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일시: 2022.11.22.(토)
트렉코스: 충장사-원효봉-늦재-동화사터-중봉-서석대-입석대-장불재-규봉암-신선대-북산-백남정재-유둔재
트렉거리: 18.8km
문정휴게소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오르다 무등산옛길로 표시된 나무계단으로 가야 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으니 더욱 집중하여 들머리를 찾아야 합니다.
첫 들머리로 들어서면 수월하게 트렉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사진이 나무계단으로 된 들머리입니다.
편안하고 정비가 잘 된 숲길을 오르면 원효봉이 나오고 그곳에서 보이는 광주시 전경이 널따랗게 펼쳐집니다.
하얀 구름이 산허리에 짙은 그림자를 안깁니다.
원효봉에서 늦재에 이르면 만나는 도로를 가로질러 동화사터로 갑니다.
워낙 정비가 잘 된 무등산이라 도로나 숲길 어느 길이든 늦재를 만나지만 등산로를 이용하여 오르는 것을 택합니다.
동화사터에 이를 즈음에 만난 억새와 산그리메가 무척 정겹습니다.
가을 햇살과 어우러진 억새는 왠지 포근함을 안겨주고 그 억새 너머의 아득한 산그리메는 그리움을 자극합니다.
동화사터를 지나서 중봉으로 갑니다.
중봉이라 적힌 표지석이 세월의 무게를 전합니다.
표지석 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아무 거리낌 없는 자유를 느끼게 합니다.
중봉은 특히나 전망이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언제까지나 앉아서 저 아래 정경과 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맘껏 느끼고 싶습니다.
전망이 좋은 중봉에서 본 맞은편 서석대로 오르는 굽이굽이 산길이 무척 정겹습니다.
그 굽은 길을 바라보며 걷는 숲길이 참으로 평화로워 보입니다.
서석대의 절경입니다.
언제 보아도 신비롭고 오늘따라 흰구름과 맞닿은 주상절리가 그지없이 웅장합니다.
서석대에서 이어지는 천왕봉은 아쉽게도 눈으로만 보아야 합니다.
군사지역이어서 내년에서야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습니다.
서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장불재의 정경도 무척이나 이국적입니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돌계단은 매우 조심스러우면서도 예술적인 미감이 돋보입니다.
맨 앞에 보이는 백마능선은 억새가 장관입니다.
오늘은 갈 수 없지만 기다랗게 이어지는 억새로 유명한 능선입니다.
하늘로 오르는 것인지 깊은 바다에 안기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푸르름입니다.
장불재로 내려가다 문득 뒤돌아보며 순간 셔터를 누릅니다.
백마능선의 유려한 곡선과 연한 갈색의 억새가 멀리 보입니다.
저 넓은 곳이 모두 억새라니!
당장이라도 가고 싶지만 다음을 기약합니다.
서석대에서 내려오다 만나는 입석대입니다.
마치 거인이 큰 바위를 하나씩 쌓아 올린 듯한 정교함이 일품입니다.
너른 가을 들판처럼 펼쳐진 장불재에서 보이는 서석대와 입석대의 아름다운 위용입니다.
자연의 조화로움에 경탄이 절로 나옵니다.
장불재에서 규봉암으로 가는 길에 만난 단풍과 너덜길입니다.
이 또한 아름답습니다.
세상에나!
이런 암자도 있습니다.
내 모든 잡념이 한순간 사라지고 오로지 자연과 암자의 절묘함에 몰입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저 여기에 머물고 싶었습니다.
새삼 작년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억새평전의 장관에 반해 혼자서 큰 소리로 웃다가 공터의 나이 드신 분을 만나 처음엔 멋쩍다가 함께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이 인연인지 그 분과 함께 신선대까지 갔었지요.
그런데 오늘 지난해의 정취가 느껴지지 않았고 잡목이 많아 내내 아쉬웠습니다.
다시 웃고 싶었는데 웃을 수 없었습니다.
신선대가 보이네요.
신선대는 그저 신선대가 아닌가 봅니다.
왠지 성스러운 느낌입니다.
신선대에서 북산에 이르면 무등산의 신비로운 위용이 사라지고 새롭게 만나는 듯한 야생의 험한 길이 유둔재까지 이어집니다.
길이 길처럼 보이지 않는 숲이 이어지고 오로지 느낌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드디어 백남정재가 나오니 이제야 안심입니다.
철탑에서 보이는 양갈래 길 중 우측 길로 가야 합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유둔재 길입니다.
오가는 이 하나 없고 길도 매우 거칠어 힘겨움이 배가 되는 느낌입니다.
오늘따라 새 등산화를 꼬까신처럼 신었는데 오른쪽 복숭아뼈를 사정없이 아프게 하니 무척 괴롭습니다.
북산 이후는 무등산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하는 듯합니다.
상대적으로 사람도 없고 길 또한 정비되지 않아 왠지 으슥합니다.
초반의 무등산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북산 이후는 긴장감이 이어집니다.
유둔재는 도로와 맞닿아 있지만 주차 시설은 없습니다.
겨우 한 공간을 찾아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합니다.
무등산은 언제 가더라도 장관입니다.
지난해의 절정기의 단풍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오늘은 푸른 하늘과 시원한 경관이 압권입니다.
지리산과 함께 무등산도 사람을 품어주는 산인가 봅니다.
걷는 순간순간마다 즐거우니 정말 좋은 산입니다.
어둠이 오기 전에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내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행복에 감사하는 트렉이었습니다.
행복한 무등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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