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23일 토요일, 지리산 명선봉을 넘어 뱀사골을 걸었다. 코스는 벽소령대피소 ~ 형제봉 ~ 연하천대피소~ 명선봉 ~ 토끼봉 ~ 화개재 ~ 뱀사골 계곡을 내려와 뱀사골탐방안내센터에서 마쳤다. 총거리는 약 23km 시간은 8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530분에 뱀사골에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벽소령 탐방로 들머리까지 이동했다. 기사님께서 음정마을 지나 작전도로 끝까지 가면 바로 탐방로와 닿아 있다고 했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산행을 준비할 수 있는 정자와 탐방로 시작을 알리는 안내문이 보였다.

벽소령 탐방로 입구를 좀 지나 차량 몇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점 즘에 도착하자, 아저씨 두 분이 지도를 보며 이야기하다 지나는 내게 묻는다. 어디로 가는지, 자신들은 천왕봉을 가려고 왔다고. 백무동 쪽 길이 험하다 해서 다른 길로 가보려고 왔는데, 길이가 엄청 길다고. 그들은 다시 돌아갔고 나는 벽소령을 향해 걸었다. 완만한 경사도의 임도길이라 계곡 아닌 작은 계곡 물소리도 들리고 새소리도 잘 들렸다. 벽소령 태피소 직전 오름길까지 발걸음과 수리가 편하게 움직였다. 대피소에 도착 잠시 숨을 돌리며 아침 요기를 하는 사이 대피소 앞에 핀 꽃들에 감탄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 이정표가 있는 반대편 연하천을 향해 다시 걸었다. 운무 자욱한 길을 걷다 예쁜 꽃들을 많이 보았다. 큰 바위를 넘어서는 길목에서 커다란 배낭을 멘 이를 지나쳐 걸었다. 가는 길마다 바위와 돌길이 나타나고 다시 넘어서고 사라졌던 운무가 다시 나타나곤 하며 이곳저곳을 감추었다 드러냈다 한다..

 

연하천에서 잠시 반가운 이들의 얼굴을 보고 토끼봉과 명선봉을 향해 걸었다. 국립공원에서 제공하는 지리산 등급지도에는 진한 색으로 표시돼 있던 구간이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았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토끼봉과 명선봉 구간은 회복을 위해 등산로 이외에는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헬리포트에서 휴식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운무를 보며 떠오르는 생각들과 함께 화개재를 향해 걸었다. 그저 걸어졌다.

 

화개재에서 반선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잠시 주위를 살피며 숨을 돌렸다. 몇 년 만에 와 보는 뱀사골 계곡이 궁금했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토요 트렉으로 간장소 정도까지 와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33회 차 수료를 하고 어느 즈음이었는데,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떠오른 어떤 생각이 오늘 운무가 밀어 올린 어떤 생각과 연결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뱀사골탐방안내센터까지 14개의 다리를 지나 걸었다. 그중 하나만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건너기 위해 세로로 나 있고 다른 것은 모두 계곡을 건너기 위해 가로로 나 있었다. 옥빛 간장소 시원한 물에 발을 담갔다.. 갑자기 주변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하던 이들이 양말을 벗기 시작했다.  

 

천년송이 있는 마을 입구 다리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다리 저쪽 마을 가는 쪽으로 나 있던 길이 휴식공간이던 반대쪽으로 바뀌어 있었다. 계곡 자리자리마다 물속에 몸을 담근 이들이 참 많았다. 계곡 따라 만든 데크길을 걷는 이들도 많았다. 오늘 트렉은 만선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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