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일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지구에서 트렉을 진행했다. 코스는 ()서민식당 앞에 주차하고 도로 건너 오른편 국립공원 등산로에서 시작하여 탑골 갈림길~토함산~추령 갈림길~석굴암~불국사를~토함산~추령갈림길~석굴암~ 살펴보고 주차장에서 종료하였다. 이동거리는 14km 정도로 5시간 30분 소요되었다.

4월 첫 토요일이지만 경주는 남녘이라 벚꽃이 활짝 피었고, 해발 400m지대에는 진달래가 붉게 피어 있었다. 토함산 정상에 이르는 7km 구간에서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간혹 청설모가 바쁘게 사라지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었다. 덕분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를 보며 먼저 떠난 그리운 이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도 흥얼거렸다. 토함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을 여럿 만나고부터 석굴암으로 내려가는 길엔 이따금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석굴암 매표소 앞에서부터는 -오미크론 감염자가 아직도 엄청난 숫자를 기록 중이지만 봄날과 꽃길을 즐기러 나온 이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불국사를 돌아보면서는 코로나 감영 상황을 아예 잊어버려도 충분할 만큼 화려한 꽃잔치와 사람들의 탄성, 셀카 찍는 소리 등이 가득 차서 얼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벚꽃을 즐기러 나온 이들이 탄 차가 늘어서 있었다. 16km를 이동하는 고속도로 입구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서민식당은 3월 말에 엑스포공원 맞은편으로 이사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맘 편하게 주차하고 도로를 건너 오른편 등산로 출발점에 섰다.

오르는 내내 푸른 잣나무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곤 했다. 완만하게 구불구불 오르는 길이 7km를 이어졌다. 낙엽이 부서져 쌓인 등산로는 대부분 흙길이었다.

400m이상 지대에서는 진달래가 하나둘 피었더니, 이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토함산 정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개의 산모퉁이를 돌았다. 잣나무 군락이 나타나고, 등산로엔 아직 먹히지 않은 잣들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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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에 오르면서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 있는 토함산은 남산과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천 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밟고 걷다 보니 바위는 흔적도 없는 흙길이 되어버린 것일까, 오르막도 은근히 돌아 오르게 길이 난 것이 경주 사람들 마음이 이 길을 닮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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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정상이 갑자기 눈앞에 있었다. 잠시 전망을 둘러보고 좀 내려가 있는 쉼터에서 점심 겸 휴식을 했다. 2m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부부가 자리를 펴고 식사를 시작한다. 누군가 있으면 함께 머무르는 사람들이 생기듯이. 산을 오를 때는 땀도 나고 더웠는데, 잠시 쉬는 사이 추위가 느껴졌다. 아직은 이른 봄.

석굴암 관람을 위해 매표를 하고 일주문을 들어섰다. 이미 관람하고 나오는 이들로 길이 붐빈다. 책에서만 보았던 석굴암 부처님을 직접 만났다. 인사를 하고 인파의 흐름대로 통로를 지나왔다, 다시 돌아가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부처님도 좀 길게 뵈었다.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경주 역사문화탐방 스탬프(경주 석굴암) 속에(경주석굴암) 석굴암과 부처님이 계셨다.




 

일주문을 나와 매표소 건물 끝 은행 출금기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불국사다. 내려 가는 길에 오르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토함산 정상에 오르는 짧은 코스이다. 7km를 걸어야 하는 코스와는 비교도 안 되게 걷고 정상을 맛볼 수 있다.

불국사를 관람하기 위해 매표를 하고 인파 속에 흐르듯이 걸어 들어갔다. 눈이 활짝 핀 꽃과 꽃 사이를 흘러 다니느라, 코로나 상황이라는 것을 다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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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본 다보탑과 석가탑을 눈앞에서 보고 대웅전의 웅장함도 보았다.

환하게 핀 목련 앞에서 너나없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압도하는 규모의 목련세상이다. 벚꽃도 화려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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