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50분 단양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죽령탐방휴게소에 내렸다.
날이 따뜻해 눈이 되지 못한 찬공기가 결로현상으로 보슬비처럼 내리는 길을 한참 걸었다.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았고 얼굴에 찬공기를 느끼며 1시간 정도를 걷다가 해가 뜨면서 따뜻한 구간을 만났다.

해가 나오자 순식간에 안개가 사라져 시야가 밝아졌다. 한순간의 변화를 보며 우리 인생도 그렇겠거니 싶어 위안이 되었다.

연화봉대피소에 올라서 내려다 본 전망은 긴 오르막길로 힘들었던 마음을 다 털어주었다. 산에 걸쳐있는 구름바다는 멋진 풍경이었다.


11월 말에 왔다는 눈이 녹지 않고 있는 길을 따라 연화봉으로 오른다.
연화봉 주변은 통합트렉으로 전국에서 모여 토막강연을 듣던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언제 또 그런 날이 올까?


비로봉을 향해 갈 때는 눈이 얼어있는 돌길을 지나야 했다. 아이젠이 없었다면 미끄러워지기 쉬운 구간이었다.
소백산은 세찬 눈보라와 설경이 제맛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따뜻한 날이어서 다행이라 싶었다.
마침 초미세먼지 나쁨으로 나오는 날씨임에도 1300미터가 넘는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더없이 청명했다.

갈길이 멀어 비로봉을 지나 서둘러 국망봉을 향해 갔는데 그쪽으로 길이 통제되어 어의곡 탐방안내소로 하산했다.
어의곡으로 들어서자 진한 잣향기가 코를 시원하게 해 주었다. 숲이 주는 청량함에 힘을 얻어 지루하고 힘든 돌길 하산을 잘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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