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06.25
◈코스
이화령 → 조령산 → 신선암봉 → 깃대봉 → 조령 3관문 → 마패봉 → 부봉 → 조령 2관문 →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
◆이동
자차(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차량회수를 위해 이화령까지 택시 이용, 카카오택시 12100원)
집에서 아침 5시 30분에 차를 몰고 이화령으로 출발했으나 예상보다 1시간 늦은 9시에야 이화령에 도착했다. 여주휴게소에서 기름넣으려고 한번 정차한거 외에는 쉬지 않고 운전을 했는데도 3시간 30분이 걸렸다.
백두대간 이화령. 이곳은 휴게소도 있고 주차공간이 충분해 편리하다. 조령산이나 백두대간 (이화령~하늘재)을 산행하기 위해 들머리로 많이 이용된다. 오늘은 이화령에서 부봉삼거리까지는 백두대간을 걷고 이후 주흘산으로 갈 계획이다. 조령산은 백두대간에 위치하지만 주흘산은 아니다.
터널 왼쪽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테크를 올라 트렉을 시작한다. 저 멀리 조령산이 보인다. 재작년 겨울이후 2년만에 다시 찾는 조령산이다.
재작년에 왔을 때는 겨울 초입이라 숲에 푸른잎이 없던 때라 그런지 오늘은 처음 와보는 산처럼 느껴진다.
조령샘물. 비가 온지 몇일 안되서 그런지 수량이 풍부했다. 수질검사표 같은건 없지만 그래도 한모금 마시고 간다.
조령산 정상. 조령상 정상까지는 길도 좋은 편이고 위험한 구간도 없어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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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산 정상의 백두대간 안내판. 백두대간 중 조령산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잘 보여준다.
조령산 이후부터는 이번이 초행. 신선암봉으로 이동한다. 멀리 신선암봉이 보이는데 하늘이 많이 뿌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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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내려가는 테크계단. 하산길이 아닌 이상 많이 내려 간다는건 그만큼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라 별로 반갑지 않다. 오늘 이런 계단을 수없이 만난다.
.
신선암봉 가는길의 안내문. 막상 가보니 괜히 안내문이 붙은게 아니였다.
슬슬 로프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은 갈만하다.
암릉미가 훌륭한 주변 조망. 더불어 험난한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신선암봉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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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봉으로 이동. 다시 또 쑥~ 내려간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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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에 암릉구간 표시가 있다. 여기서부터 진짜 로프타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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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암릉구간보다 힘든건 오르내림의 표고차다. 테크 계단을 한참 내려온 후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니 체력소모가 심하다.
계속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풍경
깃대봉 입구 갈림길. 이 이정표를 건성으로 보고 지나쳤다가 댓가를(?) 치룬다.
깃대봉 도착
깃대봉에서 무심코 계속 이어진 길로 진행한다. 그러나 이길은 한성지기로 가는 길이지 조령 3관문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한참을 내리막을 내려가다 지도앱을 처다보니 대간길에서 빠져 나가고 있었다. 지도를 확대해 보니 깃대봉에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가 깃대봉 입구 갈림길에서 조령3관문 방향으로 진행했어야 했다. 내려온길을 다시 올라가 갈림길로 되돌아 갔다. 예상보다 훨씬 힘든 코스에 체력소모도 심한데 30분가량의 시간과 체력을 낭비해 버리고 말았다.
갈림길로 돌아와 조령3관문으로 이동
조령3관문 도착. 조령약수라는 약수터가 있었는데 물이 나오지는 않고 있었다. 이미 시간은 오후 2시가 다 되 가고 있는데 이제 절반 정도 온거 같아 마음이 급해져 일단 서둘러 마패봉으로 이동했다. 문제는 30도가 넘는 날씨에 20km 이상을 가야하는 데 물을 500ml 두병 밖에 안 가지고 시작했다는거다. 조령3관문에는 매점이 있었는데 분명히 물을 팔고 있었을거다. 그런데 물이 부족할 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계절이 이제 여름이라는걸 망각했다.
