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30일 마지막 토요일, 괴산군 연풍면 고사리 주차장~ 연풍레포츠공원 ~ 연어봉 ~ 할미봉 ~ 신선봉 ~ 마패봉 ~ 부봉(1~6봉) ~ 문경새재3관문 ~~고사리 주차장 회귀하는 남월악산 코스를 걸었다.
고사리주차장에서 900m900m 정도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오면 연풍 레포츠공원이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 이들이 여럿 보인다. 오늘 걸어야 할 산을 올려다보니 나무 빛깔 아닌 하얀색이 많다.
공원 입구에서 신선봉 이정목을 보고 방향을 잡아 걷기 시작했다. 농가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따라 왼편으로 접어들고 다시 작은 갈림길, 어느 쪽으로 가도 연어봉에 갈 수 있지만 왼편 숲길로 들어섰다.
숲길 오르막을 시작하며 다짐을 했다. ‘오늘은 수리를 놓치지 않게 더 집중해야 해.’ ‘숨을 따라 수리와 발걸음을 꼭 일치하며 걸어보자.’ 오늘은 당황스럽게도 충전 불은 잘 표시되었는데, 데이터를 선택하면 불이 들어오지 않는 매스밴드를 ‘그래도’ 착용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월 데이터 매스밴드도 착용하고 걷기를 시작했다. ‘오늘 진짜 도전이다. 한계를 확인하는 날!’ 오후에 낙뇌를 치는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예보된 날이라 서둘러 시작하긴 했지만 숨 가쁘게 속도를 낼 수는 없는 날이라는 걸 떠올리며 시작했다.
연어봉 초입은 순하게 걸을 수 있었다.
출발 전 보았을 때 하얗게 보이던 물체들이 오래 걷지 않아 나타나기 시작했다. 산을 물어버리려고 입을 벌린 바위가 반겨주었다. 연어봉에 사는 멋진 소나무도 반가웠다.
할미봉에는 방아다리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신선봉에 이르도록 바위를 오르기도, 타고 넘기도 하다 보니 사람들 마음은 비슷해서 그래도 안전한 곳을 찾아다녀서인지 바위에도 길이 나 있었다. 바위는 미끄럽지 않아 잡히고 걸리는 곳이 있으면 중심을 이동할 수 있었다. 걸을 수 있는 바위도 있지만 내가 중심을 이동해 오르거나 내려서야 하는 바윗길도 여러 군데 있었다. 두려움이 찾아오기 전에 잡을 곳과 발디딜 틈을 찾아 몸을 움직였다. 오르고 걷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위로가 되었다. 산 전체가 바위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미 흙이 된 길이 더 많았다.
먼저 다녀 간 이들이 걸어 놓은 리본을 따라 돌길, 바윗길을 넘어 도착한 마패봉, 신선봉에서 만나 사진을 찍어 준 이를 다시 만났다. 또 기념 사진을 찍어 주고 잠깐 숨만 돌리고 부봉 삼거리를 향해 출발했다.
이제 잠시 돌과 바윗길에서 벗어나 백두대간 능선길을 걸었다. 오르고 내리며 쉽지 않은 길이지만 흙길이라 좋았다 발이 편하니 주변 버섯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물모양 버섯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생각을 바꿔보았다. 그물 모양 자연물이 있어 그물이 만들어졌겠구나..
부봉 삼거리에서 부봉을 향해 계단을 올랐다. 어느 방향은 멀리까지 보이는데, 물기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점심 요기를 하고 더운 발을 시원하게.
정상석 뒤쪽에 달린 리본을 따라 걷다 보니2봉 표지석과 안내판이 나왔다. 6봉까지 거리는 1km가 채 안 된다. 3봉 앞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바윗길을 찾았다. 줄도 있다. 줄을 잡고 오르는 데 무엇이 뒤에서 밀어 올리나 보다. 나도 모르게 앞으로 뛰고 있었다.
리본을 따라 걷다 보니 4봉인 듯한 바위가 보여 잠시 올랐다,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걷다 보니 6봉 계단 앞이다. 뒤돌아보니 우회하지 않고 5봉을 지나 내려오는 밧줄이 내려져 있었다.
여기서 6봉을 넘지 않고 문경새재로 갈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6봉 계단 간격이 아주 높았다. 한 칸씩 천천히 걸어 오르다 보니 끝내 정상석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지막 바위산이기를 바라며 반갑게 기념했다.
커다란 바위길 하나를 더 지나 긴 내림길. 굽이굽이 걷다 계곡 물소리에 닿았다. 땀에 절은 수건을 물에 휘휘 저어 땀을 흘려보내고 시원하게 땀을 닦았다. 계곡을 건너 걸으며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하늘이 맑아졌다.
사람들 소리가 들리고 중장비 한 대가 올라가고 있는 동화원 방향 길에 도착했다. 흙이 다져진 길은 절로 걸어졌다. 중장비를 따라잡고 과거 길로 접어들어 낙동강 발원지와 책바위를 지나 33 관문에 도착했다.
잠시 쉬었다. 조령관문을 지나 흙이 다져진 길을 걸으며 오래전 트렉에서 함께 왔을 때 이 33 관문을 통과하던 “나”와 이별했다. 오늘 “도전”을 완성하기 위해 고사리마을 주차장까지 낯선 괴산의 풍경과 사람들을 보며 걸었다.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신선봉이 계속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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