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일 토요일 보령시에 위치한 섬 원산도에서 도전트렉을 진행했다.

저두마을 등산로에서 출발하여 당산(72.7m)~큰산(80.5m)~원산도해수욕장 갯바위로 이동~당산(49.4m)~사창해수욕장~안산(77.8m)~오로봉(116m)~오봉산~중봉산(102.2m)~범산(78.2m)~이미(대명콘도부지 산)~ 초전마을 초전항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따랐다.

산행거리는 15Km정도이고15Km 정도이고, 5시간 35분 이동하였다.

 

겨울학기에 제시된 트렉지 가운데 군산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 원산도는 고등학교 때 다녀온 후 다시 찾지 않았던 곳이다. 그땐 배를 타고 들어갔지만 지금은 보령에서 연결된 해저터널이 개통하여 1시간 20여분이면 도착 가능한 거리다. 돌아오는 네비게이션에는 69.2km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토요일 가깝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좀 일찍 나와 차의 네비에 주소지를 입력하니, 예상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거리로 144km를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 순간 당황. 식겁한 마음에 서둘러 진행했다. 혹시 휴게소에서 정차하고 다시 네비를 확인할까 생각하다, 휴게소에 들어가고 나오는 시간이 지체될까봐 일단 가면서 좀 늦을 수도 있겠다고 연락을 했다. 그리고 마악 가는데, 홍성IC에서 나와 신월도, 간월도를 지나 안면도 대교를 지나서 초전마을에 도착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보령해저터널을 이용하지 않고도 원산도까지 배를 타지 않고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식겁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행을 만나고 보니 모두들 순조롭지 않은 경로를 밟아 저두항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처럼 섬을 연결한 다리를 빙 돌아가라고 하기도 하고 배를 타라고 대천항으로 안내하기도 했단다. 저두항여객터미널은 비어있었다. 곡절이 있었지만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원산도 트렉을 시작했다.

저두항에서 가장 가깝지만 같은 이름의 산이 세 곳이나 있는 당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진입로를 찾아 부동산중개소를 지나 마을 쪽으로 이동했다. 임도를 발견하고 걷다보니 오른쪽에 컨테이너 앞에서 묘지가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등산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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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가는 길

당산보다는 조금 큰 산 큰산을 향해 올랐다. 누군가 다녀간 표시로 정상을 알려주는 리본을 매달아 놓았다.

큰산에서 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와서 갯바위를 밟으며 이동했다.

오랜만에 해수욕장 모래밭을 걸으며 10대의 어느 지점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때의 나와 함께 했던 이들을 되돌아보았다. 아주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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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솔밭길을 걸으며 저만치 서 있는 반쯤 잘려 나간 두 번째 당산을 바라보고 지나쳐 솔밭을 조금 더 걸었다. 산 아닌 듯한 산길(임도)을 걸어 사창 해수욕장 방향으로 이동했다. 마을도 지나고 안산에 올랐다.

 

 

다시 마을을 지나고 도로를 걸어 이제 4개의 산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캠핑장 정자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잠시 휴식을 했다. 주차장과 쉼터, 화장실이 잘 갖추어져있고 관리도 잘 되어 있었다.

 

 

갈색으로 오로봉 이정표가 보이는 도로까지 이동. 가는 동안 갇혀 있는 백구가족을 만나고 어슬렁대며 나타난 개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서 오로봉 입구를 찾았다. 약간의 언덕같은 길을 걸어 봉화대가 있는 정상을 확인하고 앞으로 쭈욱 이어진 오봉산으로 향했다. 오봉산 정상엔 다시 리본이 걸려있다.

 

다시 이어진 길을 걸어가다 왼편에 빈집이 나타나고 경고표지 간판에 중봉산이라고 누군가 적어 놓은 것을 발견했다.

중봉산의 빈 집

이제 마지막 범산으로 향했다. 선행자들이 온 길로 되돌아가야한다고 하산길에 대해 써놓은 것을 이야기하다 바닷가쪽으로 향하기로 결정. 길을 찾으며 만들며 걷다보니 다시 아주 작은백사장이 있는 바닷가에 도착. 바로 앞에 있는 산으로 올라서 능선을 타고 길을 찾아 걸다보니 임도를 만났다. 산 정상 방향으로 난 임도를 따라 걷다 만난 마을사람에게 산이름을 물으니, “이미라고 하신다. 대명콘도 예정부지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두 번째 당산을 지나쳤기에 지도에 이름은 안 나왔지만 이 산을 하나 더 걸었다. 임도 끝에서 만난 도로에서 왼쪽으로 한참을 걸으니 초전마을이 보인다. 초전항에 도착하여 트렉을 종료했다. 초전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맛집에서 야채전같은 해물전을 맛있게 먹으며 도전트렉이었음을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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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을 오르고 "이미-대명콘도 부지 산"을 개척하고 초전마을로

선행자들이 등산로가 정확하지 않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고, 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기도 해서 아예 시작하면서 길이 없으면 내면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 명 이상이니 길을 잃을까 두려움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름도 모르고 오르지도 않는 산을, 버스로 온 등산객들 여럿이 지나간 흔적들이 길이 되기도 했다. 사실 길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싶다. 처음부터 있었던 길은 없다. 누군가 가고 가다보니 흔적이 남고 또 누군가 거기를 길이라 여기고 하면서 생기고 요즘처럼 찾는 이가 적어지면 없어지기도 하는 것이 길이라는 것을 경험한 트렉이었다.