3관문에서 마패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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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패봉 도착. 정상 이정표에 핸드폰 충전대가 있었다. 태양광을 사용하는 거 같은데 요즘 같은 시절에 좋은 아이디어 인거 같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조심히 다루며 사용했으면 좋겠다.
부봉으로 이동. 부봉까지는 4km 거리.
부봉삼거리 도착. 부봉까지는 백두대간에 속한다. 여기서 주흘산 영봉으로 가야 한다. 마패봉에 도착했을 때 물이 부족한다는 걸 인지했다. 물은 반병 정도 남아 있었다. 시간은 오후 4시에 체력도 많이 소모된 상태인데 거기에 물도 부족할 거 같았다. 어떻해야 할지 고민하다 일단 주흘산으로 가보기로 하고 영봉 방향으로 진행했다.
영봉방향으로 가면서도 계속 고민을 했다. 4시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해지기 전에 주흘산을 거쳐 문경새재로 하산할 수 있을까? 남은 물로 남은 코스를 다 버틸 수 있을까? 지금 체력 상태에 남은 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라고 판단이 되어 주흘산을 포기하고 최대한 빠른 하산 방향을 찾기로 했다. 일단 무엇보다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을 빨리 찾아 가야 할거 같았다. 지도로 봤을 때는 부봉을 넘어 조령2관문으로 가는 방법 밖에 없을거 같았다. 2관문에는 왕래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 매점이 있을 확률이 높지 않나 싶었다. 일단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도움이라도 청할 수 있다.
다시 부봉삼거리로 돌아와 부봉을 향해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이 너무 힘들고 머리가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빨리 하산하지 않으면 잘못하면 위험해 질 수 있을거 같은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을 최대한 조금씩 나누어 먹으면서 부봉을 향해 올라갔다.
부봉에 도착해 이제 여기서 부터는 내리막길 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도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했다.
부봉 2봉이 나타난다. 부봉은 1봉에서 6봉까지 있었다.
2봉을 지나서 암봉을 하나 더 넘고서야 2관문 이정표가 나왔다.
체력도 바닥나고 물도 거의 다 떨어져가는데 속은 미식거리고 머리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꼭 더위먹은 느낌이였다. 이러다 탈진해서 조난당하는거 아닐까 싶은 불안감에 남은 힘을 다해 2관문을 향해 내려갔다. 멈춰서 쉬면 오히려 더 고통스러워 힘들어도 쉬지 않고 계속 내려 갔다. 한참을 내려오자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너무 반가웠고 안도감이 밀려왔다. 물소리에 힘을 내 부지런히 내려오자 2관문이 나타났고 2관문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무조건 물로 달려가 뜨거워진 머리부터 물로 식혔다. 시원한 물에 머리를 식히자 일단 급한대로 살거 같았다. 빨리 마실물을 찾아야 할거 같은데 매점같은 곳이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단 급한대로 계곡물이라도 먹을가 하는 찰나에 조금 상류에 약수터가 보였다! 달려가 보니 여기는 물이 꽐꽐 나오고 있었다.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 이런걸가?
세상 어떤 물보다 맛있었다 ㅎㅎ.
갈증 풀릴 만큼 마신 후 빈병에 약수물을 다 채우고 쉼터로 설치된 평상에 누워 한참을 쉬었다. 만약 계속 주흘산으로 갔으면 과연 어떻게 됬을가? 여러 끔찍한 상상이 떠오른다. 한편으론 왜 이렇게 경솔한건지 내자신이 한심했다. 남들에겐 산은 '위험하다', '조심하라' 아는체 하면서 실제 내 자신은 아무런 긴장감 없이 산을 찾아가고 있었다. 오늘 가는 산의 코스, 날씨, 온도, 어떤거 하나 사전에 제대로 체크한게 없었다. 분명히 무의식중에 이제 나도 산은 좀 안다라는 자만감이 작용했을 터.... 정말 겸손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배워간다(그런데 꼭 이렇게 위험하게 배워야만 하나......참 ㅠ.ㅠ )
7시가 넘어 몸도 마음도 패잔병처럼 너덜너덜 해져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까지 4km 넘게 걸어가 택시를 불러 이화령으로 돌아가 차량을 회수한 후 귀가했다. 너무 비싼 수업료를 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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