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Trek 백인옥님/2022년

소백산(백두대간 36~37)

백인옥 2022. 5. 18. 21:12

일시: 2022.5.14.(토) 06:11~17:29

트렉코스: 마구령~고치령~연하동삼거리~늦은맥이재~국망봉~초암탐방지원센터

거리: 약 25km

 

마구령의 정보를 지역 주민에게 물어도 찾기 어려워 막연하게 시작한 트렉이었다

국립공원 직원에게 물으니

"그곳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코스인데요..."

라는 말이 돌아왔다.

 

마침 어제 밥을 먹었던 국밥집 여주인의 도움으로 겨우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그다지 찾기 어려운 곳은 아니었다.

전날 비가 와서인지 산은 습기를 잔뜩 머금었고 시야도 흐려 가라앉은 마음을 추스리고 시작한다.

우려와 달리 이정표나 길이 분명해서 조금씩 마음이 누그러지고 편안해진다.

부드러운 흙길의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마구령의 8km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수리가 없었다면 조금 지루할 정도로 평이한 길이다.

평안한 가운데 짙푸른 신록을 맘껏 감상하는 여유가 있다.

타이어로 가림막한 동물보호길이 색다르다.

 마구령에서 고치령으로 넘어오니 산령각이 보인다.

태백산과 소백산의 산신이 만나 넘치는 기운으로 많은 이들이 기도하는 곳이라서 나도 하루의 안녕을 빌었다.

또, 단종과 금성대군의 위패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치령에 와서야 사람들을 만난다.

왠지 안도감이 느껴지고 마음도 밝아진다.

 나무도 푸르르다. 

숲도 푸르르다.

나도 푸르르다.

고지가 높아질수록 푸르름이 옅어지는 대신 갖가지 야생화와 산나물이 가득하다.

산나물에 자꾸 마음이 간다.

이제서야 앞이 보이는 광활한 철쭉 군락지! 

숲길을 걸으니 보이지 않던 환한 햇살과 하늘이 보인다.

"그래, 이 맛이야! 아, 시원해!"

가슴이 뻥 뚫리고 맘껏 웃는다.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이는 활짝 핀 철쭉제를 상상한다.

드디어 국망봉!

마구령에서 거의 20km정도 되고, 조금만 더 가면 비로봉이 나오지만 하산 시간이 길어 아쉬움을 달랜다.

탁 트인 능선을 보니 시원함과 안도감이 느껴지고 시작할 때의 걱정과 무거움이 말끔히 사라진다.

 국망봉에서 초암사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돼지바위!

나도 손으로 바위를 어루만지며 소원을 빌었다.

내용은 비밀! ㅋㅋ

 조금 내려오니 봉두암 쉼터와 낙동강 발원지를 만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느낌이다. 

탐방로 입구와 초암사!

초암사에서 부터 시작되는 죽계구곡을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낙동강 발원지에서 이어지는 죽계구곡은 갈수록 커지고 숲도 울창하다.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새롭게 알게 되는 즐거움에 피로가 씻기는듯 하다.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던 소백산이었다.

그런데 직접 확인하면서 트렉하다 보니 비로소 소백산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가지 못해 아쉽지만 소백산과 무척 가까워진 느낌이다.

특이한 것은 '바람'이다.

미리 주의를 듣기는 했지만 쉬는 곳마다 바람이 달려들었고, 바람이 있는 곳은 나뭇잎이 듬성듬성한 대신 낮은 키의 야생화와 산나물이 넘쳐났다.

이 느낌도 풍요롭다.

매우 아름다운 야생화 천국이다.

도반님도 아름다운 야생화다.

 

산길샘을 0.5km정도 지나고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