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8일 토요일 전남 광양에 위치한 호남정맥의 마지막 끝자락 백운산에 다녀왔다.
진틀마을에서 출발하여 정상에 오르고 신선대에서 한재를 걸어 내려가 다시 따리봉과 도솔봉을 오른 후에 청기와골로 내려와 논실마을을 거쳐 진틀마을로 회기 하는 코스였다.
백운산은 1000m 이상의 높은 산이기도 하고 고로쇠나무로도 유명하다. 청기암골로 하산하다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나무에 달아 놓은 검은색 줄과 그 줄의 끝에 커다란 스테인리스 통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추운 날 산속에서 고뢰쇠 나무에 파이프 연결 작업하는 아저씨 두 분이 컵라면을 드시고 계시다, 혼자 내려오는 등산객을 보고 놀라셨다.
화장실이 마련된 주차장이 넓었지만 등산로 입구까지 조금 더 올라가니 주차 공간이 있었다. 경사진 안전지대에 차를 세우고 뒷바퀴에 모래주머니 하나를 받치고 일어서니, 어느 새 뒤차에서 젊은이가 내려 등산로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이는 백운산 정상까지 가는 도중에 여러 번 스치게 되었다. 숨이 턱에 차도록 걷다가 쉬고를 반복하는 듯했다. 정상을 앞둔 계단에서 다시 앞서갔고 정상에 오르고 보니 친구와 함께였다. 몸이 가벼운 친구는 가볍게 걷다 뒤처지는 친구를 기다리고 다시 걷고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힘겹게 정상에 오른 친구를 한껏 격려하고 있었다. 둘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를 가졌으니 말이다. 토요일마다 트렉 하느라 통화만 하고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그리운 날이었다.
진틀마을 등산로에서 출발, 너덜길을 걸어 숯가마터까지 지나면 신선대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오른편으로 오르면 정상 방향이다.
바위와 돌 없는 산은 드물다. 어렵진 않지만 오르는 내내 돌들이 있다.
122m 백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산, 산, 산이,산, 너울지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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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에도 까마귀가 산다. 예전에 까마귀는 보기 드물었는데, 요즘에는 산에도 들에도 까마귀가 많아졌다.
정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신선대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다시 드넓은 세상을 보니, 바다를 볼 때와 또 다른 시원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골진 곳엔 마을과 도시를 세우고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바람 피할 공간이 있어 잠시 휴식하며 요기도 하고 잠시 쉬어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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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주 좁고 경사가 이상한 가파른 계단을 내려와 오른쪽 한재 방향으로 능선길을 걷다, 한재로 내려서니, 아름드리 전나무 향과 푸르른 모습 자체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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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봉에 오르기 전 한재 갈림길에서 잠깐 휴식하면서 갑자기 한기가 느껴졌는데, 계단을 오르는 내내 왼다리 한 부위가 계속 아프다. 전에 아프다 그간 잊고 있던 부위다. 어제 수경신 수련할 때도 다른 날과 다르게 땀이 많이 나서 옷을 여러 번 갈아입었는데,오늘도 초입부터 땀이 많았다. 따리봉에 오르는 내내 머리 부위에서 유난히 땀이 많이 났다. 모자를 썼는데도, 춥게 느껴졌다. 처음 정상에 오를 때보다 힘이 더 들었다. 잠시 휴식하는 동안 바람막이를 덧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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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도솔봉에 올라야 하산인데, 마음이 편지 않았다. 참샘이재까지 가면서 판단을 해보기로 하고 다시 출발. 내리막을 걸으며 내내 머리가 너무 춥다. 참샘이재에서 결정.
아쉽지만 하산하기로. 청기암골로 내려서니 이름 그대로 기암들이 퍼져 있어 등산로 분간이 잘 안 된다.. 다행히 멀리 보니 리본이 간간이 묶여 있어 방향을 알려준다. 바람 없는 따뜻한 바위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쉬었다. 골로 들어오니 바람이 없어 마음이 안정되었다. 겨울이 오기 전처럼 홀로 바위를 넘으며 수리에 집중했다. 그러다 전혀 생각지 못하게 산속에서 작업하시는 두 분을 놀라게 했다. 고로쇠나무에 관을 삽입하는 일을 하시다 컵라면을 드시면 휴식 중이셨나 본데,, 갑자기 혼자인 등산객이 나타난 것, 수리에 집중하면 소리 없이 조용조용 걷게 되는데, 그래서 인기척도 없이 갑자기 눈앞에 사람이 나타나서. 그분들은 놀랐지만 나는 반가웠다. 사람이 있다는 것이. 죄송합니다 하고 지나왔다.
논실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나 한참 도로를 걸어 내려오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참 많은 펜션들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 두 개를 지나니 출발지점에 도착하였다. 자고 나면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기를 기대하며 트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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