더 겹쳐입고 트렉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존자암지까지는 1km정도인데 가는 길이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살림살이의 여유가 느껴진다.

존자암지는 제주불교의 발원지로 추정하는데 한라산의 서북 방향의 볼레 오름 남쪽 기슭 해발 1,200m 고지에 있다고 적혀 있다. 정진의 길 시작점으로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존자암세존사리탑에 절하고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답다.

존자암지를 오르는 길에 노루를 만났는데 존자암지 경내에서도 노루와 마주쳤다. 멀리 가지도 않고 빤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익숙해 보인다. 

존자암지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와 다시 영실 방향으로 0.9km정도 가다 보면 좌측에 하원 수로길 입구가 있다.

'정말 이 높은 곳에 수로가 있구나!' 

하원 수로길은 1950년대 후반에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논이 한 마지기도 없던 하원 마을 주민들이 논을 만들고 영실물과 언물을 하원저수지로 보내기 위해 수로를 조성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피땀이 녹아내린 이 길을 나는 지금 지혜의 갈증을 느끼며 걷는다.

이 비슷한 모습으로 4km를 걸으며 다소 지루하다 여겨질 때는 이 수로를 만든 분들을 떠올린다.

하원 수로길이 끝나고 만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기념탑과 의열사.

예상하지 못한 역사현장을 마주하니 ......그러고보니 많은 아픔이 있는 제주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법정사지는 터만 있고 현존하지는 않는다. 대신 민간인이 그 자리에 개인집을 지어 살고 있다.

법정사지에서 한라산 둘레길에 속하는 동백길에 들어섰다. 꽃피는 시기가 지난 탓에 동백꽃은 보기 어려운 것 같다.

누군가 길 따라 줄로 비슷비슷한 샛길로 헤매지 않게 해 놓았다. 

일정 구간 지날 때마다 반복되는 계곡과 자주 눈에 띄는 특이한 모습의 식물들.

이제는 우거진 숲이 되어 나무로 덮어버린 숯가마터로 옛 삶의 현장을 지난다.

누군가 떨어진 꽃으로 ....

시오름가는 구간에 4.3유적지가 있어 깜짝 놀랐다.

 꽤 넓은터에 돌담이 쌓여있다.

제주민의 아픔이 다시 느껴진다.

숲이 우거져 내내 햇빛이 들지 않아 음습한 구간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하늘이 보인다. 너무 반갑다.

편백숲을 지나 돈내코쪽으로 가다 보면 표고버섯 재배장 팻말들이 있다. 이곳에서 개들을 키우는지 갑자기 개짓는 소리가 요란해 마음이 불편해진다. 어느 곳에서는 금방이라도 개가 눈 앞으로 뛰쳐 나올 것 같다.

끝날 줄 모르는 돌길과 반복되는 계곡 건너가기가 지루할 때 쯤 나타난 늦게핀 동백꽃....

여기는 비가 올 경우 길까지 넘쳐 흐르는 정도로 심해 보인다. 길이 물에 쓸려 온 낙엽더미들과 질펀한 곳이 많고 계곡입구마다 비 올 경우 건너지 마라는 위험경고 표시가 있다.

돈내코 탐방 입구 드디어 눈앞이 열린다. 

하늘과 구름,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시원하고 멋진 풍광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약간은 무겁고 음침했던 기운이 싹 날아가버린다.

돈내코탐방지구안내소 앞에서 좌측으로 남국선원을 향해 간다.

마침 지나가시는 스님을 따라 가며 남국선원과 선덕사 위치를 여쭈니 선덕사길은 개통되지 않아 본인도 가다가 되돌아 온 적만 있어 잘 모르겠다고 하신다.

일단 스님따라 남국선원에 들어가보고, 앗 하루에 한 끼만 드시며 공부하시는 스님들이 계시니 주의하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바람에 조심스럽다.

여기서 초파일 등을 켜고 싶은데 법당과 종무소는 인적이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매달려 있는 등도 보이지 않는다.

좀 전 스님은 선덕사길이 염려스러우신지 가다가 길을 잃으면 되돌아와야 한다며 사라지셨다.

 

정진의 길에서 유일하게 미개통 구간인 마지막코스 선덕사를 가려고 남국선원 뒷길로 나와 쭉 걸어가다 채종원을 지나서 빨간 리본이 매달려 있는 숲길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지나온 안전한 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처럼 쓰러진 나무, 길없는 길 조금가다 정말 길을 잃었다.

빨간 리본은 보이지 않고 방향을 알 수 없다. 긴장이 바짝 된다.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서 살펴보니 저기 희미하게 빨간색이 보인다. 내리막인데 경사는 거의 70~80도는 되는지 거칠고 미끌어질 것 같아 아슬아슬하다. 그래도 빨간 리본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한다.

오늘 하루 중 정신이 바짝 나는 순간이다. 스릴과 긴장을 짧은 시간 안에 다 맛보았다.

종착지 선덕사에 왔다.

규모가 무척이나 크고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들이 낯설다.

정진의 길 마지막 코스인 절인데 .....

내려와서 일주문을 보니 인도가 아닌 절로 가는 다른 길이 있는 것 같다.

거꾸로 내려오지 않고 일주문부터 차근차근 보면서 올라갔으면 안내문처럼 아름다운 절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제주 트렉은 비가 오지 않아 나름 상쾌했다.

아픈 역사를 되새기니 우거진 숲을 지날 때 조금 음침한 기운이 느껴졌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그렇게 슬픈 역사가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래도 제주도는 제주도다!

