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 일시: 2022.10.29.  06:11~17:48

트렉 코스: 복성이재~봉화산~광대치~월경산~백운산~영취산~무룡고개

트렉 거리: 20.35km

 

지난주 새로 산 등산화로 인해 복숭아뼈 주위가 몹시 불편했기에

예전 등산화를 신고 왔는데 오늘은 괜찮을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봉화산 철쭉단지 주차장에서 트렉을 시작합니다.

들머리 데크계단입니다.

주차장에서 오르다보니 예전엔 없던 데크계단이 위에 까지 다 설치되어 있네요.  편하긴 한데 왠지 어색하기도 합니다.

아침을 여는 새벽 구름이 마을을 감싸고 있습니다.

  이제 해가 떠오릅니다. 

블그스름한 주황빛이 오늘따라 더욱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매봉에서 다시 전망대 쪽으로 내려갑니다.

매봉 데크계단 길에 철쭉이 피어있네요.

요즘은 계절에 맞지 않게 피는 꽃이 많은데 오늘은 철쭉이 그러합니다.

그래도 분홍꽃을 보니 기분이 산뜻합니다.

봄을 연상하는 철쭉을 보다 다시 가을길을 만납니다.

봉화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부드러워 발이 편안하고 낙엽 밟히는 소리가 정감 있습니다.

봉화산은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툭 트인 조망권으로 시계가 좋은 날에는 어느 높은 산 못지않게 훌륭한 경관을 자랑합니다. 오늘은 아주 맑음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멋진 가을 풍광입니다. 

억새 너머 가장 멀리 보이는 능선인 지리산이 아득하게 보입니다.

억새를 보니 가을이 한층 더 깊어짐을 느낍니다.

봉수대입니다.

보이는 능선 따라 광대치와 월경산으로 갑니다.

이 멋진 가을산을 타고 넘어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복숭아뼈 부위에 자극이 심해 가을산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온통 신경이 발에 닿아 있습니다.

가다가 가다가 조금 쉴 때에야 가을산의 정취가 눈에 들어옵니다.

능선을 20분쯤 지나 임도와 쉼터가 나오고 이어 임도를 가로질러 계단을 지납니다.

계단을 통과하니 무성한 억새가 반깁니다.

키를 넘는 무성한 억새를 헤치고 지나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평소와 달리 요란하게 울립니다.

억새숲에 갇혀있는 상황을 휴대폰이 감지하고 위험신호를 보내는 줄 알고 잠시 착각해 얼른 휴대폰을 끕니다.

알고 보니 괴산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재난 알림 문자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봉화산에서 광대치로 가는 길은 한동안 잡목과 억새로 편치 않은 길입니다.

억새와 잡목 길을 벗어나니 바위능선길의 멋진 조망이 나타나 잠시 눈길을 돌립니다.

강렬한 빛깔 대신 차분한 아름다움으로 채색한 가을산이 감동을 줍니다.

광대치에서 월경산으로 향합니다.

광대치라 해서 넓은 곳인 줄 알았는데 조그만 공간이라 어색했습니다.

 월경산 이정표가 보이면 우측으로 약 200m 지점에 정상이 있습니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나 그래도 한 번 올라보았습니다.

삐툴빼뚤 월경산 표지석이 정겹습니다.

중치에서 백운산으로 올라갑니다.

중치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서인지 아주 넓고 고운 낙엽이 쌓여 있습니다.

 

여기서 복숭아뼈가 너무도 아파서 신발을 벗고 대형 파스와 붕대로 다시 감고 걸었습니다.

감고 나니 자극이 덜해 그나마 견딜만합니다.

백운산 오르는 길입니다.

초입부터 편안하고 아름다운 가을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어디를 보아도 눈이 호강합니다.

연초록과 노랑 주황 빨강이 어우러진 나뭇잎에 감탄합니다.

백운산 정상까지 가기에 은근히 먼 길이라 생각보다 조금 힘이 듭니다.

새롭게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구간이라 더욱 그런가 봅니다.

특히 마지막 1.5km를 남기고는 다 왔다 생각했는데 웬걸 어림도 없었습니다.

꾸준한 오르막이라 힘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백운산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말없이 스친 한 사람을 만났는데 이제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사람이 보이니 반가운 마음에 서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발이 고통스러워 겨우 오른 산인데 넓고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이제 영취산만 남았습니다.

만난 분들이 산죽길을 조심하라 일러줍니다.

"산죽이 키를 넘고 거리가 상당하니까 조심하세요."

 키를 넘는 산죽입니다.

이런 길을 1km 이상 걸었습니다.

키를 넘었다 가슴에 닿았다를 반복하는 끝없는 산죽길

오늘의 마지막 코스 영취산입니다.

'아, 드디어 다 왔다!'

발이 아파서 고생했지만 수리에 집중하고 칩이 있으면 다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참고 오르니 영취산에 닿았습니다.

여기에서 300m 정도 내려가면 무령고개이니 마음도 편안합니다.

 

백두대간 4구간을 무사히 마치니 발이 아프지만 안도감과 함께 순간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이 없어 적막한 가을산에 보이지는 않지만 상당한 거리를 두고서 함께 걷고 있는 도반들이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고 힘들어도 참고 끝까지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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