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625일 토요일 충북 문경에 위치한 조령산과 주흘산 종주를 계획하고 출발했으나, 주흘산(문경새재도립공원)주흘산(문경새재 도립공원)은 부봉(1)에 오르고 영봉으로 향하다 길을 찾지 못하고 백두대간 하늘재로 향해 미륵리 주차장으로 하산했다. 하나로 연결된 산길을 걷는 사람의 입장에서 국립공원과 도립공원 간에 길 안내 표식에 대한 협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 일찍 문경새재주차장에 주차하고 택시로 이화령 휴게소로 이동하였다. 이화령에 도착하니 벌써 이화정에서 산행을 출발하는 이들이 있었고, 자전거를 점검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화정 옆 들머리에서 조령샘에 이르는 동안 나무 종류가 바뀌기도 하고 가끔 짧은 너덜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호흡을 고르며 오르기에 편한 길이었다.

조령샘은 가늘긴 하지만 흐르고 있었다. 세 모금을 받아 마시고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조령산 정상에서 이제 다가올 신선암봉과 암릉구간을 대비하기 위해 장갑도 착용하고 아침 요기도 하며 잠시 쉬었다. 정상석 바로 뒤쪽으로 산에 오르기를 좋아했던 이를 기리는 비가 서 있었다.

조령샘

300m거리의 신선암봉에 도착했다. 이제 가야 할 산들이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성한 잎들에 가려서인지 암릉구간(1.2km)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암릉구간이라 하지만 모든 땅이 암릉은 아니었다. 몇 구간이 줄을 잡아야 오를 수 있었고 줄 없이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 어려운 구간은 오히려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마지막 봉우리를 내려올 때는 거의 내리막 구간 전체가 계단인 구간도 있었다. 마음을 다잡고 걷다 보니 도전트렉을 처음 시작할 때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이 기억났다. 눈으로 보는 순간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고 등줄기가 움츠러들던. 지금은 바위에 발을 딛고 올라설 때 발에 힘도 들어가고 허리가 뻣뻣하니 시큰거리지 않는다. 골반도 부드럽게 움직이고 이제, 나의 몸을 좀 믿어도 될까?

신선암봉

 

드디어 암릉구간이 끝나고 뿌듯한 마음으로 걷다 깃대봉 즈음에서 모자간으로 보이는 두 사람을 만나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조령 33 관문으로 내려섰다. 조령샘은 물을 닫아 놓았다. 마패봉으로 오르기 전에 발을 풀어놓고 잠시 휴식. 원밀과 오이로 간단하게 점심요기를 했다. 주변에서 점심을 들던 이들이 김밥이며 이것저것을 권하지만, 갈 길이 아직이라 정중히 사양. 자신이 직접 기르고 땄다고 기어이 주시는 블루베리를 받아 출발했다.

 

마패봉에 오르는 길에 여럿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며 기운이 났다. 백두대간 구간이라 그런지 마패봉을 넘어 33 관문으로 향하는 이들이 여럿이다. 어디를 가나 이렇게 사람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패봉을 내려서서 부봉 삼거리까지 가는 동안에도 간간이 지나는 사람들이 있어 좋았다. 정오를 넘기면서부터인지 땀이 비오듯 했다. 쥐가 날까 물을 자주 마셨다.

 

드디어 부봉삼거리에 도착했다. 안내표식이 두 종류 서 있다. 하나는 국립공원에서 세운 것, 하나는 도립공원에서 세운 것 같다. 삼거리에서 직진(하늘재 방향)으로 2.2km를 가면 영봉이 있다는 안내표식이 있지만 일단 부봉에 올라섰다.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여러 목소리가 들린다. 5~6명 정도 사람들이 내려갈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주흘산 지도를 살펴보다가 부봉(1)을 지나서 영봉 가는 등로가 표시된 것을 본 기억이 있어서 혹시 이쪽으로 가면 영봉 거쳐 주봉에 가는 길이 있는지 여쭸다. 대답은 우리는 5봉까지 거쳐서 2관문으로 하산 예정인데, 같이 갑시다. 영봉은 저기 보이는 저 산인데, 혼자서 못 가요.”.” 우여곡절 끝에 물 2병을 얻고 각자 길로 내려섰다.

 
1대간 9정맥

2.2km 정도를 가도 영봉 방향 이정표는 없었다. 거리를 체크하며 걸었지만 왠지 영봉 방향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부봉 삼거리에서부터 2.7km2.7km 거리에 탄항산 이정목을 확인하고 하늘재로 마음을 바꿨다. 오후에 들면서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잠깐씩 다리와 손에 쥐가 나려고 했다. 얼른 멈추고 숨을 깊게 내쉬면서 수리를 외니 바로 풀리기는 했지만 거의 9시간을 넘게 걷고 있었다.

모래산 이정표를 지나 하늘재 탐방안내소(1 대간(1 9정맥)9 정맥)에 닿았다. 하늘재에는 쉬고 있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미륵리 주차장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 길은 넓고 숨쉬기 편하고 걷기에도 좋은 월악산 국립공원 구간이었다. 한낮을 지난 시간에 두세 명씩 하늘재까지 오르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들큰한 밤꽃 향기가 진했다.

뜻밖에 미륵사 절에는 탑을 재건 중이었다. 미륵리 주차장에서 트렉을 마치고 먼 문경새재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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