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 01. 15.(토) 17:00~16:50
트렉코스: 연인산 제1주차장-장수능선-송악봉-장수봉-연인산-아재비고개-명지3, 2봉-명지산 정상-명지폭포- 익근리
주차장
거리: 17.78km
오전 07:05 연인산 제2주차장에서 좀 더 올라온 제1주차장에 주차하고 장수능선 방향을 찾아 진입하고 있는데 어슴프레 어둠이 걷히고 있다.
영하 11도, 바람이 없어서인지 생각만큼 춥지는 않다.
오전 8:05 송학봉 주차장에서 1.4km 숙소에서 경행이랑 하고 나왔어도 이른 아침 추위와 함께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시작부터 가파른 능선이 쉽지 않아 헉헉거린다.
블로그에 된비알 구간이라고 해 놓은 것을 보고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아, 진짜 되네~!'
오전 08:57 장수봉 1주차장에서 3.3km 왔는데 어디서 오는지 벌써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있다.
송학봉에서 장수봉사이는 그런대로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면서 연인산까지는 꽃길이라 했으니 안심한다.
오전 10:07 연인산, 사랑과 소망을 담아 놓은 듯한 표지판이 무언의 말을 걸어 보게 한다.
사방이 툭 트인 겨울산의 능선들이 차갑고 정갈하게 다가와 시원하고 가슴을 툭 트이게 한다.
연인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풍광 중 구름 하나가 페러글라이딩 모습을 닮았다.
아, 갑자기 코로나19로 아득해진 해외트렉에서 페러글라이딩 했던 생각이 떠오른다.
제한된 일상이 불편하다 생각 안했는데 ...
연인산에서 아재비고개로 가는 길.
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오전 11:26 연인산(1068m)에서 아재비고개(822m)로 내려와 이제 다시 명지3봉(1200m)으로 올라가야 한다.
아재비고개부터 빈틈없는 경사구간이 시작되나보다.
데크계단을 올라와 뒤돌아보니 연인산이 이 쪽을 지켜보는 것 같다.
명지 3봉 가는 길!
그렇게 거칠어 보이지는 않는데 은근 쉼없이 가파르게 오르는 탓에 퍽퍽해서 몇 번이고 재충전을 하게 한다.
12:54 명지 3봉에 도착하자마자 싸리눈이 흩날리는 듯 하다.
일기예보는 오후 4시 이후에나 눈이 온다고 되어 있었는데, 이미 이곳 명지산 쪽은 눈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로 아직 2봉과 정상이 남아 있고 더 지체될까 우려 되어 재빨리 인증사진과 함께 2봉으로 간다.
'아이고 되다!'
퍼걱퍼걱 밟히는 눈과 계속되는 오르막이 발걸음을 재촉해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자주자주 멈추게 한다.
13: 30 명지 2봉, 점점 흐려지고 바람이 너무 차가워 한기가 스며들고 손이 시려워 서둘러 비옷을 꺼내 겹쳐 입는다.
눈 앞의 전망은 흐릿하여 분간이 잘 안되고 예상보다 더딘 진행으로 하산이 너무 늦어질까 염려가 된다.
14:28 에고! 드디어 도착한 명지산 정상, 밟아보지 않고서 힘들다고 한들 그 느낌을 알 수 있을까 싶다.
오늘 아침까지도 힘들어도 가다 보면 되겠지 했는데 정말 힘들게 올라왔다.
도반님의 "아이고 되다!"가 내게도 그대로 "되다!"로 느껴진다.
인증사진 찍으려고 하니 사람보다 예민한 휴대폰이 또 방전되어 시간을 지체하게 한다.
정상석이 여기에 살짝 숨어 있어 잘 안 보인다.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은 분위기!
시야가 가리지고 있어 서둘러 인증하고 내려간다.
'오! 제발 하산할 때 까지만이라도 눈이 안왔으면!'
눈이 오면 여기서 하루 더 묵어야 한다.
하산길 정상에서 연결되는 익근리 주차장 6.4km 방향을 선택하지 않고 정상으로 올라오던 입구에 있는 익근리주차장5.4km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
다행히 급경사인 윗부분에 눈이 없어서 수월하게 내려왔는데 다시 눈길이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과 명지폭포를 따라 지나 왔지만 시간에 쫓겨 사진은 찍지 못하고 길만 한 컷 담았다.
16:46 다 왔다! 저기 익근리 주차장이 보인다.
남녘에 사는 내게 명지산은 생소하고 처음 듣는 산으로 그저 일반적인 산 중 하나이겠거니 했다.
그래서 도전코스로 올라온 치악산이 유명세에 힘들다는 소리를 많이 들은 터라 추위에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는 나는 겨울에는 조금이라도 편한 코스로 가자는 마음으로 명지산을 택했다.
그리고 블로그나 먼저 도전한 후기의 힘들다는 내용들을 참고하면서도 '뭐 힘든대로 하면 되지!'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 명지산은 걷기가 퍽퍽하고 "아이고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 이유를 지금까지 찾아보려 했지만 끝내 알 수 없었다.
'왜 가볍게 선택할수록 매번 더 힘이 드는 것일까?'
'내가 산을 대하는 마음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큰 산이나 작은 산이나 만만한 산은 없는 것 같다.
큰 산은 긴장하고 준비를 단단히 하여 힘든 게 당연하겠거니 해서인지 오히려 괜찮았고, 좀 어중간해서 편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놓을 때마다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도전트렉을 하다 보니 어느새 얄팍한 자신감이 붙어 있었나보다.
새삼 어느 곳이나 가볍게 보아서는 안되고 진심을 다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긴장을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트렉에 도전하고 싶다.
그러고보니 도전 트렉 중 가장 힘든 코스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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