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일시: 2022.5.14  9:30~17:00
*트렉코스: 제주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윗세오름-어리목, 도전형)
*길이 및 난이도: 약 15km, 난이도 중
*날씨: 맑음. 바람 강함.  제주 기온 16~17도. (한라산 정상 기온 7~10도.) 

 

 제주도의 한라산은 산의 형태나 식생이 육지의 산과 무척 달라서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에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한라산을 종주하게 되었는데, 같은 제주도에 있는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날씨는 많이 다르다더니 돈내코 숲과 어리목의 숲이 많이 달랐다. (돈내코의 숲은 아열대 정글을 닮았다.)

 돈내코 탐방로에서 어리목으로 이어지는 한라산 종주 코스는 서서히 올라갔다가 서서히 내려오는  코스인데 험한 구간이 전혀 없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종종 있었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모두 돌길인데 울퉁불퉁한 현무암이 쫙 깔려있어서 이색적이다. 윗세오름 근처에서는 긴 데크길을 걷게 되는데 탁 트인 하늘과 한라산의 멋진 능선을 보며 걸을 수 있는데 강한 바람이 귀를 울리는 구간이다. 

 트렉을 하면서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까지 드디어 오르게 되다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 비록 백록담까지 올라가지는 않고 윗세오름(1700m)까지만 가는 코스이지만 국내에서 트렉에서 참가한 중에서는 제일 높은 고도에 올라간 것이어서 나름의 기록을 세운 기분이다. 

돈내코 탐방로 입구와 안내도

 서귀포 충혼묘지에서 시작되는 돈내코 탐방로에서 남벽분기점까지는 약7km 이다. 국립공원이고, 등산객들도 많이 찾아와서 입구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산뜻한 기분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탐방안내소와 화장실, 안내도가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벌써 이렇게 멋진 풍경이...
밝은 햇살 속에서 정글의 그늘 아래로 들어간다

안내소를 지나서 정글 같은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돈내코에서 올라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고 현무암으로 쫙 깔려있어서 발을 디딜 때마다 밑창 아래로 울퉁불퉁함이 끊임없이 느껴진다. 

돈내코에서 올라가는 돌길과 이정표

 국립공원이어서 샛길이 없어서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오르게 된다. 갈림길도 없는데 이정표가 고도 100m 올라갈 때마다 마다 세워져 있다.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의 마음이 끊임없이 얼마나 남았나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어서 많이 만들어두었나보다. 

두둥~ 드디어 남벽이 눈앞에 나타난다.
평궤대피소와 주변 풍경

평궤대피소에 오르면 남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사방이 멀리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화장실이 비교적 최근에 세워져서 깔끔하게 이용할 수 있다. 

봐도봐도 신기하고 멋있는 남벽. 백록담 코스에서는 볼 수 없을것 같다. 

탐방로를 따라서 가다보면 서서히 남벽이 가까워지면서 남벽 분기점에 도착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귀가 소란하다. 모자를 벗어보아도 별 도움이 안될정도로 제주바람이 강하다. 그래도 날씨는 너무 너무 좋고, 아직 남아있는 철쭉꽃도 보기 좋다. 

 

남벽분기점의 안내도와 남벽의 모습

남벽은 한라산 높은 꼭대기에 정말 날카롭게 솟아있다. 외국의 어느 풍경 못지 않게 멋지다. 

 

윗세오름으로 가는 길

윗세오름까지 가는 길은 데크가 길게 깔려 있어서 평탄하고 걷기 좋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서 잠깐 긴장했는데 고라니가 날듯이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고라니 소리는 개 소리와 엄청 비슷하게 들린다;;;; 

 

윗세오름 통제소-화장실, 대피소가 있다. 윗세오름에서 어리목까지는 4.7km 남았다.

