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6일 마지막 토요일 여수 돌산 종주코스에 도전하여 32km 정도 걸었다. 이제까지 어떤 이유로건 하루에 가장 많이 걸은 날이다. 산이 순해 꾸준히 걷기만 하면 될 줄로 생각하고 도전했는데, 마지막 2.9km 남은 지점에서 발이 너무 많이 걷는다고 투정을 부렸다. 율림치 주차장 정자에 누워 발을 들어 올리고 좀 쉬게 해 주었다.. 오랜만에 발에서 땀이 난 날이다. 작곡재에서는 땀에 젖은 발가락 양말을 벗고 갈아 신었다. 금오산을 남겨두고 겹쳐 신은 두꺼운 양말을 벗어 발가락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넓혀주고 다시 걷기 시작하니 한결 나았다. 이런 날이 있기도 하구나!
이른 새벽 대교 횟집 오른쪽 계단을 오르며 트렉을 시작했다. 헤드랜턴에 의지해 발길을 살피며 종주길의 흔적을 따라 걸었다. 어둠 속이긴 하지만 동행이 있어 두려움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다들 어둠 덕분에 걷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소미산 정상까지 8km 정도를 시간당 3km이상의 속도로 걸었다. 마상포에서 진모 마을까지는,, 건물 신축과 도로 개설로 종주로가 달라진 구간이었고 마을 뒷산들을 걷는 길이었다.















소미산 정상 정자에서 아침 요기를 하고 무슬목 방향으로 출발했다. 소미산 정장 정자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동백나무 군락지를 만났다. 돌계단을 내려가는 내내 부드럽게 쭉쭉 뻗은 나무 등걸들이 오래된 숲을 걷는 느낌을 주었다.

대미산을 향해 무슬목을 지났다. 날머리에서 들머리로 돌아오는 택시의 기사님께서 무슬목의 “무” 자가 ‘왜구가 없다’는 “무”라고 설명해주시면서 이순신 장군의 활약을, 당시에 살았던 사람처럼 생생하게 전해주셨다.
계단이 참 많았던 대미산에 올랐다. 동굴을 지나 정상인 봉화대를 확인하고 다시 정자로 내려와 우물을 보니 아직 하얗게 얼어 있다. 월암고개로 향했다.






한참을 걷다 내리막이 끝나고 고인돌이 나타나는 지점에서 좌틀하고 다시 우틀 다시 좌틀해야 하는 짧은 구간이지만 집중해야 하는 구간을 놓치지 않고 본산을 향해 다시 걸었다.
계동고개에서 곧바로 본산이 나타나지 않고 237m237m 봉을 넘고 다시 산을 올라야 본산이 나타났다. 본산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었고 성의 흔적인지 돌들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이제 작곡재로 가는 내리막 구간이다. 한참을 걸어 민가가 나오고 삼거리 도로와 만나는 지점이 작곡재다. 10시 50분경 6시간 정도 지나 도착했다. 17km 정도 걸었다. 좀 쉬면서 속에 신은 발가락 양말을 갈아 신었다. 땀이 나 있었다. 아주 오랜만의 일이다. 발에 땀이 난 것은. 많이 걷기도 했지만, 달라진 것 같다.














작곡재에서 오르면 수죽산이다. 편백나무숲을 걷다 보니 대숲으로 덮인 길이 나타났다. 여름엔 참 시원하겠다. 임도를 지나 봉수산삼거리에서 봉양마을 방향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내리막 끝에 갈미봉 방향 이정목에서 직진, 다시 좌틀하면 버스가 다니는 도로가 나오고 길 건너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선행자가 여기서 주의하라고 한 곳이다. 편백숲으로 가는 오른편 넓은 길이 아니라 왼편 좁은 길을 찾아 걸었다. 편백숲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는 오르막을 오르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또 한참을 오르내리다 보니 갈미봉이다. 한번 오르내리면 이름 있는 봉우리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두세 번 오르내려야 이름 붙은 산이 나타나곤 한다.










봉황산도 마찬가지다. 갈미봉 다음 봉우리가 아니고 임도를 걷고 오르내리기를 두 번 정도 한 다음에 봉황산 정상에 도착한다. 봉황산을 향해 가다 첫 번째 오르막에서 노랗게 피어 있는 몇 그루 복수초를 발견했다. 반가웠다. 길이정상석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와 돌산 종주로(향일암( 방향)를 걸었다.













율림치를 향해 임도를 걷고 오르막 내리막을2.5km 정도 걸으니 율림치주차장에 도착했다. 율림치를 향하는 내내 소사나무 군락을 지났다. 나무의 색이 맑고 깨끗해 지친 마음을 좀 풀어주었다.. 정자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누워 발가락을 쉬게 해 주었다..








이제 금오산을 걸어 향일암으로 가는 2.9km 남았다. 국립공원 구간인 금오산 탐방로는 돌계단으로 시작했다. 풍력발전기 옆을 지나 오르막을 걸으며, 간간이 다른 탐방객들이 보인 구간이다. 금오봉에 도착하고 능선삼거리를 향해 걸었다.
능선삼거리에서 철계단과 나무계단으로 된 향일암 방향 길을 가지 않고 임포마을 방향으로 내려섰다. 짧은 구간 돌계단을 내려서니 야자수 껍질로 만든 발판이 깔린 걷기 편한 길이 나타나 마지막 구간을 발 편히 걸었다. 임포마을, 향일암 입구에서 트렉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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