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코스 : 덕유산 (영각사주차장-남덕유산-월성치-삿갓봉-무룡산-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
교통편 : 산악회 버스 (시작지점-영각사. 귀경버스탑승-구천동주차장)
날씨 : 흐리다 맑음 ( 3일전 부터 내린 눈이 녹지 않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 덕유산 도전트렉은 눈꽃이 환상적이였지만 힘들고 긴~ 트렉이였습니다.
트렉을 떠나기 전 남덕유산 코스가 무척 힘들다고 걱정하는 주변 얘기가 있었지만 귓등으로 흘려들었었고,
별 생각없이 불빛에 의지하여 이른 새벽(03시 28분)에 출발하였습니다.
덕유산에 눈이 내렸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영각사탐방지원센타에는 눈이 없었고 혹시 눈이 녹았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을 잠깐 했었드랬었습니다.
그러나 1.5km 지점에서 찍은 사진으로 유추해 보건데 그때는 이미 눈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어두운데다 스틱을 양손에 들고 있어 폰을 꺼내고 사진을 찍는 일은 상당히 번거로웠고 아이젠에 박혀있는 눈 뭉치로 인해 걷는 것이 마음데로 되지 않아 느리고 힘이 들었습니다.
정상이 가까워지는지 아찔할 것 같은 오르내림을 지나 출발한지 3시간 40여분이 걸려 07시 10분이 되어서야 남덕유산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지도에는 2시간 소요). 정상은 사방에 눈이 쌓여있고 보여야 할 풍광은 잿빛인데다 바람마져 심하게 불고 추워서 머물 수가 없어 인증사진만 남기고 출발하여야만 하였습니다.
배가 고파 요기를 하고 싶었지만 사방이 눈이 쌓이고 바람이 불어 마땅히 앉아 쉴 곳도 없어 배고픔을 참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눈길에 그냥 앉아서 요기를 하려했지만 먹어지지 않아서 먹는둥 마는둥 보온병에 차를 조금 마시고 다시 일어나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사실은 빨리 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아니였습니다. 참 나는 눈길을 못 걷는구나 ...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더랬습니다.
주변은 환상적인 눈꽃 세상으로 눈꽃 터널을 지나고 동화속을 걷는 듯한데 현실은 가끔 떨어지는 눈 폭탄에 눈 쌓인 가지가 매섭게 얼굴을 때리고 넘어진 나무를 넘어가고 피해서 지나가고 등등등
남덕유산정상에서 삿갓재대피소까지 5.3km 영각탐방소 출발지부터 총 8.7km를 걷는데 7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ㅠ
땀에 푹 젖어 버린 패딩을 대피소 화장실 난로에 말려 배낭에 넣고 여분으로 가져온 옷으로 갈아입고 기분전환을 한 뒤 동엽령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삿갓재대피소에서 무룡산을 지나 동엽령까지는 6.2km를 가야 합니다. 작은 산이라면 2-3km 나 3-4km 길어야 5km 정도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했었습니다. ㅎ
이제 무룡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동엽령 가는 길은 해도 나오고 능선길에 시원한 풍광도 좋았지만 더워져서 힘들어 지기도 했습니다. 너무 더워 털모자을 벗어 들고 오다 떨어뜨려 뒤에 오시는 분이 주워주시는 일도 생겼습니다. 감사드립니다~
13시 30분쯤 동엽령에 도착하여 쉼터에서 편하게 요기도 하며 쉬었습니다.
동엽령을 오는 도중에 우연히 오후 4시에 곤돌라운행이 끝난다는 젊은 친구의 말을 믿고 칠연계곡으로 내려가려고 뒤에 오는 도반을 기다렸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쉬느라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려 동엽령에서의 사진이 없습니다. ㅠ
도반이 도착하자 칠연계곡으로 내려가 택시로 구천동주차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설천봉으로 가서 곤돌라로 내려갈 것인지 의논하는 과정에 곤돌라 운행이 5시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시간계산을 다시 해보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5시까지 도착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으로 설천봉으로 가서 곤돌라를 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늘은 코스 결정을 여러번 번복하는 일을 겪는 날 입니다. ㅠㅠ 시간을 확인하니 14시 11분 갑자기 조급해진 마음으로 동엽령을 출발합니다.
쉬지 않고 걸어 16시 35분 설천봉에 도착하여 무사히 마지막 5시 곤돌라를 타고 하산하여 버스를 타고 귀가 하였습니다.
산악회 버스가 유용하기는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트렉을 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오늘 같이 눈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산을 맘껏 즐기지 못 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고
시간에 쫒겨 사진을 못 찍은 것도 참 아쉬웠습니다.
언젠가 오늘 반대코스로 한 번 더 트렉을 해 볼 기회를 갖었으면 하는 바램을 간직하며 돌아 왔습니다. 이번에도 산길샘기록은 하였지만 마지막에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는 도중에야 기록마침을 하는 바람에 정확한 기록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약 20여km를 걸은 것 같습니다. 긴 여운으로 오늘 덕유산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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