 

※일시 : 2022.01.08


◈코스

저두마을   당산 → 큰산 → 원산도 해수욕장  당산  안산  오로봉  오봉산  증봉산  범산  초전마을 

◆이동
09:30 원산도 저두마을, 자차 
15:00 초전마을

 

 

섬이지만 근래에 해저터널이 완공되서 접근성이 육지나 다를 바 없는 곳이다. 그리고 해저터널에 주변 섬과의 교량 건설등으로 땅값이 폭등한 섬이란다. 뭔가 개발 광풍이 휩쓸고 있지 않을가 싶었는데 가보니 역시 여기저기 도로나 지반 공사하는 곳이 많이 보였다. 이렇게 길이 많이 생길 정도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인데 원산도가 뭘로 유명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

 

저두항 근처 저두 마을 빈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트렉을 시작했다. 사전에 인터넷 블로그의 산행기를 찾아보니 아무래도 길찾는게 수월할거 같지 않았다. 그래서 사전에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선행자의 GPX 파일을 다운받아 산길샘에서 로딩하여 '트렉 따라가기' 기능으로 산길샘에 표시된 경로를 따라 트렉을 시작했다.

 

 

저두 마을에서 산길로 접어든지 30분도 안되 첫번째 당산에 도착했다. 사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소박한(?) 고도(72.7m)를 가지는 산이 였다. 정상석같은 표시석이나 이정표도 없고 삼각점위에 의외로 리본이 많이 걸려 있었서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오늘 거쳐갈 산들이 다 이정도 수준이지 않을가 싶었다.

 

그 다음 큰산 방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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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큰산 도착,여긴 삼각점도 없고 그냥 나무에 걸린 리본을 보고 찾았다. 

 

큰산 이후 부터는 길을 찾는게 고역이였다. 산길샘에 선행자의 GPX 데이타를 표시하고 따라갔지만 GPX 데이타가 만들어진 시점하고 지금의 지형변화가 많아 난감한 곳이 많았다. 분명히 산길샘에 길로 표시 된곳이 수풀로 가늑해서 길이 없어 졌거나 공사로 길이 끊겼거나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어쩔 수 없이 나무가지, 수풀을 헤치고 길을 만들면서 가기가 일 수 였다. 길을 만들면서 헤쳐 나가는게 여간 곤역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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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큰산을 내려와서는 원산도 해수욕장 바닷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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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백사장의 모래를 밟으면서 걷는게 너무 편했다. 해수욕장을 가로 질러 야영장을 지나서 다시 산길을 찾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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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은 고도가 높지 않은데 바닷가 옆이라서 그런지 해송들이 아주 많았다. 거의 해송들이 대부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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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로 접어들었나 싶은데 다시 바닷가 마을길로 내려간다.

해안가 옆의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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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막다른 길에서 다시 산으로 이어진다.

 

안산도착, 여기도 리본을 보고 찾았다.

 

안산에서 다시 마을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도대체 길이 보이지 않는다. 산길샘에 표시된 위치에는 길이없다. 나무와 수풀이 빽빽하다. 어쩔 수 없이 나무가지와 수풀을 헤치고 마을이 보이는 방향으로 무조건 내려왔다. 

마을을 지나 오로봉 이정표가 보인다.

오로봉 가는길, 아마 오늘 트렉중 가장 난이도(?)가 있는 경사였다.

 

살짝 등에 땀이 맺힐려고 할때 쯤 오로봉 봉화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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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안면도와 원산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보인다.

오로봉을 지나 오봉산 도착, 원산도 최고봉이다. 125m

 

오봉산을 지나 증봉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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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봉산은 따로 표시가 없고 지도 위치상 아마 이 초소가 정상인거 같다.

 

증봉산에서 범산으로 가는길또한 쉽지가 않았다. 산길샘에 표시된 경로에는 길이 없었다. 또 길을 만들면서 간다. 옷이면 가방이며 나뭇가지에 마구 붙들린다. 같이 가던 동행분이 최인호 작가의 '길없는 길'이라는 소설책 제목이 생각난다고 하신다. 정말 이상황 하고 딱 맞는 제목이다.

 

어찌져찌 범산에 도착.

범산이후부터는 정말 알바아닌 알바를 하게된다. 일단 범산에서 내려오는 것부터 쉽지 않다. 산길샘에 표시된 경로 따라 나뭇가지와 수풀을 헤치며 내려오니 바닷가였다. 여기서 다시 경로따라 가려하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 지 난감한 지형의 연속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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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산길을 찾는건 포기하고 습지(?)를 가로질러 도로를 찾아 갔다.

습지를 빠져나와 마을로 접어들어 차를 탈수 있는 곳으로 나와 트렉을 종료했다. 종료지가 초전마을 이였다.

차를 주차해놓은 저두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콜택시 번호를 수배하던 중 편의점에서 인심좋은 주민분을 만나 그분 차를 얻어타고 저두마을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원산도는 트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형이라고 생각된다. 산들이 쭉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짧은 토막 여러개로 나누어져 있는 형태이고 그렇다고 둘레길 같은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산들이 사람들이 다닐만한 곳들이 아니라 길이 거의 나 있지 않았다. 해수욕장 바닷가는 모르겠지만 산으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기록중 대략 6~7km는 차량으로 이동한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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