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옥 2022. 6. 29. 22:29

일시: 2022.6.25.(토)

코스: 조무락골~백백교터~석룡산~방림산~화악산~중봉~조무락골

거리: 18km

 

  계속 골짜기로 들어가다 보니 삼팔교라는 이름이 보였다.

 '이거 뭐야? 끝까지 온거야? 도대체 여기야 어디야?'

오지로 깊게 들어온 느낌이다.

조무락골에서 시작이다.

진짜 오지다!

 주차장도 없이 평이한 이정표가 전부이다.

이정표를 따라 산으로 오르다.

 석룡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두 갈래인데 어느 쪽이든 별 차이가 없다.

  젖은 풀숲을 헤치고 오르니 드디어 해가 보인다.

 안심이다. 

 임도처럼 닦인 길을 지나 갈래길에서 하나를 선택해  숲에 이르니 갑자기 길이 사라졌다.

길 없는 산을 한참 오르니 길이 보인다.

  석룡산 정상과 쉼터!

 편하게 밥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방림고개.

이제부터 오지로 들어가는가?

등산로 없음이라 표시된 길로 가야 군부대가 나온다. 

  길 없는 길!

우려보다 괜찮아 다행이다.

 

 내려오는 한 사람을 만났다.

 "군부대 쪽으로는 가지 마세요. 군인들이 뭐라 합니다. 부봉 바로 아래서 철조망 쪽이 아닌 좌측으로 내려가면 길이 희미하고 힘들기는 하지만 차라리 그게 나아요!"

 

 현지인으로 보여 그 말을 따랐다.

  드디어 멀리 군부대가 보인다.

 '저기는 가지 말아야지!'

 이런 길을 가야 한다.

좁고 가파르고 험하다.

풀과 나무가 길을 완전히 가린다.

 북봉에 오다.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좌측으로 난 길로 내려간다.

 폐건물의 우측으로 난 희미한 길을 찾아가야 한다.

 이어진 길이 없고 중간에 길이 사라져 여러 번 당황했다.

 말이 씨가 되어 오지 체험하는 느낌이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그나마 좋은 길이다.

 험한 길에 긴장되어서 사진을 찍을 여유도 없이 길 찾기에 바빴다.

 이런 길을 걷다 겨우 찾은 포장도로.

이렇게 반가울 수가!

 누구게!

 기진해서인지 간식이라도 먹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남은 간식을 마구마구 먹었다.

살 것 같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겨우 길을 찾아 안심했는데 이런 멋없는 포장길을 한참 걸어가야 하다니!

마음이 이렇게 간사해서야!

 '길 없는 오지길보다 좋지 뭐! 안 그래?'

 드디어 중봉 등산로 이정표가 보인다.

 삥삥 돌다 보니 군부대가 멀어졌다.

 경사도 심한 중봉으로 오르니 다시 팍팍하다.

'중봉이 화악산이었구나!'

 

 난데없이 젊은이의 소리가 사납게 들린다.

"군부대 보이지 않게 찍으세요!"

 나는 손도 흔들어줬는데.... '삼팔'이란 말이 왠지 부담이다.

 내려오는 길도 이 모양이다.

조무락골 근처의 계곡은 넓었다.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무릎까지 옷을 걷어 부치고 물살을 건넜다.

물이 너무 차가워 그 잠깐 동안 얼음을 맛본 듯하다.

건너니 그 차가움과 얼얼함이 오늘 발의 피로를 다 풀어줬다.

 다시 찾은 조무락골!

 

 비를 피해 안전을 찾아 간 화악산!

세상에나 편한 산은 없다.

수월하지도 않았고 숲이 우거져 트렉에 애를 먹었다.

 '삼팔'이란 말이 무척 낯설고 이질적이었다.

 

 도반 두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참 난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한 트렉을 할 수 있도록 여러 편의를 봐주신 두 분께 감사를 드린다.

 

 무사한 트렉에 안심하면서도 

내려오는 기차에서 몸살을 앓았다.

트렉보다 이동이 더 힘들다.

5km정도 차로 달린 후에 산길샘을 종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