육지의 아름다움과는 또다른 멋을 트렉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의 축복을 받은 듯한 제주에서 지혜의 끝자락이라도 붙잡길 원했지만 싱그러운 자연만 눈에 담아 온 듯 하다.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다음에는 다른 길을 갈 것이지만 마음은 하나임을 조금씩 알아간다.

함께 한 도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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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일시: 2022.04.23.(토) 07:30~17:00

트렉코스: 유가사~참꽃군락지~대견사~대견봉~천왕봉~도성암~유가사. 소재사

거리: 약14km

 

 

 07:20분 유가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도로까지 차들이 줄지어 서 있고 주차장에도 자리가 없어보인다. 

다행히 남아있는 구석 한 곳에 얼른 주차를 하고 저절로 만들어진 사람들 줄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비슬산. 처음 만나는 산인데 생각보다 많이 알려졌나 보다.

주차장에서 일주문과 돌탑들이 있는 유가사로 올라가면 비슬산 안내도가 있다. 

유가사에서 도성암을 거쳐 천왕봉으로 가려고 하는 데 사람들 틈에서 이정표를 지나친 건지 도성암으로 가는 길이 안 보인다.

대부분 사람들은 급경사지를 통과하는 천왕봉으로 가고 있다.

이 방향은 최단코스일 것 같아 일단 대견사 방향으로 간다.

1시간50분 정도 꾸준히 올라야 하는 경사진 곳을 가다보면 멋진 소나무 쉼터가 있다.

드디어 참꽃 군락지 입구가 보인다.

9시 30분. 와아!~ 이럴수가 

믿기지 않는 풍경에 압도당한다.

눈앞에서 만난 참꽃군락지의 느낌은 황홀 그 자체이다. 

안으로부터 진한 감동이 밀려와 가슴벅차다. 

자연이 주는 선물 앞에 할 말을 잊고 데크길 따라 이리저리 참꽃 숲속으로 돌아다닌다.

가려던 길을 놓치고 헤메고 있지만 즐겁기만 하다.

오늘 트렉은 이 곳에서 수십바퀴 돌면서 트렉거리를 채우고 가면 어떨까?! ㅎㅎ

어릴적부터 보았던 그 흔한 참꽃(진달래)이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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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니, 오늘은 복권에 당첨된거다. 

내 가슴에 고이 간직될 하루! 자연의 경이로움 감사하다! 

높은산에서만 서식한다는 노랑제비꽃

대견사. 사람들로 붐벼서인지 스님의 염불소리와 보살님의 북소리가 어수선하게 들린다. 

꽤 생동감 넘치는 색다른 예불시간,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서둘러 나온다.

10:26 대견봉.  참꽃길에서 원하는 길로 나오기 쉽지 않은 탓에 대견사를 먼저 들렀다.

대견사에서 다시 되돌아서 대견봉으로 가서 인증샷하고.....다시 대견사 방향으로 간다.

조화봉은 공사중이라 안가는 게 나을거라는 지인의 말을 들은터라 조화봉 앞에서 천왕봉을 향해 간다.

지나온 능선과 참꽃군락지

11:55 천왕봉. 우뚝선 천왕봉 비석앞에 인증샷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천왕봉 정상은 넓은 평지처럼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자리든 따뜻하고 멋진풍광을 연출해주는 것 같다.

쉼터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데 갑자기 헬리콥터 소리가 요란하다.

누군가 다쳤나보다. 119라고 씌여있는 헬리콥터가 머리 위에서 선회하고 있다.

며칠 전 지인이 왔을 때도 사고가 있어 헬리콥터가 떴다고 했는데, 사고가 잦은가보다.

급경사지를 피해 도성암쪽으로 하산하지만 이 길도 경사가 심한편이다.

매우 건조한 흙에 자갈이 섞여 미끄러지는 사람이 있다. 이 내리막길에서 좀 전에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도통바위의 유래를 간직하고 있는 도성암.

지금쯤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할 연등하나 보이지 않고 무슨날인지 조그만 암자에 스님들이 많이 보인다. 

마당 앞의 전망도 정말 좋고 정갈한 암자가 그냥 지나치기엔 자꾸 미련이 남아 법당에 들어가 절하고 연등도 하나 접수하고 나니 편안해진다.

15:40 오전에 그냥 지나쳤던 유가사. 요즘 종종 눈에 띄는 황토색 절 지붕색이 궁금하다. 

(우리 마을엔 파란색 지붕을 하고 있는 절도 있던데....)

16:20 원래 코스로 가지 않기도 했고 시간도 여유가 있어 유가사에서 약 4km 떨어진 비슬산 자연휴양림을 들렀다.

와우! 유가사쪽보다 훨씬 많은 차량과 시설로 엄청나게 붐비고 있다. 

 

진달래인지 참꽃인지 그 꽃에 취했다.

길을 헤맨다는 핑계로 참꽃 숲을 하염없이 걷고 싶었다. 

나무에 가려 그늘에 핀 참꽃이 아닌 햇빛을 받아 능선을 따라 넓게 펼쳐진 참꽃은 보기에도 풍성하고 더욱 아름다웠다.

내 얼굴의 붉은 기운도 참꽃을 머금었기 때문이다.

꽃으로 이렇게 황홀한 마음을 가져 본 지가 얼마만인지 감격스럽다.

기대하지 않았던 비슬산!

기대했던 다른 산 보다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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