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일시: 2022.11.12.(토) 07:35~18:19

트렉코스: 사리마을회관~시무산~수양산~벌목봉~용무림산~마근담봉~큰등날봉~웅석봉~밤머리재

트렉거리: 18.95km

 

   원래 코스보다 약 5km 정도 더 길게 잡았습니다.

이유는 산청 웅석산이 지리산 태극능선 중 동남능선 첫 코스임을 알게 되어 이 코스를 완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 방하트렉에서 틈틈이 진행한 여러 코스와 연결되어 자동적으로 태극능선을 모두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리마을 주차장 맞은편 들머리에서 오늘의 트렉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검색은 덕산교로 해야 합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가는 시기인지라 트렉을 일찍 시작하고 싶으나 실제로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가 떠오르는 아침에야 발을 옮깁니다.

   들머리로 진입하자마자 낙엽이 겹겹이 쌓인 길을 만납니다.

처음이라 아무런 생각 없이 오르다 보니 시무산입니다.

계속되는 낙엽을 밟다 보면 수양산이 나옵니다.

이때까지도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히 트렉을 진행합니다.

   수양산에서 내려와 다시 벌목봉으로 오릅니다.

가파른 경사에 수북이 쌓인 낙엽으로 미끄러워 스틱으로 헤치지 않으면 오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낙엽을 쓸고 가느라 발에 힘이 들어갑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낙엽길입니다.

헐벗은 나무의 진한 삶의 흔적은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제법 경사진 곳을 오르면 용무림산이 나옵니다.

   보이는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오르면 수북한 낙엽으로 길이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그동안 트렉을 해서 몸에 익은 느낌과 산길샘 지도를 확인하며 갑니다.

트렉의 효과는 이런 데서도 나옵니다.

마근담봉은 느낌으로 찾아가는 길입니다.

   마근담봉에서 보이는 웅석봉 이정표가 왜 이리 반가운지요!

낙엽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이 늦어집니다.

숲 사이로 잠깐 보이는 지리산 능선입니다.

나무와 낙엽만 보고 걸었더니 짧은 시간의 전망에도 고맙고 가슴이 트입니다.

천왕봉이 보여 더욱 반가운 마음입니다.

큰등날봉입니다.

웅석봉 갈림길입니다.

여기서는 웅석봉으로 갔다 되돌아와 밤머리재로 가야 합니다.

배낭을 잠시 내려놓고 웅석봉에 오릅니다.

드디어 웅석봉입니다.

표지석의 그림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웅석봉에서 보이는 전망입니다.

내내 숲길을 걷다 처음으로 마주하는 사방이 트인 전망입니다.

숲길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드물게 만나는 전망인지라 더욱 귀하게 다가옵니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가고 옆에 보이는 산불감시초소에 가서 하산에 대해 물으니,

"2시간 정도면 내려갈 수 있으나 산은 해가 금방 떨어지니 빨리 가야 합니다."

웅석봉 갈림길로 되돌아와 밤머리재로 하산을 서두릅니다.

   해가 천왕봉 구름에 잠기기 시작하니 조금만 더 머물러 달라고 마음으로 빕니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광경은 놓칠 수 없습니다.

해가 떨어지는 능선을 보며 걸은 하산길은 마음은 급하지만 운치로운 자연을 감상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해가 넘어가면서 만난 급경사의 내리막길입니다.

여기도 수북한 낙엽이 바쁜 발길을 가로막고 내려오는 내내 조심스러워 시간이 더욱 지체됩니다.

   가까워지는 거리에 마음이 놓이면서도 점점 어두워져 발길을 서두릅니다.

여기까지 내려오니 그래도 안심입니다.

이제부터는 렌턴이 있어야 내려갈 수 있습니다.

   산너머 옅은 노을과 어두운 산청의 짙은 불빛이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자연의 신비로운 빛에 사람의 전등이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어두워진 산길을 홀로 걸어보기는 처음입니다.

오로지 빨리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드디어 밤머리재 주차장입니다.

하늘에 별이 보이고 주위는 어둠에 싸입니다.

 

수없이 오르내리는 낙엽길에서 이런 착각을 하며 뒤돌아봅니다.

'누군가 뒤따라오나?'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적막한 산에서 크게 울립니다.

11월 하순의 트렉은 바싹 마른 낙엽을 만난다는 것을 오늘 제대로 알게 됩니다.

 

   적어도 해지기 전에 마무리되리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많이 지체되어 별을 봅니다.

수북한 낙엽길은 생각보다 미끄러워 조심스럽고 이는 발에 저절로 힘을 주게 됩니다.

마치 모래밭을 걷는 느낌입니다.

 

   태극능선이라 호기심이 일었지만 계절에 따라 느낌이 다름을 여실히 절감합니다.

헐벗은 나무가 주를 이루는 가을 숲을 끝없이 오르내림은 갈색을 제대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단조로움을 견디는 것도 트렉입니다.

 

'도전Trek 백인옥님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창 우두산  (0) 2022.12.01
북한산 의상능선  (0) 2022.11.16
천안 태조산 흑성산  (0) 2022.11.08
백두대간4코스(복성이재~무룡고개)  (0) 2022.11.03
무등산 광주호  (0) 2022.10.3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