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일자: 2021년 9월 11일(토)
트렉장소: 전남 영광군 불갑산, 모악산
트렉시간: 오전 9시 40분 ~ 오후 3시 30분
트렉코스: 불갑사 주차장 ~ 노적봉 ~ 장군봉 ~ 연실봉 ~ 구수재 ~ 용천사 ~ 모악산 ~ 나팔봉 ~ 불갑사. 불갑사 뒷배의 봉우리들을 쭉 돌고 다시 볼갑사로 돌아오는 약 13.5km의 환종주(아래 지도 참조)
날씨: 맑은 날씨로 기온은 20~28도, 바람은 초속 1~2m
방하 도전트렉 두번째입니다. 지난주 대둔산 도전트렉과는 달리 힘들게 없는 편안한 트렉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간 분들의 후기를 봐도 그렇고 산 높이나 산세를 봐도 그렇고.
오늘 교통편은 수서역에서 첫차를 타고 광주 송정역에 내려 쏘카를 빌려 목적지인 불갑사로 향할 계획입니다.
거리상 첫차를 타야 목적지인 불갑사에 9시 전에 도착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첫차로 가면 아침은 밖에서 해결합니다. 열차에서 내려 바로 송정역 인근 이름난 국밥집으로 향합니다
든든하게 아침 먹고 송정역에서 약 30km 떨어진 불갑사로 향하니 30분 남짓 걸려 불갑사(불갑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광주와 영광군이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군요! 날씨 참 좋죠?
불갑사 일주문으로 향하는 도로변에 수령 850년 된 느티나무가 떡 버티고 있고, 그 앞에는 불갑사와 그 주변경치가 우리나라 으뜸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커다란 놀이 서 있습니다.
불갑사는 트렉 막바지에 들러 둘러 보기로 하고, 경행과 준비운동부터 시작하고 올라가야 겠습니다. 마침 너른 잔디밭도 있습니다. 경행을 마치니 벌써 그 너른 주차장이 차가고 있네요. 날씨도 좋은데다 상사화가 활짝 핀 탓일 겝니다.
시간도 많고 코스도 어렵지 않으니 천천히 여유있게 올라갑니다. 아래와 같은 꽃길이 자주 보이고 길도 편안합나다.
트렉 후반에 불갑사에서 보게 될 상사화 꽃밭과는 비길 수가 없지만 초입부터 만개한 꽃밭 사이를 걸으니 기분이 가벼워 집니다. 아직 꽃봉오리만 보이는 것도 있지만 만개한 꽃이 훨씬 더 많은 걸로 보아 상사화 개화시기는 이즘인 것 같습니다.
불갑산 코스는 아래 보이는 불갑사를 중심으로 환종주를 하는 것인데 오늘 주어진 코스는 꽤 넓게 도는 코스입니다. 정상인 연실봉까지 오르는 길에 덫재에서 장군봉까지의 1km 남짓 구간 정도만 땀이 좀 나고 나미지는 평이한 등산길이자 숲길입니다.
정상에 가까이 오면 이렇게 탁 트인 조망도 펼쳐 집니다. 사실 해발 70m정도에서 등산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상 높이인 516m가 그리 낮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조망이 높은 산에서 보는 것처럼 시원합니다. 실제 불갑산은 인근(영광군, 함평군)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합니다.
정상에서 내려오기 시작하면 완만한 하산길이 이어지고 중간에 용천사로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바로 불갑사로 내려가면 그리 힘들지 않은 환종주일 겁니다. 그런데 오늘 코스는 용천사부터 후반이 그리 편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렴, 도전트렉이니까요. 제법 굴곡이 있는 능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용천사를 보고 다시 모악산쪽으로 오르는 길은 땀을 좀 흘리는 구간입니다. 그래도 용천사는 가기를 잘 했습니다. 작고 아담한 절입니다.
불갑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름표가 걸린 나무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재밌는 이름(말오줌때)을 가진 나무가 보이네요. 말오줌때 나무가 더 알고 싶으시면 이 링크를 눌러 보세요. 불갑산도 기본적으로 참나무가 우세종인데 오늘 보니 비교적 다양한 나무가 보이고 그중에도 서어나무가 비교적 많이 보입니다.
용천사부터 나팔봉까지 굴곡이 있는 능선을 다 타면 아래 보이는 팻말에서 하산 시작입니다. 불갑사를 보기로 했으므로 저는 관리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갑니다.
불갑산에도 산죽이 퍼졌습니다. 특히 오늘 코스의 후반에는요. 다만, 관리하는 손들이 있는 것 같아 키도 그리 크지 않고 등산로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정리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위에 보이는 팻말부터 하산길은 약 400m 정도의 꽤 가파른 내리막입니다. 길은 보이는데 다져진 길은 아닌 것으로 보아 이 구간을 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무사히 내려오면 불갑사의 상사화밭 끝자락과 닿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불갑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가는 길 온통 주변이 상사화로 붉은 색입니다. 여기저기 색깔과 모양이 다른 상사화도 심어져 보이긴 하는데 거의 붉은 상사화입니다.
여기서 잠깐. 이맘때 피는 이 꽃들이 사실은 상사화(相思花)가 아닌 꽃무릇이라는 글들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그 중 하나를 여기에 링크). 꽃은 비슷하게 생겼는데 개화시기가 완전히 다른 꽃이라는데요. 이미 홍보하는 사람들이나 찾는 관광객들한테 상사화로 각인돼 있어 사실여부를 떠나 이름을 고쳐 부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꽃무릇이 여기 불갑사 말고도 함평의 용천사 고창 선운사 등에도 많이 핀다는데 왜 절 주변에 많이 심었을까? 이 글을 읽어 보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이든저든 이 꽃은 수술이 한껏 뼏쳐 나와 있어 꽃 자체가 엄청 화려해 보일 뿐더러 군락진 모습도 붉은색과 일정한 높이의 꽃대 덕택에 정말 화려함 그 자체입니다.
불갑사를 돌아 보며 몇 컷 남깁니다.
알고보니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뒤 최초에 세워진 절이라고 전해지는 불갑사, 천주교 순교자를 기리는 영광성당, 국내 기독교 최대 순교지인 염산교회와 야월교회가 모두 영광군에 있습니다. 또 영광군은 우리나라 자생 종교인 원불교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구요. 시간이 좀 있어 영광성당, 염산교회,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의 생가를 둘러 봤습니다.
법성포와 굴비로만 알고 있던 영광에 상사화(꽃무릇), 종교 성지를 키워드로 더해야겠습니다. 산행만 하는 도전트렉이 아닌, 견문을 넓히는 기회도 주는 도전트렉입니다.
하루 해가 저뭅니다.
'지나간 기록 > 도전Trek 송영주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섯번째 방하 도전트렉 - 설악산 서북능선(한계령 ~ 남교리) (1) | 2021.10.11 |
---|---|
다섯번째 방하 도전트렉 - 오대산 선재길 (0) | 2021.10.03 |
방하 도전트렉 4번째 - 내장산 8봉 종주 (0) | 2021.09.26 |
근 20년만에 다시 찾는 설악산 공룡능선(방하 도전트렉 3주차) (0) | 2021.09.19 |
나의 첫 방하 도전트렉! (0) | 2021.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