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0일 토요일 가리왕산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내려 원점 회귀하려는 계획을 갖고 도착했다. 폭우로 개울물이 불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물살이 그렇게 쌜 줄은 예상을 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3코스로 올라 2코스로 내려온 산행기를 올려놓고 있었지만, 원점회귀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래서 3코스 지점이나 2코스 들머리로 이동할지 고민하다가, 무모한 도전을 좀 했다.
심마니교를 지나 등산로에 막 접어들어 첫 번째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바로 아래 세차게 흐르고 있는 큰 물줄기에 가깝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속도와 세기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줄이 메어져 있었고 몇 미터 앞에 길이 보였지만 돌아서 나왔다. 휴양림주차장에 막 도착했을 때 4명의 라이더가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았다.
라이더들이 갔던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다른 길을 찾아보았다. 하얀 메밀꽃이 핀 사유지를 지나 심마니교와 똑 닮은 다리 건너로 길이 있어 보였다. 작은 돌탑도 여럿 쌓아 놓았다. 살펴보니 산 위쪽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을 따라 길이 보였다. 물길은 아주 작아져 있었다. 길의 흔적을 따라 600m쯤 오르다 보니 물길이 3~4개로 갈라져 흐르고 길은 사라져 찾을 수 없었다. 짧은 거리지만 오르는 동안, 흐르는 땀과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조심, 길을 찾으려는 눈동자가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미련 없이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왔다. 가리왕산 정상을 오르는 것은 포기.
심마니교와 똑닮은 다리를 건너 길이 보임
임도를 따라 지향골(700m)삼거리까지 6Km, 그리고 벽파령(888m) 삼거리까지 3Km 읽기트렉을 하고 돌아섰다. 임도를 따라 걷는 중간중간 산으로 진입하는 등로가 있기는 했지만 안내표지가 없어 안전한 임도를 따라 내려왔다. 수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음을 위로 삼으며.
내려오는 길에 아침에 출발했던 라이더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좀 멀기는 하지만 임도를 따라 돌아가면 가리왕산 삼거리에 이어져 있기는 했는데, 저들은 어디까지 갔다 오는 걸까?
곳곳에 바위가 드러난 산자락에 벌통을 놓았다.
주차장에 원점 회귀하여 팔단금으로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읽기트렉을 마쳤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2코스 들머리에 두 대의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3,4코스에서 오른 이들은 가리왕산 정상에 올랐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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