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옥 2022. 6. 14. 21:38

일시: 2022.6.11.(토) 07:15~11:52

트렉코스: 통고산 자연휴양림~통고산~왕피리 갈림길~자연휴양림~자연관찰로 

트렉거리: 10km

 

통고산은 산의 규모보다 휴양림으로 잘 갖춰진 곳이고 거리도 최대 8km 정도에 불과하다.

느긋한 마음으로 휴양림 시설 숙소에서 출발하여 통고산으로 올라간다.

깊은 산중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이웃에 있는 일반적인 편안한 산으로 느껴진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호젓하게 임도를 2km 정도 걷고 나니 등산로가 보인다.

 

 숲속의 책!

숲에 와서 책장을 넘기는 기분이다.  

숲 속을 걸어요! 랄랄라~~~ 

예보상 돌풍이나 비가 올 수 있다 했는데 바람과 함께 으스스한 운무가 갑자기 숲을 휘감았다.

울진전파강수관측소 왼쪽을 따라 올라가면 통고산 정상이 나온다.

그런데!

갑자기 운무가 몰아쳐 시야가 가려 보이는 길이 마치 내리막길로 보여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휴양림 사무실에 전화했다.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어디예요?"

순간 정적이 흘렀다. 한동안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다시 말이 들려왔다.

"계속 올라가세요."

"올라가는 길이 없고 내리막길인데요?"

몇 번 말을 반복하다가 대답했다.

"알겠어요. 한 번 가 볼게요."

이렇게 말하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니 운무가 걷혔고 그때 보이는 길은 평이한 오르막이었다.

'헐, 이거 뭐야, 내가 뭘 본 거야!'

 혼자 멋쩍어서 피식 웃으며 걷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예, 감사합니다. 길 찾았어요."

확인차 온 전화인 것 같아서 얼른 대답했다. 그때서야 직원도 안심한 듯 말했다.

"예, 좋은 산행 되세요."

여기는 낙동정맥로서 생각보다 많은 산행 흔적이 보인다.

싱겁다!

우리가 신선도 아니고..... 축지법도 아닌데..... 이렇게 빨리 끝나도 되는지.....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도 안 되었다.

당황스럽다.

어떻게든 그래도 최소 10km는 채워야 될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자연관찰로를 한 번 더 가려했지만 순환점 끝 지점에서 통행금지 표시가 있어 다시 되돌아왔다.

겨우 채웠다. 

 자연관찰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휴양림 숙소!

 너무 빨리 끝나 아쉬웠다.

그래서 달리기로 했다!

산타마을에서 시작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고 여유롭게 협곡을 감상하며 모처럼 향수를 즐겼다.

간이역, 즉석 먹거리, 영화 촬영지.....

 

  전날 출발할 때는 오지 원시림 체험을 예상했다. 

그런데 너무 평이한 길이고 거리가 짧아 일찍 끝났다.

트렉의 느낌보다 산타마을과 협곡열차가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걸으며 기차여행도 하고 아주 즐거운 날이다.

도전트렉이 기차여행도 시켜준다. 새로운 경험이다.

그 즐거움에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