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30일 전북 전주, 완주, 김제에 걸쳐 있는 모악산에 다녀왔다. 군산에서 33년을 살고 있는 내게 모악산은 참 가까운 산이다. 금산사가 있어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끔씩 산책을 나왔던 곳이다. 3층 높이의 미륵부처님이 마냥 신기하기도 했다. 가을날 색깔이 참 예뻤던 기억이 있고 잔디밭에서 놀기에도 좋았다. 금산사 입구의 두 분 엿장수 할머니들도 변함없는 곳이다. 완주군쪽은 도립미술관이 있어 가끔씩 전시회를 볼 겸 오기도 했다. 피카소 그림 전시를 보러 왔던 기억이 있다. 남편과 중인리 쪽 능선을 오르기도 했던 산이다.  자율 트렉을 여러 번 진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모악산을 거의 안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번 도전트렉에서 안내된 코스는 처음이다. 그래서 첫 마음으로 보이는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담으며 걸었다.  대원사도 수왕사도 다녀갔는데, 새로운 이름들이 많았다. 몇 개의 다리에 제각각 이름이 있었고, 선녀폭포와 사랑바위도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발지로 돌아오면서 전주 시내를 통과했다. 끓이는 식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남부시장 승강장에서 환승을 하고 도립미술관까지 돌아오는 데 2시간이 걸렸다. 금산사 주차장에서 전주로 나오는 97번 버스는 손님이 많아 내내 서서 와야 했고, 도립미술관이 종점인 970번 버스도 서있는 손님이 많았다. 모악산은 김제 전주 시민들에게 앞산이나 뒷산처럼 가볍게 찾을 수 있는 산인가 싶다. 이런 산을 도전 트렉으로 걸었다. 그래서 나름 마음을 다잡고 낯설게 걸었다. 실제 안내판들이 예전부터 있던 것들이라 겉모양은 익숙했지만 막상 정확한 방향을 찾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덕분에 오히려 익숙함을 의심하며 조심스럽게 걸을 수 있었다.

트렉 코스는 모악산 도립공원(완주군)에서(완주군) 출발하여 대원사 ~ 수왕사 ~무제봉 ~정상~ 북봉~ 매봉 ~ 백운정 삼거리~ 순례길(비장골순례길(비장 골) ~ 금산사 ~ 금산사 주차장까지 총 거리12.98km 이동하였고, 5시간 46분 소요(휴식21) 되었다.




 

색이 참 고운 날이었다.

현대자동차와 전북도민일보가 세운 모악산(고은) 시비가 들머리에 있다.

 

들머리 초입 오른쪽 모악정, 첫 번째 성황당 다리 앞 좌판 펴시는 어르신

탐방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2.8km 약간 오르막길로 작은 돌계단과 흙길이 이따금씩 이어지고

붉게 혹은 노랗게 혹은 초록으로 색이 참 예쁜 길이었다.

 

선녀폭포와 사랑바위, 두 번째다리 선녀 다리,김 씨 시조묘 갈림길에서 모악산 정상 방향으로, 세 번째다리 수박 재다리,네 번째다리 사랑바위 다리

 

대원사 갈림길(천일암)에서, 시앙골 다리(물레방아)를(물레방아) 지나 몇 돌계단을 오르면 대원사가 있다. 등산로 마지막 화장실도 있다. 대원사 앞에 서있는 나무에 아주 커다란 말벌집이 하나 걸려있다. 명부전 뒤에 선 은행나무는 이제 물이 들 마음을 먹은 정도로 노랑도 초록도 아닌 상태다. 대웅전 주변의 단풍나무들은 붉은 옷을 곱게 입었다.

 

절 뒤편에 삼성각 가는 길이 정겹다. 사람의 발길을 알아 길이 되었다. 범종각을 지나면 작은 문이 있고 이 문을 나서면 다시 등산로와 이어진다. 수왕사까지 0.8km 돌계단들을 오르다 보면 정상 갈림길에 쉼터가 있고 왼편 계단을 오르면 수왕사가 있다. 스님은 안 계시지만 연락처도 있고 녹음된 염불도 계속 들린다. 약수터가 잘 관리되어 있다.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이 여러 켤레다..

중인리 갈림길(송학사길)에서. 무제봉 입구를 지나 계단을 오르다 보면 전망대, 정상은 통제 중. 코로나-19 상황이 직접적인 이유라고는 하나, 지난주에 다녀온 무등산 정상도,  평범한 사람들이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곳이 되어 있었는데, 이곳 모악산 정상은 송신소가 차지하고 있다.

송신소 갈림길에서 금산사 방향으로 내려가다 북봉 방향으로 하산 시작, 매봉과 모악정 방향 갈림길에서 매봉 방향인 줄 알고 모악정으로 내려가다 회기 방향 다시 잡고 매봉 방향으로 가다 헬기장(북봉 735m)(북봉735m) 도착 신원 암과 금산사 갈림길에서 금산사 쪽으로, 금곡사 갈림길에서 매봉 방향으로, 금선암 갈림길에서 매봉으로, 염불암 갈림길에서 매봉, 드디어 매봉(612m) 도착 중인리 방향 독배()와 금산사 주차장(↓)(↓) 표시가 애매하다.

 




 

 

이제부터는 푸른 소나무가 더 많다. 작은 오솔길이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조금씩 되풀이된지만 내리막이다.

백운정 쉼터에서 용화사 방향으로 안 가고 순례길 쪽으로 능선길을 걷는다. 모악산마실길이다. 비장 골 이정표를 지나 편백숲 쉼터에서 잠깐 숨을 고른다. 금동계곡 입구에서 금산사로 내려간다.

 

 

잎을 떨군 나무와 아직 아닌 나무, 내내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산이다. 금산사에 도착 미륵전 너머의 정상을 보고, 잎을 모두 떨군 보리수나무가 쓸쓸하다.

금산사 대당 전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버이와 사진을 찍고 있는 세 딸의 모습을 담았다.

 

꽃이 지고 이제 푸른 잎만 있다. 금산사입구(김제시) 금산교 너머 은행나무들은 노란 물이 들었다. 빨강과 그 너머 푸른 숲과 잘 어울린다.  넘어온 모악산 능선을 뒤로하고 97번 버스를 타고 출발지인 도립미술관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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