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통해서 조금은 묘한 이미지로 각인된, 처음 만나는 주왕산입니다. 설레임을 안고 기다렸는데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네요. 오전 2:40분에 일어나서 좌식읽기 50분 후 서두른다는 게 4:30분이 되어서야 출발합니다. 고속도로를 쌩하고 달려야 하는데 빗길이라 천천히 가다보니 졸음이 오기도 하고 하루 일정이 은근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원래 예상보다 1시간 늦은 8:10분에 상의주차장에 도착하고, 서둘러 우비를 챙겨입고 트렉을 시작합니다.

일시: 2021.10.16.(토)
코스: 상의주차장~대전사~주봉~가메봉~후리메기삼거리~용연폭포~금은광이삼거리~장군봉~대전사
거리: 약 18km


주차장 출구 쪽에 있는 상의탐방안내소 방향을 따라 쭈욱 상가를 10분 정도 걷다 보면 매표소와 대전사가 나타납니다. 절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대웅전과 관음전 뒤로 우뚝 솟아 있는 기암괴석이 눈에 들어오네요. 대웅전과 관음전에 인사드리고 오늘 하루 모두의 무탈을 기원합니다.



절 마당 왼쪽 길에 가메봉 방향 표지판이 있고 몇 분 정도 걷다 보면 등산안내도와 쉼터가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경행을 하고 나니 9:10분 이네요. 출발이 너무 늦은 것 같아 발길을 재촉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읽기트렉을 시작하고 어느 젊은이들 한 팀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첫번째 전망대를 지나 두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본 기암입니다. 첫번째 전망대를 가득 메운 이 팀들 덕에 패스하고 두번째 전망대로 왔는데 어찌나 발걸음들이 빠른지 또 먼저들 와 있네요. 그래서 얼른 사진만 찍고 다시 주봉으로 갑니다.


오전 10:18분 주봉까지 2.3km 오르는 사이 비는 멈추었는데 날씨가 꽤 쌀쌀해서 비옷을 그대로 입고 있습니다. 아점으로 주먹밥 먹는데 너무 차가워 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이제 가메봉으로 4.4km 가야합니다.


이 표지판이 있는 곳이 삼거리로 대부분 후리메리삼거리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가메봉 3.8km쪽으로 좁은 오솔길을 따라 이제부턴 나홀로 휘리릭 읽기트렉 삼매경으로 빠지는데 비가 오고 인적이 없어서인지 음습함이 밀려오는 구간이 있습니다.


다른 구간은 여전히 초록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 지점부터 낙엽이 많이 쌓이고 단풍이 살짝 물들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12:13분 가메봉에 오는 내내 혼자여서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세 분이 정상석 옆에서 식사중이시네요. 정상석이 놓여 있는 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아 제 발을 붙일 자리가 마땅치 않군요. 전망은 사방이 툭트여 멋진 뷰를 보여줍니다. 잠시 앉아 원밀과 남은 주먹밥으로 다시 식사를 하느라 이곳에서 30분정도 지체하고 후리메리삼거리로 갑니다.


이제 후리메리 삼거리로 가려면 가메봉 삼거리로 되돌아가서 대전사방향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따로 후리메리삼거리란 표시는 없고 주봉과 대전사 방향 표시만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오가는 사람이 없어 망설이다 먼저 다녀가신 분에게 전화로 물어봐야 했고, 처음엔 경사진 길을 내려가다 데크 계단을 지나면 사진처럼 계곡이 나오는 데 무조건 계곡을 따라가야 합니다. 계곡길은 비 때문인지 원래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가다보면 길이 사라지기가 수 차례여서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불안이 듭니다. 계곡 양쪽을 이리저리 건너고 발이 좀 잠기고 커다란 바위를 넘어서야 길이 나오기도 하고 위의 우측 사진처럼 데크길이 나올 때까진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에 2.6km거리에 비해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는 구간입니다.


14:05분 드디어 후리메리 삼거리에 도착, 안심되고 반갑습니다. 용연폭포 가는 길은 산책로 같은 예쁜 길입니다



용연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고 살아있는 하식동굴이라 설명되어 있네요. 사진은 한장에 담아지지 않아 두장에 담았습니다. 유명세만큼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어서 갑자기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습니다.


이제 금은광이삼거리와 장군봉이 남았는데 오후 2시 반입니다. 시간상 어두워지기 전에 트렉을 마칠 수 있을지 판단이 잘 안되어 지도 앞에서 바로 대전사로 가야하나 계획한 코스대로 가야하나 망설여집니다.


용연폭포에서 금은광이 삼거리까지 1.8km, 해발 719m를 늦은시간 다시 오르는데 흐린 날씨로 그늘이 내려앉은 경사진 숲길을 오르는 게 쉽지 않습니다. 혹시나 어두워질 때까지 산속에 머무를까봐 다시 되돌아갈까 하는 생각으로 갈등하며 마음과는 달리 무거운 발길입니다. 오후 3:33분 금은광이 삼거리에 도착 지도를 살피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길이 좀 편안해지고 5km정도 남아서 천금을 꺼내 먹고 헤드렌턴을 목에 걸고 부지런히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오후 4:40분 장군봉에 도착하니 "안녕하세요?" 소리가 들립니다. "어,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 데 반갑네요." 여자 한분이 혼자 앉아계시네요. 용연폭포에서 금은광이로 오를 때 엇갈린 한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이제 대전사까지 2.3km 남았네요. 갑자기 여유가 생깁니다.



대전사 법당에 불이 켜져 있네요. 법당을 향해서 감사 인사드리고 트렉을 마칩니다. 천금을 하나 더 먹고 집에 돌아오는 길 자꾸 '오늘 하루 어땠어?'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응 힘들었지 시간에 좇겨서 바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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