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4.16.(토) 08:40~15:05
트렉코스: 도청항~대선산~고성산~보적산~범바위~낭길~서편제마을~원점회귀
트렉거리: 약 15km
오전 4시 20분 집에서 출발해 완도여객선 터미널에서 7시 40분 배에 올라 청산도 도청항에 8시 30분경에 도착했다.
청산도는 구름한 점 없고 맑고 따뜻한 정말 좋은 날씨다.
낯선 듯 아닌 듯한 많은 사람들 사이를 벗어나 트렉을 시작한다.
선착장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다 좌측으로 들어서면 잠시 후 청산중학교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맞은편 길로 그리고 다시 선음약수터 안내도가 있는 임도로 계속 가다보면 대선산 들머리를 만나게 된다.
대선산은 들머리부터 동백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섬에 동백나무가 많은 이유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원시림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을 통과해 땀이 살짝 날만하니 정상에 도착한다.
뒤따라 온 산악회팀의 밝은 분위기가 특별할 것 없는 정상석을 빛내준다.
정상에서 직진하다 대선산 분기점에서 고선산 방향으로 쭉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면 고선산 정상석이 나온다.
밋밋한 정상에서 내려오다 보면 커다란 바위의 전망좋은 곳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바다도 보이고 뒤돌아서면 마을도 보이고 바람도 시원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자리다.
고선산을 내려와 포장도로를 건너 보적산으로 간다. 비교적 넓은 숲길을 따라 따뜻한 봄볕에 취해 편안하게 걷는다. 무슨영문인지 누렇게 고사한 편백나무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이 위쪽은 푸르고 짙게 우거져있다.
보적산에 오르니 섬 특유의 사방으로 보이는 바다와 올망졸망 모여있는 마을들이 아련하게 느껴지며 멀리 떠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서 잠시 식사를 하고 .....범바위를 향하여.....
"범유다 삼각지대 자기장을 뿜어내는 신비의 섬 청산도 "
"전국에서 자연상태의 음이온이 가장 많이 방출되는 범바위"라고.... 한 시간쯤 앉았다 갈까! 배 놓칠라!
이어지는 5코스 화살표시를 따라서 칼바위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 권덕리 마을로 간다.
마을 도로를 지나 4코스 낭길로 들어서는 산 입구가 저 멀리 보인다.
마을 매점에서 있을리 없는 아이스크림을 찾다 이온음료 하나 들고 낭길을 걷는다.
다소 가파른 낭떨어지 중간에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은 낭길은 한적하고 파도가 부딪치는 절벽이 간간이 나타난다.
길 바로 아래가 낭떨어지여서 낭길이라 했나?
4코스를 벗어나 해안가와 포장도로를 한참 동안 걷다 싱그러운 보리밭과 정겨운 돌담을 지나 드디어 서편제 촬영지에 도착한다.
축제 기간인 듯하다.
노란 유채밭을 사이에 두고 풍물이 한참이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서 넓디넓은 유채밭 사이를 걸으니 청산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오는 길에 만난 마을 주민은 청산도가 아직 훼손되지 않고 그나마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섬이라고 한다.
그래도 내 눈엔 청산도가 관광화되어서인지 번잡해 보인다.
사진엔 없지만 청산도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땅끝 섬마을 오지일 것 같은 예상을 벗어나 실제 와 보니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에 놀랐다. 사람과 자연의 활기에 나도 덩달아 흥이 오르는 듯 하다. 푸른 보리밭과 노랑 유채꽃은 내게 봄을 안겨주는 선물처럼 느껴진다. 봄의 섬나들이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새롭게 다가온다. 도전트렉 덕분에 생각지 못한 곳곳을 다니고 있다. 시야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어 가는 것 같다.