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그동안 남원트렉에서 몇 차례 왔던 곳으로 조금은 익숙하고 친근감이 드는 산입니다. 익숙한 만큼 별 기대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전 7:30분 원효분소 주차장에 도착 토끼봉 방향으로 트렉을 시작합니다. 포장도로를 한참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빨리하려는 순간 어느새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이 시작됩니다. '아 이럴수가 너무 아름답고 화려하잖아' 그러고보니 가을 무등산은 처음이네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에 오늘 하루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트렉일시: 2021. 10. 30.(토)
트렉코스: 원효분소~늦재~토끼봉~중머리재~장불재~중봉~서석대~ 입석대~장불재~규봉암~신선대~꼬막재~원효분소
거리: 약 21km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오다 보면 도로 우측에 뒷 담장만 보이는 원효사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암자입니다. 원효스님이 문무왕 때 이곳에 머물면서 개축한 후 원효사라 불렀다고 합니다. 대웅전에 들어가 하루 안녕을 기원하고 나옵니다.
이제 다시 토끼등으로 갑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이 아름다운 공간을 혼자서 걷고 있습니다.
토끼등으로 가는 길 내내 예상치 못한 단풍으로 행운에 당첨된 것 같은 복받은 기분으로 읽기트렉을 합니다.
토끼등에서 중머리재로 가는 잘 닦여지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길입니다.
참 안전한 공간이다란 느낌을 가지고 올라갑니다.
오전 9:33분 중머리재에 오면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만 대학생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층들도 항상 많이 보입니다. 무슨 매력이 있는 곳인가 봅니다.
이곳이 점심식사 장소였는데 오늘은 시간이 너무 일러 그냥 지나칩니다.
중머리재를 막 벗어날 즈음 중봉 표지판 쪽으로 가거나 아니면 여기서 중봉으로 가야 하지만 생각없이 그냥 장불재로 갑니다.
10:23분 장불재에 도착하고 코스를 적은 쪽지를 보니 들르지 않고 온 코스들이 있네요. 마침 국립공원 예약제 홍보행사로 나와 있던 국립공원 직원에게 쪽지를 보여 주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니 다시 되돌아 내려가서 중봉쪽으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부리나케 다시 내려가서 중봉가는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중봉에 왔습니다. 살짝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과 바람이 시원합니다. 일기예보 검색을 출발 전까지 했고 비예보가 없어 망설이면서 우비를 놓고 왔는데 ... 빗줄기가 굵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중봉에서 서석대로 갑니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아무도 우산이나 비옷을 안 챙긴듯 합니다. 비가 민망해 곧 멈출 것 같습니다.
서석대의 병풍바위 입니다. 맑은 날은 햇살에 바위가 수정처럼 빛난다고 합니다.
저 아래 광주 시가지가 보입니다. 시내 가까이에 이렇게 크고 멋진 산이 있다니...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서석대에 이어 입석대의 돌기둥들이 참 장관입니다.
12:26분 두시간만에 다시 밟는 장불재 너른 초원에는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한켠 자리잡고 간단히 식사를 하고 규봉암으로 출발합니다.
규봉암가는 길에 석불암이 있어 잠시 들렸습니다. 정말 협소한 공간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이 거의 천년 전에 만들어졌네요. 영험하신지 대학입학 기도비가 꽤 많이 적혀있군요. 요사체도 빨리 정비되어야 할 듯 조금은 안타깝네요.
지공대사가 법력으로 수많은 돌을 깔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는 지공너덜길 입니다.
외부는 요새같은 느낌의 규봉암입니다. 13:34분
사진 한장에 다 담을 수 없는 규봉암입니다. 빼어난 절경에 셔터 누르는 소리가 멈추지 않습니다. 세상에나 이런 규봉암을 왜 이제 왔을까 너무 멋집니다!
규봉암에서 꼬막재로 가던 중 신선대 가는 억새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냥 갈 수 없어 들어 섰다가 웃음이 절로 나와 혼자서 하하 하며 웃어댑니다. 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요! 잠깐 푼수를 떨다가 들킨 아주머니와 웃다가 어 저 끝에서 올라오시는 분이 낯이 익네요. 오늘 같은 코스를 트렉하시는 분이군요 정말 반갑네요. 신선대를 다녀오신다고요. 가볼만하다고 하십니다. 덕분에 저도 예정에 없던 신선대를 다녀옵니다.
15:54분 신선대를 다녀와서 또 한 분을 만납니다. 장소는 같지만 시간대가 달라 만날 것 같지 않던 방하회원님들을 만나다니 반갑고 좋습니다. 억새길은 그냥 지나치시는 분이 없으신가 봅니다. 역시 신선대로 향하시고, 다시 꼬막재로 향합니다.
16:35분 꼬막재 그리고 원효분소로 가는길
어느 한 곳도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길이 없습니다. 햇살에 스며든 단풍의 자연빛은 설레임 그 자체입니다.
무등산은 거의 완경사인데다 오랜 세월 닦여진 길들로 누구나 트렉하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절경들을 만나고 온종일 단풍에 젖어들어 읽기트렉을 했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무등산 가을은 처음입니다. 혼자서 소리내어 웃기도 했습니다. 저절로 마음이 밝아져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이 밝은 만큼 트렉도 상쾌했습니다. 모든 것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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