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백운산
트렉일시: 2022.08.20(토) 08:31~15:13
트렉코스: 백운동 경로당~포밭재~백운산~지리산둘레길 8구간~백운동계곡~백운동경로당
트렉거리: 12.7km
들머리를 찾기 어려웠다.
경로당 주차장에서 보이는 백운산 방향으로 동네 주민이 알려준 대로 직진하다 보니 하산 지점으로 알고 있는 계곡이 보여 되돌아왔다.
다시 자료를 검색하여 경로당 주차장에서 반대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니 표식이 없는 작은 주차장과 큰 주차장이 있다.
이제 이해했다.
아래 주차장과 경로당 주차장 중간에 들머리로 가는 초입을 발견했다.
여기서도 한참을 가야 한다.
보이는 전봇대 표식과 파란 지붕 사잇길로 가다 보면 파란 대문을 지나 멀리 보이는 노랑 다리를 건너야 한다.
노랑 다리를 건너 바로 좌측 농로길을 따라 포장도로가 나올 때까지 간다.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좌측에 혜원암이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면 도로 양쪽의 들머리처럼 보이는 곳이 나온다.
이때 좌측 풀숲으로 들어가야 한다.
저 멀리 조그맣게 노랑 리본이 보인다.
풀숲을 지나면 임도처럼 평평한 길이 나온다.
임도 끝머리에 산으로 오르는 돌무더기 급경사의 지저분한 입구가 나타난다.
입구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리본 따라가면 코스가 나온다.
비가 오기 시작하니 안개가 자욱하다.
길이 단정하지 않아도 리본을 따라가면 무난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쏟아지는 빗속이지만 서두르지 않고도 바로 정상에 오를 정도로 길이 짧은 편이다.
왠지 성황당 같은 느낌의 백운산 정상.
나무 팻말이 인상적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황토에 경사가 심한데 가뜩이나 비가 내려 무척 미끄러러웠다.
비옷을 입었지만 세찬 비에 옷과 등산화가 모두 젖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지리산 둘레길 8코스와 연결된 지점이 나타나고 이후 길은 아주 편안했다.
지리산 둘레길 8코스는 참나무 군락지로 유명하다.
여기서부터 길이 정돈되어 좋았고 조금 걷다 보니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산에서 들리지 않던 사람 소리가 계곡에서 날아온다.
참나무 군락지와 만나는 첫 번째 계곡의 쉴 수 있는 바위가 안정적이다.
세차게 내리던 비가 멈추어 비설거지를 시작했다.
흙탕물 투성이인 등산화, 양말, 모자, 비옷 등을 모두 계곡물에 빨았다.
잠시 쉬면서 비와 땀범벅인 몸을 가볍게 씻었다.
남명 조식 선생이 지리산에서 가장 빼어난 곳이라 칭찬한 백운계곡.
이후 하산길은 매우 편안한 길이다.
계곡은 비가 옴에도 휴식을 취하는 가족이 많이 보였다.
비가 그치니 물놀이 장비를 갖춘 사람들이 많이 몰려온다.
시작할 때 들머리 찾기가 어려워 한참을 허비했고 초입에 축사 때문인지 냄새와 날벌레가 유독 많아 매우 힘들었다.
숲에 오르고 비가 오자 얼굴에 수도 없이 달라붙던 날벌레와 지독한 냄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길이 정돈되지 않아 지저분한 데다 비가 오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수풀을 헤치는 것도 버거웠다.
다행인지 거리가 짧아 쉽게 벗어났다.
그리고 계곡을 만나니 초반에 힘들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가 모처럼 물놀이하는 기분으로 한참을 즐겼다.
비설거지도 하고 간식과 차를 마시며 운치 있는 계곡의 정취를 명당자리에 앉아 감상했다.
길은
짧았지만 온몸이 젖은 후유증으로 따뜻한 국물이 간절했는데 얼큰한 칼국수와 파전을 먹으니 추위가 물러갔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아주 산뜻한 트렉일 수 있었는데 오늘은 어쩐지 무거운 트렉이다.
칼국수를 먹고 있자니 다시 비가 쏟아진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