 탐방로마다 통제 시간이 있는데 하절기(5~8월) 14:00에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소로 가는 길을 통제한다.  바람이 강해서 추위가 올라오는데 한참 견디다가 결국 우비를 꺼내서 입었다. 진작 입을걸 그랬다;;  

그림같은 풍경과 어마어마하게 많은 조릿대.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길

데크길이 끝나고 숲이 다시 시작되는 지점에서 다시 서늘한 그늘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윗세오름통제소부터 어리목까지는 모노레일이 설치되어있다. 나무 계단과 현무암을 밟으며 내려가면 어리목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어리목에서 제주터미널로 가는 240번 버스를 기다리며 트렉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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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 월 11일 토요일 한라산에 다녀왔다. 살다 보면 지금 이곳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찾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한라산이다. 이번에는 관음사의 수많은 계단을 밟고 정상을 거쳐 성판악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따라 걸었다.

갑자기 찾게 된 한라산은 땅과 숲과 함께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는 것 그리고 아~~~~감탄할 수 있는 순간 속에 놓인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좋다.

 

관음사 탐방 안내 센터에서 체온을 재고 큐알 인증을 한 후 등산로에 입장했다. 수리를 외며 걷다 날이 밝기 시작할 때쯤, 옆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 죽을 거 같애“ 라고 했다. 어둠 속에서 헤드 랜턴 불빛을 따라 수리를 외며 걷다 처음으로 들려온 말소리였다. 벌써? 아직 멀었는데......

어느 순간 죽을 것 같지만 살아서 도착하는 그곳. 그곳에서 난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 기대한 그 순간이 존재하기나 한 걸까? 아니면 그저 도착한 그 순간을 만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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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탐방안내센터에서 첫번째 계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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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계곡화장실 앞 까마귀 동상과 올라야할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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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봉대피소

 

용진각현수교 앞에도 인증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왜들 그럴까?

 

용진각 대피소를 지나 정상을 향해 가는 가파른 계단들을 오를 때마다, 능선의 푸르름과 파아란 하늘 하얀 구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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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능선을 따라 정상에 닿는 길이 열리는 날을 기대함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눈이 얼음 결정체로 매달려있다. 춥지 않은 날씨로 흐르는 땀이 멈추지 않은 덕에 얼음보숭이를 여러 번 주워 입속에서 녹이며 깔딱이는 순간을 넘어섰다. 입안이 시원해지니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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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과 사람이 만나지는 곳.

기나긴 계단이 마지막이었으면 간절해질 때쯤 갑자기 나타나 버린 정상. 성판악 쪽 계단까지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 휴식처에 앉아 있는 이들보다 더 많은 수가 줄을 서 있다. 평일엔 볼 수 없었던 줄이다. 얼른 백록담을 담고 휴식처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으로 가져간 컵라면에 물을 붓고 기다리면서 몸을 움직이는 데, 허벅지에서 쥐가 난다. ! 쥐가 여기서도 나네. 어떻게 하지? 이렇게저렇게 움직이는 사이 괜찮아지고 인생라면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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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에서 인생라면 등극

성판악 방향으로 내려서는 순간 백록담 인증사진 대기줄이 방해한다. 왜들 이럴까?

내려서고 몇 걸음 가지 않아서 만나는,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는 이들의 상기되고 고통에 찬 얼굴들!!!!! 너머로 나는 한가로이 내려선다. 1200m 이후에서부터 쌓여 있는 눈 때문에 좀 늦어지기는 했지만 아침 일찍 서둘러서 마음이 한가하다.

내려오는 길에 휴식도 중요하다. 잠시 허리를 쉬는 사이 실물 까마귀가 앞에 와서 앉아 있다. 먹을 것 달라는 표정이지만 모르는 척하고 모델비도 없이 사진만 찍었다.

그래도 난생처음 허벅지에 쥐가 나서 사라오름은 동행에게만 양보하고 진달래대피소에서 잠시 휴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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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료 안주고 찍은 실물 까마귀

하산길 마지막 대피소에서 가방 정리를 하고 긴 내리막을 시작. 이제부터는 눈도 없을 것이고 그저 걸어야 한다. 그래야 돌아갈 수 있으니! 시작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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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성판악탐방안내소에 도착

드디어 날머리 성판악 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다른 곳과 다르게 성판악탐방안내센터에는 쓰레기장을 운영하고 있어 가방 안의 쓰레기를 분리해서 내놓으니 가방이 한결 가볍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공항행 버스를 기다리며 성판악 주차장 너머로 보이는 오늘 내가 걸어 내려온 저 산을 보았다. 트렉을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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