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참꽃
트렉일시: 2022.04.23.(토) 07:30~17:00
트렉코스: 유가사~참꽃군락지~대견사~대견봉~천왕봉~도성암~유가사. 소재사
거리: 약14km
07:20분 유가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도로까지 차들이 줄지어 서 있고 주차장에도 자리가 없어보인다.
다행히 남아있는 구석 한 곳에 얼른 주차를 하고 저절로 만들어진 사람들 줄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비슬산. 처음 만나는 산인데 생각보다 많이 알려졌나 보다.
주차장에서 일주문과 돌탑들이 있는 유가사로 올라가면 비슬산 안내도가 있다.
유가사에서 도성암을 거쳐 천왕봉으로 가려고 하는 데 사람들 틈에서 이정표를 지나친 건지 도성암으로 가는 길이 안 보인다.
대부분 사람들은 급경사지를 통과하는 천왕봉으로 가고 있다.
이 방향은 최단코스일 것 같아 일단 대견사 방향으로 간다.
1시간50분 정도 꾸준히 올라야 하는 경사진 곳을 가다보면 멋진 소나무 쉼터가 있다.
드디어 참꽃 군락지 입구가 보인다.
9시 30분. 와아!~ 이럴수가
믿기지 않는 풍경에 압도당한다.
눈앞에서 만난 참꽃군락지의 느낌은 황홀 그 자체이다.
안으로부터 진한 감동이 밀려와 가슴벅차다.
자연이 주는 선물 앞에 할 말을 잊고 데크길 따라 이리저리 참꽃 숲속으로 돌아다닌다.
가려던 길을 놓치고 헤메고 있지만 즐겁기만 하다.
오늘 트렉은 이 곳에서 수십바퀴 돌면서 트렉거리를 채우고 가면 어떨까?! ㅎㅎ
어릴적부터 보았던 그 흔한 참꽃(진달래)이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장관이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니, 오늘은 복권에 당첨된거다.
내 가슴에 고이 간직될 하루! 자연의 경이로움 감사하다!
높은산에서만 서식한다는 노랑제비꽃
대견사. 사람들로 붐벼서인지 스님의 염불소리와 보살님의 북소리가 어수선하게 들린다.
꽤 생동감 넘치는 색다른 예불시간,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서둘러 나온다.
10:26 대견봉. 참꽃길에서 원하는 길로 나오기 쉽지 않은 탓에 대견사를 먼저 들렀다.
대견사에서 다시 되돌아서 대견봉으로 가서 인증샷하고.....다시 대견사 방향으로 간다.
조화봉은 공사중이라 안가는 게 나을거라는 지인의 말을 들은터라 조화봉 앞에서 천왕봉을 향해 간다.
지나온 능선과 참꽃군락지
11:55 천왕봉. 우뚝선 천왕봉 비석앞에 인증샷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천왕봉 정상은 넓은 평지처럼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자리든 따뜻하고 멋진풍광을 연출해주는 것 같다.
쉼터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데 갑자기 헬리콥터 소리가 요란하다.
누군가 다쳤나보다. 119라고 씌여있는 헬리콥터가 머리 위에서 선회하고 있다.
며칠 전 지인이 왔을 때도 사고가 있어 헬리콥터가 떴다고 했는데, 사고가 잦은가보다.
급경사지를 피해 도성암쪽으로 하산하지만 이 길도 경사가 심한편이다.
매우 건조한 흙에 자갈이 섞여 미끄러지는 사람이 있다. 이 내리막길에서 좀 전에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도통바위의 유래를 간직하고 있는 도성암.
지금쯤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할 연등하나 보이지 않고 무슨날인지 조그만 암자에 스님들이 많이 보인다.
마당 앞의 전망도 정말 좋고 정갈한 암자가 그냥 지나치기엔 자꾸 미련이 남아 법당에 들어가 절하고 연등도 하나 접수하고 나니 편안해진다.
15:40 오전에 그냥 지나쳤던 유가사. 요즘 종종 눈에 띄는 황토색 절 지붕색이 궁금하다.
(우리 마을엔 파란색 지붕을 하고 있는 절도 있던데....)
16:20 원래 코스로 가지 않기도 했고 시간도 여유가 있어 유가사에서 약 4km 떨어진 비슬산 자연휴양림을 들렀다.
와우! 유가사쪽보다 훨씬 많은 차량과 시설로 엄청나게 붐비고 있다.
진달래인지 참꽃인지 그 꽃에 취했다.
길을 헤맨다는 핑계로 참꽃 숲을 하염없이 걷고 싶었다.
나무에 가려 그늘에 핀 참꽃이 아닌 햇빛을 받아 능선을 따라 넓게 펼쳐진 참꽃은 보기에도 풍성하고 더욱 아름다웠다.
내 얼굴의 붉은 기운도 참꽃을 머금었기 때문이다.
꽃으로 이렇게 황홀한 마음을 가져 본 지가 얼마만인지 감격스럽다.
기대하지 않았던 비슬산!
기대했던 다른 산 보다 훨씬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