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4일 올림픽 아리바우길 7코스(=어명받은 소나무길)를 걸었다.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정선 아리랑에서 아리와 강릉의 상징인 바우(바위)에서 바우를 따 길이름을 지었단다.

명주군왕릉에서 출발하여 임도길을 따라 어명정에서 어명 받은 소나무의 박재를 확인하고, 겨우 숲길로 접어들어 술잔바위에 도착. 대공산성 방향으로 걷다 산성에서 내려와 임도길을 따라 보현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걸었다.

1215일까지 산불 방지 입산금지 구간이라 산불감시초소(감시원이 배치되어 지키고 있었고 여기부터 숲길이 시작되고 있음)부터 술잔바위 구간까지 숲길을 걷지 못하고 임도길을 따라 어명정까지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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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군왕릉에서 임도길 걷기

 

어명정에서 점심 요기를 하며 남대문 재건에 쓰인 소나무의 그루터기에 새겨진 역사적 사건들을 확인했다.

어명정, 어명받고 베인 소나무의 그루터기.

 

어명정 앞 등산로 계단을 따라 걷기 시작하자 이제 겨우 산을 걷는구나 싶게 땀이 나기 시작했다. 멧돼지 쉼터를 지나 술잔바위에서 바위에 새겨진 술잔을 확인하고 준비해 간 팅크를 한 모금 마셨다. 몸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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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쉼터를 지나 술잔바위까지

 

겨우 산길을 걷기 시작해서 다시 임도길을 걷고 싶지 않아 대공산성 방향으로 걸었다. 곳곳에 떨어진 나뭇잎들에 발이 푹푹 빠졌다. 간혹 눈 자취가 남아 있기도 했다. 이른 아침엔 남쪽에 사는 나는 강원도라 역시 춥다는 생각을 했다. 이동하면서 잠깐 들른 휴게소에서 코 끝을 에이는 바람이 쨍하니 차가웠다. 대공산성을 향해 오르는 낙엽길에선 땀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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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산성

 

대공산성을 지나 서문 이정표를 보고 조금 가다 다시 내려와 보현사 방향으로 걷다 보니 다시 임도구간이 나왔다. 이런 아쉽다. 한참을 수리에 집중하며 걷다 보니 물소리가 들린다. 폭포 아닌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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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반가웠다.

 

임도길을 걷다 우연히 반대편에서 산길을 오르는 이들을 발견, “어디서 오세요? 혹시 그리로 내려가면 보현사 나올까요?” “, 네 우리 보현사에서 올라왔어요.” 다행이다. 마지막 구간이라도 솔숲을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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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사쪽 아리바우길 7코스 시작 지점 소나무숲

10여 km가에 집중되어 있지만 사실 오늘 이 길에서 내가 만난 수없이 많은, 잎을 떨군 겨울 산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던 붉은 소나무들이 이 길의 실재이다. 사실 나는 이 소나무들이 있어 오늘 마음이 푸르고 설레었다. 팔단금을 하며 잠시 그들 곁에 머물다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산길샘은 종료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렀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서 있는 야트막한 겨울산에.

                                                              횡계3리 트레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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